우디아라비아 아브카이크에 있는 사우디 국영석유회사 아람코의 석유 탈황·정제 시설 단지에서 14일(현지시간) 예멘 반군의 무인기 공격으로 불이 나 화염과 연기가 치솟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한스경제=이정민 기자]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 원유시설 무인기(드론) 피격 사태로 급등했던 국제유가가 안정세에 들어섰다. 하지만 계속되는 중동 이슈에 유가가 급등락을 반복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1일 한국석유공사는 서부 텍사스산 원유인 WTI가  배럴당 1.84달러 하락한 54.07달러에, 북해산 Brent유는 1.13달러  하락한 60.78달러에 마감됐다고 밝혔다. 또한 국내 기준 유가로 적용되는 중동산 Dubai유는 전일 대비 배럴당 1.13달러 하락한 60.94달러에 마감됐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브라힘 알 부아이나인 아람코 최고경영자(CEO)는 "석유 시설의 생산량이 공격 이전 수준으로 회복됐다"고 밝혔다.

소식이 전해지면서 이날 국제유가는 하락했다. 아람코 피격 직후 15~20% 치솟았던 국제유가는 최근 서서히 하락세를 보였다. 미국과 이란 간 갈등이 지속하고는 있지만 군사 충돌까지는 이어지지 않았고, 무역갈등과 경기침체 영향으로 원유 수요가 줄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당분간 중동 이슈에 따라 유가가 급등락을 반복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이란 간 갈등이 해소되지 않은 만큼 사우디 석유 시설에 대한 이란의 추가 공격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란이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해협을 봉쇄할 가능성도 여전하다. 이외에 미국이 이란과 베네수엘라에 대한 제재를 지속하면서 글로벌 원유 생산량이 줄고 있다는 점도 우려되는 요소다.

무함마드 빈 살만 알 사우드 왕세자는 이란의 군사도발을 국제사회가 나서서 막지 않으면 유가가 폭등하고, 세계 경제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전날 CBS 방송 인터뷰에서 아람코 피격 사건의 배후로 이란을 지목하면서 "석유 공급이 차질을 빚게 되고, 유가는 우리가 평생 보지 못했던 수준으로 뛰어오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중동 산유국들이 전 세계 에너지 공급의 30%를 차지하고 있음을 언급하면서 "이 모든 것이 중단되는 것은 곧 세계 경제의 붕괴를 의미한다"라고도 덧붙였다. 실제로 사우디 피격이 있었던 지난달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들의 하루 평균 생산량은 2890만 배럴로, 약 8년 이래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한편 미 신용평가업체 피치는 이날 사우디의 국가신용등급을 강등했다. 피치는 사우디의 장기 외화표시 자국 통화 발행자 기본등급(IDR·국가신용등급)을 'A+'에서 'A'로 한 등급 내리고, 등급 전망(안정적·stable)은 유지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산유량이 원상회복된다고 해도 추가 피격 위험이 여전하다"고 강조했다.

이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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