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샘 사옥/사진=한샘

[한스경제=강한빛 기자] 가구제조업체 한샘과 식재료 배송 업체 마켓컬리가 택배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신규 택배업체에 이름을 올리며 ‘5조원’에 육박하는 택배시장 진입에 신호탄을 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지난 26일 ‘택배용 화물자동차 운송사업 허가 요령’을 공고했다. 발표된 화물자동차 운송사업자 18개 업체엔 한샘·마켓컬리 등이 새롭게 등재됐다. 한샘은 자회사 ‘한샘서비스원’, 마켓컬리는 자회사 ‘프레시솔루션’으로 시장에 진출한다. 이외 국내 도서관련 전문 택배서비스 업체 ‘로지스링크’도 추가됐다.

이들 업체의 택배사업 진출은 물류에서 배송까지를 아우르는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의미를 가진다. 특히 제조와 배송, 고객전달을 일컫는 '라스트 마일'까지 갖춰 경쟁력을 갖추게 됐다는 분석이다.

한샘서비스원은 분해된 상태로 배송되는 한샘 가구와 인테리어 제품을 전문 시공 기사를 통해 조립·설치하는 계열사다. 이번 택배사업자 선정으로 한샘서비스원은 가구 배송, 설치, 조립까지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또 시공 전문업체였던 서비스원의 사업영역이 물류로 확대되며 전문성 향상은 물론 온라인 가구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확보하게 됐다는 입장이다.

특히 소비자 주문 후 배송까지의 기간을 최소 1일에서 최대 4일로 정해 물류 서비스 시간을 단축할 계획이다. 온라인 가구의 경우 주문부터 배송, 설치까지 약 7일~15일 가량 소요돼 소비자들이 불편이 있었다.

또 기존 택배업체가 다루지 못했던 조립품, 중량물, 깨지기 쉬운 품목까지 서비스를 확대할 방침이다.

한샘 관계자는 "이번 택배 사업자 선정으로 자사 상품을 넘어 국내 전체 가구와 조립배송이 필요한 상품으로 서비스를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신규 택배사업 진출로 눈길을 끄는 건 마켓컬리다. 마켓컬리는 샛별배송으로 자체 물량을 배송해왔던 것에서 ‘3자 물류’로 다른 업체의 물량까지 배송하며 활동 영역을 넓히게 됐다. 누적 적자만 600억원, 4년째 적자를 면치 못하는 상황에서 택배시장 진출을 통해 수익성 개선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몰리고 있다.

마켓컬리의 새벽배송 및 샛별배송 /사진=마켓컬리

마켓컬리는 2014년 12월 설립된 신선식품 새벽배송 스타트업이다. 현재 서울 장지(냉동·냉장·상온), 경기도 죽전(상온), 남양주(냉동)에 물류센터를 두고 하루 3만건 이상의 물량을 배송한다. 내년 9월에는 경기도 김포에 2만7000평 규모의 물류센터가 설립된다. 김포 물류센터는 냉동·냉장·상온 상품을 운송할 예정이다.

마켓컬리 관계자는 "2017년 내부에서 3자 물류 사업 '컬리프레시솔루션(KFS)'을 진행한 적이 있는데 회사가 급격히 성장하고 물량이 늘어나 '내부에 집중하자'는 입장이었다"고 말했다. 당시 마켓컬리는 자사 물량이 대폭 늘어나 3자 물류 사업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그러면서 "이 기간은 3자 물류의 노하우를 키울 수 있는 시간이고, 특히 배송까지 최적의 상태를 제공하는 ''풀콜드체인'에 특화된 업체가 많지 않아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그동안의 적자가 물류와 배송 중심에서 발생한 것을 보면 이번 택배시장 진출이 마켓컬리와 프레시솔루션 모두 윈윈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쿠팡의 물류 자회사 ‘쿠팡로지스틱스’는 택배사업자 자격을 자진 반납했다. 쿠팡은 지난해 9월 국토교통부의 심사를 거쳐 신규 택배 운송사업자로 승인받았다. 하지만 하루 상품 판매 건수가 170만건에 달할 정도로 물량이 폭증한 상황이어서 당분간 자사 물류에 집중하기로 했다.

쿠팡은 "쿠팡의 물동량이 폭증하면서 이를 감당하기 위해 3자 물류에 대한 준비 기간이 더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향후 더 나은 조건을 갖춰 재신청 하려 한다"고 말했다.

강한빛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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