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양지원 기자] 30대 인기 여배우들이 비슷한 나이대 여성의 현실적인 이야기로 관객 앞에 선다. 배우 공효진, 정유미, 천우희가 극적인 소재가 아닌 일상과 사회의 모습을 반영한 영화로 돌아온다. 현 시대를 살아가는 30대 여성의 이야기로 관객의 공감을 꾀할 전망이다.

■ ‘가장 보통의 연애’ 공효진, 알콩달콩 로맨스 아닌 현실 연애 그려

공효진이 멜로 영화 ‘가장 보통의 연애’(10월 2일 개봉)를 들고 첫 주자로 나선다. 영화는 이제 막 이별한 두 남녀의 솔직하고 거침없는 현실 로맨스를 그린다. 영화의 시놉시스만큼이나 달달하고 로맨틱한 멜로 장면은 찾을 수 없다. 직장 동료로 만난 두 사람이 온종일 티격태격하고 ‘밀당’하는 모습이 담겼다. 또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 믿음에 대한 이야기를 더해 현실성을 높였다.

그동안 수많은 멜로 영화가 관객의 판타지를 자극한 데 반해 ‘가장 보통의 연애’는 지나치게 현실적인 이야기로 차별화를 뒀다. 특히 수없이 많은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한 여성이 더 이상 사랑에 대한 환상, 믿음을 품지 않는 모습을 설득력 있게 표현했다.

공효진은 특유의 자연스러운 연기로 입체적인 캐릭터를 구축했다. 공효진은 “적나라하다고 느껴질 만큼 연애를 미화하지 않는 영화”라며 “내 친구 얘기를 듣는 것처럼 공감이 많이 가는 작품이다. 누가 봐도 불편하지 않은 영화일 것 같다”고 자신했다.

■ ‘82년생 김지영’ 정유미, 불안하고 평범한 여성으로

드라마에서는 러블리한 캐릭터로, 영화에서는 극적인 장르의 캐릭터로 활약한 정유미가 평범한 여성을 연기한다. 조남주 작가의 동명 베스트 소설을 영화화한 ‘82년생 김지영’(10월 개봉 예정)에서 타이틀롤 김지영 역을 맡았다. 기존의 캐릭터와는 사뭇 다른 모습으로 관객의 심금을 건드릴 예정이다.

소설은 평범한 대한민국 여성을 상징하는 전업주부 김지영의 삶을 통해 여성이 학교와 직장에서 받는 성차별, 고용시장에서 받는 불평등, ‘독박 육아’를 둘러싼 문제점 등을 꼬집었다. 그 이유로 영화 제작 소식이 알려짐과 동시에 일부 남성들의 조롱과 평점 테러가 이어졌지만 정유미는 개의치 않는다는 의사를 밝혔다. “악성 댓글이나 평점 테러를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며 “결과물을 잘 만들어서 여러분들과 공유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고 했다.

결혼도, 출산도 하지 않은 정유미가 전업주부 역할을 어떻게 표현할지 관심을 모은다. 정유미는 “실제로 두 아이의 엄마인 감독님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며 “아이와 정서를 나누는 장면을 연기할 때 디테일한 면은 잘 몰랐는데 감독님의 조언이 힘이 됐다. 직접 경험해보고 말해주는 거라 안심이 됐다”고 했다.

■ ‘버티고’ 천우희, 현기증 나는 직장인의 삶 대변

JTBC 종영극 ‘멜로가 체질’에서 할 말 다하는 ‘사이다’ 캐릭터로 호평 받은 천우희가 신작 ‘버티고’(10월 17일 개봉)로 돌아온다.

‘버티고’는 현기증 나는 일상, 고층빌딩 사무실에서 위태롭게 버티던 서영(천우희)이 창밖의 로프공과 마주하게 되는 일을 그린 영화다.

천우희는 극 중 계약직 디자이너 서영으로 분해 일상 연기를 펼친다. 특히 현대인들의 공감을 자아낼 세밀한 감성 연기로 몰입을 더할 예정이다. 천우희가 분한 서영은 연애, 일 가족, 어느 것 하나 뜻대로 되지 않는 인물이다. 위태로운 하루하루를 버티는 캐릭터로 평범한 여성의 모습을 대변한다. 30대 여성이 겪을 수 있는 일상과 현실의 문제가 천우희의 연기로 표현된다.

천우희는 “주인공과 비슷한 또래이다 보니 공감할 수밖에 없었다”며 “위로와 희망이 되는 영화가 됐으면 한다”고 했다.

메가폰을 잡은 전계수 감독은 “천우희만이 서영을 완벽히 구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촬영할 때 그가 표현하는 모든 디테일을 담으려 노력했다”고 천우희를 향한 신뢰를 드러냈다.

세 배우들 모두 극적인 스토리가 아닌 일상과 현실을 다룬 영화에 출연한 점이 눈길을 끈다. 이에 대해 한 영화 관계자는 “똑같은 패턴의 장르 영화에 대해 관객들이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있다”며 “평범한 일상과 현실, 공감을 담은 작품이 요즘 트렌드가 된 만큼 배우들 역시 그런 소재를 관심 있게 보는 것 같다”고 귀띔했다.

사진=한국스포츠경제DB 및 해당 영화 포스터 

양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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