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여수산단 석유화학 업체 대표들 국정감사 증인 출석 "주민피해 보상"

[한스경제=이정민 기자] 여수국가산업단지(여수산단) 대기오염 물질 측정치를 조작한 석유화학 대기업들이 일제히 2일 국회 국정감사에 소환됐다. 이날 참석한 석유화학 업체 임직원들은 환경 관련 투자를 강화하고 여수 주민 피해를 보상하겠다고 밝혔다. 

2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 국정감사에는 문동준 금호석유화확 대표이사·사장, 임병현 롯데케미칼 대표이사, 이구영 한화케미칼 대표이사, 손옥동 LG화학 석유화학사업본부장·사장, 김기택 GS칼텍스 지속경영실장·사장 등이 출석했다. 

산업위는 원래 신학철 LG화학 부회장과 김창범 한화케미칼 부회장, 허세홍 GS칼텍스 대표이사·사장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그러나 증인 요청자인 무소속 이용주 의원이 이들 3명을 각각 손옥동 사장, 이구영 대표이사, 김기태 지속경영실장으로 증인 변경 요청했다. 

 

2일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성윤모 산자부 장관(오른쪽)이 의원 질의를 듣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국정감사에 출석한 석유화학 업체 임원들은 대기오염 측정치 조작사건에 대해 거듭 사과했다. 이어 재발방지와 피해보상 등을 약속했다. 

문동준 금호석유화학 대표이사는 "전남 주재 민간 거버넌스 협의체의 환경실태 조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있다"며 "회사의 관리 프로세스가 강화되는 환경규제에 상응하도록 투자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임병현 롯데케미칼 대표도 "이번 사건은 문제 인식 없이 과거의 관행을 답습하면서 비롯됐다. 회사 경영진이 사전에 파악해서 막았어야 하는데 부족함이 있었다"며 "앞으로 추가 투자를 통해 재발하지 않도록 하고 필요시 주민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추가 조치를 하겠다"고 말했다.

이구영 한화케미칼 대표이사는 "앞으로 환경·안전을 경영의 최고 어젠다로 삼아서 경영을 하고 친환경 관련 투자를 늘리겠다"며 "보상은 여수시와 정부, 시민사회가 논의해서 결정하는 사안에 따라 충실히 이행하겠다"고 했다.

손옥동 LG화학 사장 역시 "현재 실시되고 있는 여수 주민에 대한 위해성·건강 영향 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법·절차에 의한 보상과 배상을 실시하고 민간 거버넌스 주도의 조사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해서 결정에 따르도록 하겠다"며 "올해와 내년에 걸쳐 1천700억원의 친환경 투자 예산을 집행하겠다"고 밝혔다.

김기태 GS칼텍스 사장은 "어떤 변명도 할 수 없다. 산단과 정유화학 기업 특성상 배출되는 대기오염 물질을 저감시키는 데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며 "내부 감시 체계를 강화하고, 주민들의 건강과 보상 문제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말했다.

 

LG화학 여수산단 전경 / 사진=연합뉴스

여수산단 대기오염 물질 배출 조작사건은 4월 환경부 영산강유역환경청이 여수산단 사업장들이 대기오염물질 측정업체와 짜고 오염물질 배출 수치를 조작했다고 발표하며 불거졌다. 이후 검찰 수사를 통해 7월 관련자 4명이 구속되고 31명이 불구속 기소됐다.

이용주 의원은 환경부의 조사는 2015년 이후를 대상으로 진행된 점을 들어 "그 이전까지 조사 범위를 확대했다면 오염물질 조작이 상습적이었다는 사실이 드러났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손옥동 사장은 "2015년부터 페이스트 레진 관련 법정 허용 한도가 강화됐다"며 "그 이전에는 허용 한도가 높았기 때문에 데이터를 조작할 이유가 없다"고 부인했다.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환경부 국정감사에도 금호석유화학, 롯데케미칼, 한화케미칼, LG화학, GS칼텍스 여수 공장장들과 배출 조작을 시행한 측정대행업체 대표가 증인으로 출석해 사건에 대해 질타받고 사과했다.

이정민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