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재훈 현대상선 사장/사진=현대상선

[한스경제=강한빛 기자] 배재훈 사장의 진두지휘 아래 현대상선이 순항 길에 올랐다. 현장 경영·외부 인재 영입·IT 혁신 등 전방위적 노력을 통해 재도약을 위한 기반 다지기에 속도를 내고 있다.

3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배재훈 사장은 지난달 중국 상하이에서 개최된 박스클럽(Box Club) 회의에 첫 등판 하며 글로벌 현장 경영에 신호탄을 쐈다.

박스클럽은 1992년 발족한 전 세계 정기 컨테이너 선사의 협의체다. 정식명칭은 세계 컨테이너 최고경영자 모임으로 통상 컨테이너를 뜻하는 박스클럽으로 불린다. 현대상선은 1994년에 가입했다.

이번 회의는 IMO GHG(Green House Gas: 온실가스) 배출규제를 포함한 국가별 경쟁법 이슈 등 해운업 주요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배 사장은 세계선사협의회(이하 WSC) 회의에도 참석해 주요 이사회 안건에 대해 논의했다. 그는 WSC 이사(Board Member) 멤버로 내년 9월까지 활동한다.

배 사장의 향후 글로벌 현장경영은 지난 7월 해운동맹 '디 얼라이언스’ 가입이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현대상선은 지난 7월 1일 세계 3대 해운동맹 중 하나인 ‘디 얼라이언스’에 정식 회원으로 가입하며 글로벌 해운사를 무대로 공동운항을 준비하고 있다. 내년 4월 1일부터 본격 협력이 시작된다.

디 얼라이언스는 독일 하팍로이드와 일본 ONE(일본 NYK·MOL·K Line 합병법인), 대만 양밍이 결성한 해운동맹으로, 2017년 4월부터 협력을 시작했다. 2M 얼라이언스, 오션 얼라이언스(CMA-CGM·COSCO·에버그린)와 함께 글로벌 3대 해운 동맹으로 꼽힌다.

배 사장의 발길이 전 세계를 무대로 향하고 있는 사이 회사 내부는 체질 개선이 한창이다. 배 사장은 외부 인재 영입을 통한 현대상선의 DNA 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시장 변화에 대응하고 수익성 강화를 위해 외부인사 수혈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이다.

지난 1일 현대상선은 전 삼성SDS 스마트물류사업부장(전무) 등 30년간 물류업에 몸담은 김진하 씨를 물류서비스전략TF장 전무로 영입했다. 앞서 8월엔 LG전자 출신의 최종화 상무를 변화관리임원으로 영입했다.

현대상선은 “물류서비스전략 TF장 외부영입은 2020년 턴어라운드를 위한 비용절감 노력의 일환”이라며,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이 주도하는 4차 산업혁명의 변화에 대응한 미래지향적 조직구조 확립과 수익성 강화를 위해 필요하면 과감한 외부 인재 영입을 지속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사진=현대상선

배 사장이 변화하는 시대에 발맞춰 공을 들이고 있는 건 인재영입뿐만이 아니다. IT 역량에 따라 미래 해운업의 승패가 좌우될 것으로 판단, 차세대 해운물류시스템 ‘New­GAUS 2020’(가칭) 구축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내년 2만3000TEU급 컨테이너선 12척 등 초대형 선백이 인도를 앞둔 상황인 만큼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고 있는 모양새다. 1TEU는 20피트(6.096m) 길이의 컨테이너 크기를 부르는 단위다.

현대상선이 독자적으로 개발하고 있는 ‘NewGAUS2020'은 운항, 계약 및 예약 등 선사운영정보를 비롯해 선박, 인사, 관리 등의 모든 정보를 관리하는 통합 IT시스템이다. 이를 위해 현대상선은 지난 2017년부터 글로벌 해운선사 최초로 클라우드(Cloud) 기반의 차세대시스템 구축을 중점적으로 추진해왔다. 지난해 5월 시스템 구축 사업자로 ‘오라클(Oracle)’을 선정한데 이어 지난달 재무·회계(ERP) 시스템과 대화주 서비스가 포함된 홈페이지 등 주요업무 시스템의 클라우드(Cloud) 전환에 성공했다. 이번 클라우드 전환은 1단계에 해당하는 것으로, 점차 전사 모든 데이터와 주요 어플리케이션의 클라우드 전환 작업을 2020년 6월까지 완료할 계획이다.

현대상선은 “해운업의 블록체인,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등 4차 산업혁명 관련 최신 IT기술 접목에도 주력할 계획”이라며 “지난 5월 DCSA(Digital Container Ship) 가입하는 등 보다 타 글로벌 선사들과의 데이터 표준화 논의도 활발하게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강한빛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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