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손가락 욕설' 김비오가 받은 자격 정지 3년 징계, 실효성은 있나
[이슈+] '손가락 욕설' 김비오가 받은 자격 정지 3년 징계, 실효성은 있나
  • 박종민 기자
  • 승인 2019.10.03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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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도중 갤러리에 '손가락 욕설'을 한 프로골퍼 김비오가 지난 1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KPGA빌딩에서 열린 상벌위원회를 마치고 나와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기 도중 갤러리에 '손가락 욕설'을 한 프로골퍼 김비오가 지난 1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KPGA빌딩에서 열린 상벌위원회를 마치고 나와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스포츠경제=박종민 기자] 경기 중 갤러리에게 손가락 욕설을 해 논란에 휩싸인 김비오(29)가 한국프로골프협회로부터 자격 정지 3년과 벌금 1000만 원의 징계를 받은 가운데 이번 제재에 실효성에 관해서도 의견이 분분하고 있다.

김비오는 지난달 29일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 투어 DGB 볼빅 대구경북오픈 최종 4라운드 16번홀에서 휴대전화 카메라 셔터음에 놀라 샷 실수를 하자 갤러리를 향해 가운뎃손가락을 치켜 세우고 드라이버로 티잉그라운드를 강하게 내려찍었다. 이 장면은 TV로 생중계되면서 파장이 커졌다. 협회는 이틀 뒤인 지난 1일 중징계를 내렸고, 김비오는 결국 오는 2022년 9월 30일까지 코리안 투어와 코리안 투어 공동주관 대회에 출전하지 못하게 됐다.

다만 해외 투어에서 활동하는 것은 징계 범위 밖의 일이다. 김비오가 결정하기에 따라 해외 투어 대회 출전권을 따내 활동할 수도 있는 일인 것이다. 김비오가 소속된 호반건설 골프단의 한 관계자는 2일 본지와 통화에서 “선수의 에이전트는 따로 없는 걸로 알고 있다. 해외 투어 진출에 대한 본인의 입장은 아직 들은 바가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프로골퍼로서 3년 간의 공백은 지나치게 큰 탓에 향후 다른 투어로의 진출을 노릴 수 있는 문제다.

더군다나 김비오는 코리안 투어의 정상급 선수였다. 현재는 순위에서 삭제됐지만, 그는 DGB 볼빅 대구경북오픈 우승으로 제네시스 포인트 1위이자 상금랭킹 7위에 올랐다. 기량을 놓고 봤을 땐 해외 진출 가능성도 충분히 있는 셈이다. 때문에 ‘이번 제재가 죄를 지은 선수에게 오히려 날개를 달아준 격이 되지 않겠느냐’라는 말이 흘러나온다. 얼핏 보면 유례없는 중징계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는 의견도 일리는 있다.

물론 자격 정지 3년 자체로 충분히 벌을 받게 된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30줄에 접어든 김비오의 입장에선 한 순간의 실수로 국내에서 안정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3년의 세월을 날려버렸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의 경우 선수들의 전성기 나이는 대체로 20대 초중반이다. 여자 선수들은 ‘골프 대디’에 의해 초등학교 때 채를 잡아 구력 10년 차 내외가 되는 시점부터 전성기를 맞는 게 보통이다. 반면 남자골프 선수들은 20대 후반부터 30대 중반 사이에 전성기를 맞는 선수들이 많다. 근력은 크게 줄지 않고 경험이 쌓이면서 더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이다. 지난 시즌 상금랭킹 1위 박상현(36)과 2위 이태희(35)는 모두 30대 중반이었다.

한편 중립적인 입장도 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활약 중인 ‘골프여제’ 박인비(31)는 3일 미국 골프전문매체 골프위크에 실린 인터뷰에서 "미국에선 그 징계가 정말 가혹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정당한 조치라고 생각하는 분위기다"라며 "나는 그 가운데 정도에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남녀를 불문하고 프로골프 선수들은 앞으로 더욱 조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베테랑인 지은희(33) 역시 "개인적으로 3년 징계는 다소 과한 것 같다"면서도 "그러나 코리안 투어가 그런 조치를 하지 않았다면 후원사들이 앞으로 KPGA와 관계를 계속 이어갈지에 대해 재고하게 될 것 같다"고 조심스럽게 생각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