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양지원 기자] 인기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으로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는 공효진이 신작 영화로 관객 앞에 섰다. 영화 ‘가장 보통의 연애’(2일 개봉)로 드라마에 이어 또 한 번 멜로물을 선보이게 된 것. 극 중 사랑을 믿지 못하는 돌직구 성격의 선영 역을 맡아 ‘동백꽃 필 무렵’과는 상반된 사이다 같은 면모를 자랑했다. 드라마와 영화가 동시기에 공개된 것에 대해 공효진은 “꿩 먹고 알 먹을 것 같다”라며 “꿈에 브래드 피트가 나왔다. 아무래도 두 편 모두 잘될 것이라는 길몽인 것 같다”며 웃었다.

-드라마와 달리 영화에서는 로코물을 지양했던 것 같은데.

“‘러브픽션’이 마지막이었다. 사실 로맨틱코미디물에 재미를 느끼지 못했다. 한국 로맨틱코미디의 엔딩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칼 같이 자르는 엔딩을 좋아한다. 그런데 이 영화는 술게임 장면이 참 깔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의 호불호가 갈릴 것 같지도 않았다.”

-할 말 다 하는 성격의 선영과 비슷한 면이 있나.

“나 같다기보다는 내 친구 중에 저런 사람이 있길 바란 것 같다. 사실 선영처럼 그렇게 큰 상처를 받기가 쉽지 않다. 재훈(김래원)이 겪은 일도 마찬가지다. 캐릭터들이 극적인 상황에 놓여있지 않나. 그 과정에서 선영의 사이다같은 대사나 리액션이 있었다. ‘보통 여자 아니구나’라는 흥미를 느낄만한 지점이다. 관객들이 속 시원하게 생각할 것 같았다.”

-술게임 장면에 수위가 세고 자극적인 대사들이 있다. 직접 이 대사들을 소화했는데.

“내가 대본을 봤을 때는 좀 직설적이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거기서 구사한 단어들이 초등학생 이후로는 잘 쓰지도 읽지도 않는 단어 아닌가. 유치해서 피식 웃고 말 거라고 생각했다. 선영이 그런 말을 한 건 일부러 재훈을 당황하게 하려고 했기 때문이다. 재훈이 취해서 자꾸 선영을 자극하니까. 선영이 취하지 않은 상황에서 그 남자가 들으면 얼굴이 빨개질 만한 단어를 일부러 썼다고 생각한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다.”

- ‘동백꽃 필 무렵’의 동백과는 너무 다른 캐릭터인데.

“시청자들이 기사에 ‘언제 맹수가 되냐’는 댓글을 달곤 한다. 그 갈증이 영화관에서 해소되지 않을까. (웃음) 꿩 먹고 알 먹고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관객들의 수준이 높아져서 흥행 결과는 지켜봐야 알겠지만.”

-공효진의 로맨틱 코미디 연기는 많은 대중이 선호하는데.

“그래서 예상 밖의 연기를 해야 하나 생각하기도 한다. 사실 드라마에서 보고 싶은 것, 영화에서 보고 싶은 것은 다르다고 생각한다. 거기에 캐릭터까지 변신할 수 있는 걸 찾기는 힘들다. 드라마에서 3년 만에 고른 ‘로코’가 ‘동백꽃 필 무렵’이다. 이번에는 잘 찾은 것 같은데 다음이 항상 있을까 싶기도 하다.”

-김래원과 재회한 소감은 어땠나.

“너무 어린 시절 만났던 배우다. 그래서 조금은 성장한 연기를 보여주고 싶었다. 워낙 알콩달콩한 로맨스가 아니라 엎치락뒤치락하는 내용이라 서로 날 서서 연기한 것 같다. 언제쯤 서로 웃을 수 있을까 생각했는데 마지막 신에서 웃을 수 있었다. 서로 연기적으로 지향하는 바가 비슷했다. 그래서 더 시너지가 났던 것 같다.”

-실제로 연애를 할 때 ‘밀당’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나.

“‘밀당’은 당연히 필요한 거라고 생각한다. 그 시기 아니면 할 수 없는 게 ‘밀당’이다. 선영 역시 순수한 사랑도, 매달리는 사랑도 다 해본 나이 대의 인물이다. 사귀기 전이 가장 재미있지 않나. 선영의 대사에서도 ‘어차피 사랑하면 상처주기 바쁜데’라고 말한다.”

-술이 취한 상태에서 과거 연인에게 연락한 적이 있나.

“나를 차단했는지 안 했는지 어떻게 알 수 있냐 정도는 찾아봤다. (웃음) 물론 술 취해서 주정부리는 행동을 하지 않았다. 정신이 술을 이기는 편이다. 언젠가는 나를 모두 내려놓고 후회하는 짓도 하고 싶은데 절대 그게 안 되더라.”

- ‘동백꽃 필 무렵’ 속 강하늘(황용식 역)을 최고의 파트너로 꼽았는데.

“김래원이 박신혜를 최고의 파트너로 꼽아서 복수한 건 아니다. 섭섭하긴 했다. (웃음) 특히 긴장감을 형성한 관계에서 연기했기 때문에 더 얄밉기도 했다. 아무래도 ‘동백꽃 필 무렵’에서는 재고 따지고 할 게 없는 로맨스라 최고의 파트너라고 하는 것 같다. 내가 긴장을 많이 안 해도 되니까. 또 ‘미담제조기’인 강하늘을 다 알지 않나. 너무 편하다.”

-영화와 드라마 모두 흥행할 거라고 생각하나.

“최근에 꿈에서 브래드 피트를 만났다. 내가 정말 좋아하는 할리우드 배우다. 그 분이 내한을 했는데 내가 옆에서 그를 케어했다. (웃음) 그 때 딱 꿈에서 깼다. 이건 길몽이라고 생각했다. 꿈에 톱스타가 나온 건 서태지 이후 처음이다. 느낌이 좋다.”

-로맨틱 코미디 연기를 할 때 노하우가 있다면.

“수위조절을 잘 하는 것이다. 선을 넘으면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이 정도까지만 하면 대중의 이해를 받기 쉬울 것 같은 정도까지만 한다. 하다 보니 수위를 잘 파악하게 된 것 같다.”

사진=NEW 제공 

양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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