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방문판매가 매출 90% 이상 차지해... "면대면 사업가치 유지할 것"
김병진 한국야쿠르트 대표이사 사장은 고용 창출과 신뢰 유지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 한다./한국야쿠르트 제공

[한스경제=김호연 기자] 1970년대 초반부터 한국야쿠르트의 친숙한 이미지 형성에 크게 이바지해온 ‘야쿠르트 아줌마’는 한국야쿠르트와 뗄래야 뗄 수 없는 존재다. 그간 한국야쿠르트의 매출 상당 부분은 이들 방문판매원의 발품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온라인 쇼핑몰 등 새로운 유통 창구가 인기를 끌면서 일각에선 한국야쿠르트 방문판매원의 비용 대비 효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김병진 한국야쿠르트 사장은 이에 대해 선을 긋는 행보를 보이며 방문판매원들에 대한 여전한 신뢰를 드러냈다. 더불어 ‘좋은 일자리 창출’에도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습을 보여줬다.

6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한국야쿠르트는 대형마트 판촉을 위해 파견된 외주업체 직원을 모두 고용하기로 했다. 그간 한국야쿠르트 매출의 대부분을 이바지한 방문판매원 ‘야쿠르트 아줌마’와는 별개의 인력 충원이라고 선을 그어 앞으로 이들의 상생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다.

지난달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에 따르면 한국야쿠르트는 지난해 연말 인력 공급회사 ‘하이플러스인’을 설립했다. 한국야쿠르트는 하이플러스인의 설립에 약 25억원을 투자했으며 이 회사의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업계에선 한국야쿠르트가 대형마트 등 직판 창구 중심의 판매관리서비스업체를 설립하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시선이 지배적이다. 한국야쿠르트는 그간 방문판매를 통해 경쟁력을 갖춰온 회사였다. 전체 매출의 90% 이상이 방문판매원의 발품에서 나올 정도로 의존도가 높았다.

이 때문에 업계 일부에선 한국야쿠르트의 판매 방식 변경으로 1만1000명 규모의 방문판매원 상당수가 일자리를 잃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됐다. 이들은 모두 개인사업자 신분이다.

하지만 한국야쿠르트 측은 이에 대한 가능성을 일축했다.

한국야쿠르트 관계자는 “고용 형태가 변했을 뿐 인원이 많이 늘어난 것도 아니고 대형마트 전용 판촉 물량도 추가로 확보된 게 없다”라며 “새로운 회사에 고용된 인원들은 인건비, 복지 향상 등 정규직 전환을 통해 긍정적 효과가 있겠지만, 매출은 앞으로 경과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 사장도 방문판매원들에 대한 무한 신뢰를 유지하고 있다. 대형마트와 편의점 등 직판 유통창구가 범람하고 있지만 끼워팔기나 할인판매 등은 하지 않고 있다. 상대적으로 매출이 떨어지는 마트 직판 부문에서 이와 같은 행사를 진행해 매출 비중을 끌어올릴 법도 하지만 이로 인해 방문판매원들이 입을 피해를 우려한 조처로 풀이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방문판매원들에 대한 ‘신의’를 지키는 김 사장에 대해 “사람이 면대 면으로 하는 일의 가치를 여전히 중요하게 인식하는 것으로 보인다”라며 “비대면 서비스의 범주와 규모가 날로 확대되는 시점에서 유지하기 쉽지 않은 소신”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랜 시간 면대면 서비스를 공급하면서 축적된 노하우는 경기불황이 지속될 경우 한국야쿠르트의 차별성을 높일 수 있는 경쟁력이 될 수 있다”라며 “사람과 사람 사이의 ‘믿음’과 일자리 창출 모두를 손에 넣었다”고 평가했다.

김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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