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해외 진출·디지털 강화·내실 경영 등 사업 다각화 통해 경쟁력 제고 나서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BNK금융그룹, DGB금융그룹, JB금융그룹이 지역 경제 불황에 새로운 활로를 찾아 나섰다. /각 사 제공

[한스경제=권이향 기자] 최근 지역 산업이 정체상태에 빠지면서 지방은행의 경쟁력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에 지방금융지주들이 새로운 캐쉬카우를 발굴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있다.

한국금융연구원이 지난달 발표한 ‘최근 지방은행의 부진한 경영성과와 대응방안’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들어 지방은행의 성과는 하락 또는 정체하는 모습이다. 지난 2017년부터는 지방은행의 평균 성과가 시중은행을 밑돌기도 했다.

시중은행의 경우에는 성장성을 나타내는 총자산증가율이 지난 2012년 이후 꾸준히 증가해 작년에는 8.9%를 기록했다. 반면 지방은행은 지난 2017년 3.8%로 시중은행보다 낮아진 후 작년에는 5.0%에 그쳤다. 건전성 지표인 고정이하여신비율도 시중은행에 비해 개선이 더딘 모습이다.

이처럼 최근 들어 지방은행의 성과가 부진한 까닭은 지역경제 상황이 여의치 않게 된 탓이 크다.

지방의 지역내총생산(GRDP) 성장률은 전국, 수도권 평균보다 높았지만 지난 2012년 역전된 이후 격차가 더 벌어졌다. 특히 지방에 거점을 두고 있는 조선, 자동차, 기계 등의 전통산업이 쇠퇴한 반면, 4차 산업혁명 관련 첨단산업은 수도권에 집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지방금융지주들은 침체된 지역경기 극복을 위해 해외 신시장 개척 및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나섰다.

◆BNK금융지주, 글로벌 경영 통해 해외진출 강화

김지완 BNK금융그룹 회장은 이전부터 지방금융지주 한계를 벗어나기 위해 ‘글로벌 스탠다드 금융그룹’ 도약을 강조했다. 오는 2023년까지 그룹의 해외수익 비중을 5%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이를 위해 지난 2017년부터 그룹 임직원을 대상으로 ‘글로벌 MBA 지원프로그램’을 지원해 인재를 양성하고 있다.

계열사 가운데 BNK부산은행이 해외진출 활성화 모색에 적극적이다.

부산은행은 현재 중국 칭다오와 베트남 호치민에 지점을, 미양마 양곤과 인도 뭄바이, 베트남 하노이에 사무소를 각각 운영하고 있다.

부산은행은 지난달 4일 중국 은행보험감독관리위원회로부터 난징지점 설립에 대한 예비인가를 취득했다. 난징지점은 지난 2012년 12월 개설한 칭다오지점에 이어 부산은행의 중국 내 두 번째 영업점이 된다.

난징지점 설립으로 부산은행은 중국을 북부와 남부지역으로 이분화하는 효율적인 영업 네트워크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중국 내 영업을 한층 강화할 예정이다.

신규 투자자 유치 및 주가 제고를 위해 해외 기업설명회(IR)에도 열심이다.

BNK금융지주는 지난 5월29일부터 2박 3일 일정으로 싱가포르와 홍콩에서 해외 기업설명회(IR)를 실시했다. 김지완 회장은 글로벌 투자자들을 만나 지난해 그룹의 1분기 시장 컨센서스를 초과하는 호실적, 비은행 부문 강화 등 경영성과와 중장기 비전에 대해 적극적으로 소통했다.

명형국 BNK금융 그룹전략재무부문장은 “기업설명회가 기존 해외 투자자들에 대한 신뢰를 공고히 하고 신규 투자자를 늘리는데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올해 하반기 미국 등 북미지역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하는 해외 IR을 계획하고 있다.

◆DGB금융지주, ‘디지털 글로벌 뱅킹’ 통해 지역적 한계 벗어나

DGB금융그룹은 지난 6월 핀테크 스타트업 지원센터 ‘DGB 피움랩(DGB FIUM LAB)’을 열었다.

‘DGB 피움랩’은 핀테크(Fintech)의 F와 혁신(Innovation)의 I를 더해 핀테크 혁신을 꽃피운다(Fium)는 의미로 4차 산업시대 디지털 금융을 선도하기 위해 설립됐다.

피움랩 사업은 20개 기업 대상으로 5년 동안 20억원을 직접투자한다. 아울러 최첨단 독립 업무 공간, 자문 및 프로그램, 전략 분석 등의 혜택을 지원한다.

계열사인 DGB대구은행은 지난달 30일 ‘IM뱅크·IM샵’ 앱과 모바일 웹뱅킹 서비스도 출시했다. 8개월여 간의 노력으로 완성된 이번 모바일 채널 개편은 과다한 앱이나 프로그램 설치를 최소화했다. 또 세 채널이 유기적으로 연결돼 사용자 중심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번에 신설된 모바일 채널인 IM샵은 생활 밀착형 간편 금융 서비스에 특화된 플랫폼 앱이다. 계좌 조회·이체, 간편결제(제로페이, BC페이북)를 비롯해 부동산 시세 조회, 나의 자산 확인, 교통카드 충전 및 모바일 교통카드 등 금융 서비스 외에도 의료·건강, 부동산 등 생활 전반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금융권 최초로 지역 소상공인과의 상생을 위해 사업주가 직접 본인 가게의 사진, 메뉴, 주소, 연락처, 쿠폰 등을 등록하고 무료로 홍보하며 매출분석도 받을 수 있는 ‘샵(#)’ 서비스도 제공한다. IM샵은 향후 DGB금융그룹의 전 계열사를 대상으로 고객에게 유익한 금융 상품몰 역할도 수행할 계획이다.

황병욱 IM뱅크 본부장은 “전면 개편을 통해 인터넷 전문은행 수준의 간편 프로세스를 갖춘 IM뱅크와, 생활금융 플랫폼 IM샵을 통해 고객 니즈에 기반한 제휴 사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하는 등 DGB만의 차별화된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JB금융지주, 내실경영 집중해 수익성·건전성 ‘두 마리 토끼’ 잡는다

김기홍 JB금융지주 회장은 지난 7월 취임 100일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수도권 시장 점유율 1% 성장이 광주·전남에서는 9% 성장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가져 오지만 JB금융의 가치에 더 맞는 방향은 연고지에서 시장점유율을 높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작지만 강한 금융그룹’의 가치를 강조하며 호남 거점 지역 영업점 확대 계획을 밝힌 것이다.

광주은행과 전북은행은 수도권 점포 가운데 효율성이 떨어지는 곳은 통폐합하는 대신 광주·전남지역과 전주에 점포를 추가 설치할 방침이다. 연고지를 중심으로 한 영업력 강화 및 리스크 관리에 집중해 ‘외형’보다 ‘내실’에 더욱 초점을 맞추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4월에는 핵심 기능 강화 및 조직 슬림화를 위해 지주사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기존 4본부 15부를 4본부 10개부로 축소했다.

이번 조직개편을 통해 JB금융은 지주사와 자회사간 중복업무를 줄이는 한편, 자회사의 자율경영권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조직 안정화와 내실 강화를 꾀한다는 전략이다.

이 같은 노력으로 JB금융지주는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5.0% 증가한 2143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13년 7월 지주 설립 이후 최대다.

김진상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JB금융지주의 올해 3분기 순이익은 931억원으로 시장 예상치인 914억원을 상회할 것”이며 “산업 전반의 마진 하락 추이에도 불구하고 JB금융지주의 2분기 순이자마진(NIM)은 이례적으로 상승해 내년에는 대출성장도 정상화되면서 순이자마진과 신용 사이클이 타행대비 차별화될 전망”이라고 평가했다.

이병윤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지방은행의 주요 영업기반인 지역경제가 침체되고 있는 상황이므로 지방은행은 지역 기업에 대한 관계형 금융을 강화하면서 리스크 관리가 가능한 범위 내에서는 수도권 등 여타 지역 진출, 디지털금융 강화, 해외진출 등 새로운 수익원 개발을 위한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핵심거점 지역에 역량을 집중하는 방식의 지점관리로 관계형 금융의 강점을 살리면서도 비용절감을 도모하는 전략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권이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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