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아파트 매매 거래가격대별 비중./자료=직방

[한스경제=황보준엽 기자] 9·13대책 이후 안정된 아파트 매매시장이 서울을 중심으로 다시 가격 상승 조짐을 보이고 있다. 고분양가 논란에도 불구하고 서울 인기 아파트 단지를 중심으로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하면서 호황국면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7일 직방이 아파트 매매 실거래가격대별 거래량비중 변화를 분석한 결과, 올 3분기 전국 9억원 초과 아파트 매매거래 비중은 5.3%로 2006년 실거래가 조사 이후 가장 높은 비중을 기록했다.
매매 거래가격 9억원 초과의 거래비중은 지난해 4분기~올 1분기 2% 미만에 그쳤으나 올해 2분기부터 5% 이상으로 증가했다. 4억원 이하 거래 비중은 80% 이하로 줄어들면서 고가 아파트 거래 비중 증가 흐름이 나타났다.

권역별 아파트 매매 거래 가격대별 비중은 수도권이 4억원 이하의 감소가 두드러지며, 9억원 초과는 2019년 2분기부터 10% 이상의 거래 비중을 차지하면서 크게 늘어났다. 지방은 여전히 4억원 이하 가격대에서 90% 이상의 거래가 발생하고 있다.

매매 거래가격이 9억원 초과인 아파트는 서울이 2019년 2~3분기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지난해 4분기와 올해 1분기를 제외하고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그 외 경기도가 10%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서울과 경기도에서 90% 이상이 거래되고 있다. 그 외 지역은 10% 이하에 그치고 있어 9억원 초과 아파트 거래는 서울에서 집중되는 모습이다. 

서울의 아파트 매매 거래가격대별 비중은 9억원 초과와 4억원 이하가 역전되는 현상이 나타났다. 올 1분기 까지는 서울의 4억원 이하 아파트 매매거래가 9억원 초과에 비해 높은 비중을 기록했으나 올 2분기 4억원 이하 21.8%, 9억원 초과 31.1%로 역전 현상이 나타났다.

서울의 4억원 이하와 9억원 초과의 거래 비중 역전 현상은 지난 2006년 실거래가 발표이후 올 2분기 처음으로 나타난 현상이다. 4억원 초과~9억원 이하 구간에서도 6억원초과~9억원이하 거래가 4억원초과~6억원 이하보다 더 많이 이루어지면서 서울 전체 거래의 절반 이상이 6억원 초과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서울의 9억원 초과 고가 아파트 매매는 주로 강남3구에서 이루어졌으나 지난해 부터는 강남3구 외 지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올 3분기에는 강남3구의 9억원 초과 아파트 매매거래 비중이 가장 낮은 48.1%로 줄어들었고, 한강변 지역은 44.2%로 비중이 증가했다. 이들 두 지역을 제외한 기타 지역도 7.8%의 비중으로 9억원 초과 아파트 거래는 더 이상 특정지역에 국한되지 않고 서울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다.

전국은 9억원 초과의 고가 아파트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다만 이는 서울 및 서울과 인접한 일부 경기도 지역에 국한돼 있는 현상이고 지방은 아직 아파트 매매거래의 절반 이상이 2억원 이하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서울은 4억원 이하의 중저가 아파트 매매시장이 빠르게 축소되고 있다. 중저가 아파트 매매시장의 위축과 함께 9억원 초과 아파트 매매시장은 거래량도 늘어날 뿐 아니라 지역적으로도 강남3구 외 지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서울은 6억원 이상의 아파트 매매가 주도하는 시장으로 변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이 고가 아파트 중심으로 점차 구조적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서울이라는 특정 지역만을 타겟으로 정부 정책이 집중될 필요는 없지만, 향후 정책 방향을 수립하는데 있어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의 구조적 변화에 대해서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황보준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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