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초년생 대출 받기 쉬워질까
사회초년생 대출 받기 쉬워질까
  • 권이향 기자
  • 승인 2019.10.09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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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이력부족자 1289만명…신용등급 산정 시 비금융정보 활성화 필요하다는 목소리 커져
/연합뉴스
올해 상반기 금융이력부족자가 1289만명을 넘어섰다. /연합뉴스

[한스경제=권이향 기자] 금융거래 정보가 부족해 1금융권의 대출 문턱을 넘지 못하는 신 파일러(Thin filer·금융이력 부족자)’가 증가세다. 이에 신속히 신용정보법 개정안을 통과시켜 비금융정보를 신용평가에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회 정무위 소속 제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29일 나이스(NICE)평가정보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 상반기 기준 금융이력 부족자로 분류된 이들은 1289만7711명이다.

지난 2014년 말 1227만6623명이었던 금융이력부족자는 2015년 말 1252만8594명, 2016년 말 1279만9418명, 2017년 말 1270만3481명, 지난해 말 1284만2472명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무려 4년 반 만에 62만1088명이나 늘어난 것이다.

연령별로 보면 20대 청년과 60대 이상의 노인이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20세 미만은 108만2368명(8.4%), 20~29세 335만3428명(26.0%), 30~39세 168만320명(13.0%), 40~49세 136만231명(10.5%), 50~59세 159만7526명(12.4%), 60세 이상은 382만3838명(29.6%)이었다.

20대 사회초년생과 60대 이상 고령층 비중이 전체의 과반수를 넘자 금융거래 이력 부족으로 1금융권 대출을 이용할 수 없자 부당하다는 지적이 잇달았다.

◆은행권 비금융데이터 활용 간편대출 마케팅 경쟁

시중은행들은 과거 소득이나 재산 등 금융정보 이외에도 통신데이터 같은 개인정보를 통해 신용을 평가할 수 있는 모형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KEB하나은행의 모바일 전용 ‘하나원큐신용대출’은 사전에 회원가입이나 계좌개설 등 절차가 생략됐다. 본인명의 휴대폰과 공인인증서만 있으면 24시간 365일 어디서나 3분 안에 대출 한도와 금리 조회가 가능해 ‘컵라면 대출’이라는 별명도 얻었다.

또 고객 직장 정보와 보유 자산 등 다양한 빅데이터를 자동으로 반영해 별도 검색 없이 직업·소득·자산현황에 최적화된 대출 한도와 금리가 부여돼 출시 45일 만에 판매액 5000억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우리은행은 지난 7월 소득 정보가 없거나 금융 거래 이력 부족 등의 사유로 은행권 대출이 어려웠던 고객을 위해 '우리 비상금 대출'을 출시했다.

은행·카드사 등에서 제공하는 금융정보 중심의 전통적 평가방식에서 벗어나 통신 3사(SKT, KT, LGU+)에서 제공하는 휴대전화 기기정보·요금납부 내역·소액결제 내역 등을 바탕으로 신용평가사에서 산정한 통신사 신용등급(Tele-Score)을 활용해 고객 신용을 평가한다.

NH농협은행은 직장인을 위한 모바일 전용 한도대출 신상품인 ‘NH올원 마이너스대출’을 지난달 출시했다.

NH올원 마이너스대출은 본인명의 휴대폰과 공인인증서, 농협은행 입출식계좌만 있으면 은행 방문이나 소득증빙서류 제출 등의 복잡한 절차 없이 NH스마트뱅킹과 올원뱅크 앱에서 빠르게 한도 및 금리조회와 대출 실행까지 가능하다.

건강보험공단 납부료 등을 기준으로 소득증빙서류 없이 스크래핑 기법을 활용해 고객의 추정 소득을 확인하고 신용평가 모형에 반영해 대출 한도와 금리를 산출한다.

DGB대구은행은 지난달 핀테크 전문기업 핀크와 손잡고 모바일 신용대출 신상품 ‘DGB-핀크 비상금대출’을 출시·판매하고 있다.

DGB-핀크 비상금대출은 휴대폰 본인 인증만으로 대출한도 및 금리를 바로 조회할 수 있다. 대출 약정 시에도 별도의 공인인증서 없이 지문(생체)인증으로 약정이 가능하다.

◆국회 계류 중인 신용정보법 개정안…통과는 불투명

몇몇 시중은행에서 비금융데이터를 활용한 간편대출 상품을 선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국내 금융사들은 비금융정보를 적극 활용하기 어려운 환경이다. 개인정보보호 문제가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중금리 대출 확대를 위해 각 은행마다 신용평가 모형 개발을 진행 중이지만 이에 필요한 비금융정보 데이터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신용정보법 개정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미국의 경우에는 비식별정보에 대한 민간 자율규제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 사실상 비식별정보를 자유롭게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일본은 지난 2003년 제정된 개인정보보호법을 2015년 빅데이터 활용을 촉진하는 방식으로 개정했다.

이미 해외에서는 핀테크나 P2P 기업들이 고객 동의하에 SNS·통신데이터 등을 통해 고객의 신용리스크를 간접적으로 평가할 수 있도록 빅데이터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 때문에 금융권에서도 신용정보법 개정안 통과를 바라고 있다. 이에 지난 8월 8개 금융기관은 신용정보법의 조속한 국회 통과를 촉구하는 공동 성명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발의된 신용정보법 개정안은 1년 가까이 국회에 계류되고 있는 상황이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20대 국회에서 통과되지 않을 경우 자동 일괄 폐기된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원장은 “정보보호 측면에서 개인정보를 광범위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염려될 수 있지만 빅데이터 활용을 통해 정교한 분석을 할 수 있다면 보다 더 완화적이고 발전 지향적인 방향으로 고민할 때”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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