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만들수록 손해"…중국은 “나 몰라라”
LG디스플레이와 삼성디스플레이 등 한국 업체들의 TV용 대형 패널 감산이 두드러지고 있다. / 각사 제공

[한스경제=이승훈 기자] 전세계 주요 디스플레이 생산업체들이 TV용 대형 패널의 감산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한국 업체들이 가장 큰 영향을 받는 것으로 분석됐다.

최근 몇 년간 중국 업체들의 대규모 설비투자로 인한 공급 과잉과 이에 따른 가격 하락이 이어지면서 수익성이 급격히 떨어졌기 때문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IT전문 시장조사업체인 '위츠뷰'는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서 "최근 글로벌 TV패널 시장에서 평균판매단가(ASP)가 생산비용에 못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이는 생산하면 할수록 '적자'가 계속 늘어난다는 의미다. 이에 한국과 대만, 중국의 주요 업체들은 잇따라 설비가동률을 낮추는 방식으로 '위기'에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등 한국 업체들의 생산 감축이 두드렸다.

보고서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의 경우 지난달부터 7세대와 8.5세대 생산라인의 가동률을 대폭 낮췄으며, LG디스플레이도 7.5세대와 8.5세대 생산라인의 일부 가동을 중단했다. 또 대만 AUO도 8.5세대와 6세대 생산라인에서 핵심 부품인 글래스 투입량을 줄이면서 생산량을 조절하고 있다.

반면 중국 업체들도 패널 가격 하락에 따른 손실에 시달리고 있지만 한국이나 대만 업체들보다는 생산 감축의 폭이 작은 상태다. 최근 공급 초과와 가격 하락의 요인을 제공했다는 비판을 받으면서도 글로벌 시장의 수급 균형 노력은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전세계 대형 디스플레이 패널용 글래스 투입 물량에서 중국 업체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33.6%로, 한국(35.1%)에 못 미쳤으나 올해는 42.3%까지 높아지면서 처음으로 한국(29.3%)을 제칠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내년에는 49.4%에 달하면서 전세계 TV 패널 시장의 절반을 차지할 것이라고 보고서는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는 "TV용 대형 패널 시장은 중국업체들의 저가 공세로 인해 사실상 수익을 내기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결국 기술 격차를 토대로 프리미엄 제품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삼성디스플레이가 스마트폰용 중소형 플렉서블 올레드 디스플레이에 집중하고, LG디스플레이도 LCD에서 올레드로 전환하는 것도 이런 시장 상황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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