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선홍 FC서울 감독/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한스경제 박종민] FC서울이 황선홍(48) 감독 체제에서 3경기 연속 무승(1무2패)을 이어갔다. 최용수(43) 감독이 지휘한 마지막 4경기 성적(2승1무1패)과 비교하면 부진한 모습이다.

서울은 10일 오전 K리그 클래식 2위(9승4무6패ㆍ승점 31)에 올라 있다. 최 감독이 있을 때와 순위는 같지만, 중위권과의 격차는 크게 좁혀졌다. 서울은 향후 1~2경기 결과에 따라 상위스플릿의 마지노선인 6위 밖으로도 밀려날 수 있다. 중위권 팀들과의 승점차는 불과 4~5점차다.

황 감독은 서울의 지휘봉을 잡은 지난달 29일 성남FC와 경기부터 지금까지 전술과 로테이션을 놓고 실험을 했다. 성남전에선 최 감독이 즐겨 쓰던 스리백을 썼고, 지난 2일 상주 상무와 경기에선 자신의 색깔을 가미한 포백을 활용했다. 9일 울산 현대전에선 다시 스리백을 가동했다. 황 감독은 “상황에 따라 전술을 변화시키고 있다”며 “선수들이 혼란을 극복하고 잘 따라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포백에 대한 계획은 머릿속에 계속 그리고 있다”고 했다.

로테이션을 놓고도 고민이 많다. 우선 팀 공격의 핵심인 아드리아노(29)가 빠졌다. 아드리아노는 성남과 경기에서 상대 수비수 임채민(26)을 가격해 퇴장당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상벌위원회는 아드리아노에게 4경기 출전 정지와 제재금 400만 원의 징계를 내렸다. 따라서 아드리아노는 총 6경기에 나올 수 없다. 이달 열리는 모든 경기에 나설 수 없는 셈이다.

황 감독은 최전방을 새롭게 꾸려야 했다. 그는 상주전과 울산전에서 데얀(34)과 박주영(31)을 ‘투톱’에 배치했다. 데얀과 박주영이 2경기 연속 ‘투톱’을 이룬 것은 올 시즌 처음 있는 일이었다. 하지만 둘의 조합은 그다지 시너지를 발휘하지 못했다. 울산과 경기에서 두 선수의 연계플레이는 찾아볼 수 없었다. 개개인의 공격 역시 무뎠다. 후반 6분 데얀이 연이어 두 차례 슈팅을 날렸을 뿐이다. 둘은 상대 공격진영에서 대체로 겉돌았다. 상주전에서도 득점은 정작 윤주태(26)가 해냈다.

서울은 최근 3경기에서 2골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일각에선 서울 특유의 공격 축구가 사라졌다는 말들을 하고 있다.

이에 대해 황 감독은 “선수들이 다득점으로 이겨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버려야 한다”며 “3, 4골씩 넣고 이기면 좋겠지만, 현재 팀 상황도 있다. 당분간은 화려함을 지워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선수들이 최용수표 공격 축구에만 머물러 있는 것을 경계한 발언이다. 황 감독은 울산전 무승부에 대해 “연패를 끊었고, 무실점했다”며 희망을 잃지 않았지만, “열흘 안에 자신이 추구하는 축구를 보여준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고충을 털어놓기도 했다.

지난달 29일 서울월드컵경기장 감독실에서 만난 김학범(56) 성남 감독은 ‘최용수의 서울과 황선홍의 서울 중 어느 쪽이 더 무섭느냐’는 기자들의 농담 섞인 질문에 “최 감독의 서울은 굉장히 까다롭다”면서도 “황 감독도 특유의 색깔이 있다. 물론 당장 황선홍표 축구가 나오지는 않을 것이다. 시간이 지나야 한다”고 답했다. 김 감독의 말대로 지금 황 감독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시간일 것이다.

박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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