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칼라일 등 3파전···“매각가 조율이 관건”
웅진그룹이 10일 웅진코웨이 매각 본입찰을 열고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다. /연합뉴스

[한스경제=이승훈 기자] 생활가전 렌탈업계 1위 웅진코웨이의 재매각 본입찰이 10일 예정된 가운데, 2조원 대 ‘빅딜’이 순조롭게 이뤄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가장 유력한 후보였던 SK네트웍스가 지난 7일 돌연 인수 포기를 결정하면서 또 다른 불참자가 나오거나 인수가격에 대한 불협화음도 예상되고 있다. 실제 본입찰 일정은 이미 두 차례 연기된 바 있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웅진그룹은 이날 웅진코웨이 매각 본입찰을 열고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다. 매각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이 맡는다. 우선협상대상자는 다음 주쯤 발표될 예정으로 협상이 잘 마무리되면 웅진그룹이 보유한 웅진코웨이 지분 25.08%와 경영권을 갖게 된다.

SK네트웍스가 빠지면서 후보군은 전략적 투자자(SI) 없는 3파전으로 좁혀진 상태다. 글로벌 PEF(사모펀드) 칼라일과 베인캐피털, 국내 재무적 투자자(FI)인 린드먼아시아와 손잡은 중국 가전회사 하이얼이다.

가장 유력한 후보로는 칼라일이 점쳐진다. 업계는 칼라일이 한 차례 웅진코웨이 매각 경험이 있는 M&A 전문가를 전격 영입하는 등 이번 인수전에 만전을 기하는 것으로 봤다.

최근 칼라일은 김종윤 전 골드만삭스 아시아 인수·합병(M&A) 대표를 경영권 인수 매니징 디렉터로 영입하고 아시아 지역 M&A 총괄권을 맡겼다. 김 대표는 과거 웅진그룹의 웅진코웨이 매각을 주도한 인물이기도 하다. 이외에도 삼성생명 상장, 롯데쇼핑의 하이마트 인수 등 굵직한 M&A를 성사시켰다.

또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이 외국계 사모펀드를 선호하고 있는 점도 칼라일에게는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윤 회장은 웅진코웨이 재매각을 결정한 이후에도 미련을 버리지 못한 것으로 알려진다. 전략적 투자자보다 외국계 사모펀드가 새로운 주인이 돼야 또다시 웅진코웨이를 되찾을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웅진코웨이 매각이 무산될 가능성도 제기됐다. SK네트웍스의 중도 하차로 구매력이 낮아졌는데도 웅진그룹은 여전히 2조원대 매각가를 고집하고 있기 때문이다.

웅진그룹은 지난해 MBK파트너스가 보유한 코웨이 지분 22%를 비롯해 25%를 확보하는데 1조9000억원을 썼다. 웅진그룹은 이 비용을 보전하기 위해 2조원 이상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시장에서는 경영 프리미엄을 고려해 주당 10만원을 적정선으로 매각금액은 1조8500억원으로 보고 있다.

이렇듯 2조원대 매각가격을 기대하고 있는 웅진그룹과 매각 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의 눈높이를 나머지 인수 후보군이 충족시켜주지 못할 것이란 관측이다. 가격이 높아지려면 인수후보 간 가격경쟁이 필수인데, SK네트웍스의 이탈로 이 같은 경쟁구도가 약해진 상황이다.

가장 유력한 인수 후보였던 SK네트웍스의 하차 이유 중 하나도 '인수가격 부담'으로 알려졌다. 상반기 말 기준 SK네트웍스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8131억원 수준으로 인수가액으로 거론되는 2조원에는 미치지 못한다. 부족한 자금만큼을 외부 차입이나 재무적 투자자들로부터 동원해야 한다.

또한 하이얼과 베인캐피털도 웅진그룹이 원하는 금액을 주고 인수를 결정할 만한 매력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일부 입찰자들은 웅진그룹의 매각 희망가인 2조 원을 주고 코웨이를 살만큼의 의지까지는 없다는 이야기도 나온다"며 "1조8000~1조9000억 원이 적정가라는 견해도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유력 인수후보인 SK네트웍스가 빠지면서 매각 불확실성이 커졌지만 인수가격이 어느 정도 조율되면 성사 가능성이 여전히 높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웅진코웨이는 상반기 기준 매출액은 1조4647억원, 영업이익은 2734억원, 당기순이익은 2023억원으로 상반기 역대 최고 실적을 올렸다. 3분기 매출액은 7340억원, 영업이익 141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0%, 영업이익은 9% 증가했다. 특히 총 렌탈계정 수는 738만개(국내 609만개, 해외 129만개)로 2위권과 압도적인 격차를 보이고 있다.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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