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양지원 기자] 2016년 발간돼 누적 판매 100만부를 돌파한 소설 ‘82년생 김지영’을 원작으로 한 동명 영화가 이달 관객을 찾는다. 사회에 뜨거운 화두를 던진 소설이 영화화됐다는 점에서 관객들이 쏠린 지 오래다. 소설은 현대를 살아가는 여성들이 받는 불평등과 성차별의 문제점을 다룬다는 이유로 ‘페미 소설’로 각인되며 일부 남성들의 질타를 받기도 했다. 개봉은 물론이고 시사회 전부터 뜨거운 감자가 된 영화 ‘82년생 김지영’이 페미니즘 논란 속 남녀를 불문하고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 기대된다.

■ 남녀 갈등 아닌 공감 조성..관객에게 통할까

스크린에 담길 ‘82년생 김지영’은 관객들의 공감 조성을 목표로 뒀다. 영화는 1982년 태어나 2019년 오늘을 살아가는 김지영(정유미)의 아무도 몰랐던 이야기를 그린다. 주인공은 정유미이며, 남편 대현 역은 공유가 맡았다.

소설과 달리 영화에서는 김지영을 비롯한 인물들의 서사가 추가돼 스토리를 풍성하게 만들 전망이다. 메가폰을 잡은 김도영 감독은 “김지영을 따라서, 김지영을 통해서 주변을 둘러볼 수 있어야 했다. 가족과 주변의 이야기들이 소설과 달리 좀 더 풍성해졌다. 정유미, 공유가 연기를 잘 해서 드라마가 풍성해졌다”고 설명했다.

김 감독은 남녀의 분열과 갈등이 아닌 남녀 모두가 공감할 만한 스토리임을 강조하기도 했다. “나 역시 두 아이의 엄마이자 아내이며 누군가의 딸이다. 내 이야기와 겹치는 부분이 많았다”며 “원작이 지닌 가치를 훼손하지 않으면서 어떻게 새롭게 영화적 이야기로 만들 수 있을지 고민과 부담이 있었다”라고 털어놨다.

김 감독은 ‘82년생 김지영’은 꼭 필요한 이야기라고 강조했다. “이 이야기는 해야 하는 이야기고, 할만한 이야기다. 상업영화로써도 가치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정유미는 영화의 시나리오를 읽으며 주변인물들을 돌아보게 됐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결혼과 육아를 해본 적이 없어서 공감이라기보다 김지영 캐릭터를 통해 주변 사람들을 떠올리게 됐다”며 “그들의 마음을 알면서도 외면하지 않았을까 하는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이 캐릭터를 표현하면서 주변 사람들의 마음을 느껴보고 싶었다”라고 했다.

공유는 시나리오를 보고 마음이 움직였다며 가족 관객층도 공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평소에 불효자지만 시나리오를 보고 부모님 생각이 많이 났다”며 “바로 어머니께 전화를 드렸다. 내가 울컥했다고 이야기하니 당황하셨다”라고 자신의 일화를 털어놨다. 그러면서 “출연을 고민할 이유가 없었다. 세대가 다른 부모님이나 다음 세대의 이들이 같이 봐도 좋은 영화”라고 했다.

■ “벌써 세 번째”..정유미-공유, 영화의 흐름 이끈다

공감을 앞세운 이 영화의 스토리를 이끌 주역인 정유미와 공유는 세 번째 호흡을 맞추게 됐다. 전작 ‘도가니’(2010) ‘부산행’(2016)에 이어 또 만난 두 사람은 이 영화에서 부부 연기를 펼친다.

정유미는 공유와 다시 만난 소감에 대해 “엄청난 믿음이 있어서 현장에서 굳이 대화를 많이 나누진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연기에서 힘이 느껴졌다. 이 이야기 안에서 뭔가를 잘 만들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공유는 “정유미와 함께 만든 영화를 보여드릴 생각에 설렌다”며 감격에 찬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그러면서 “정유미한테 연기가 늘었다고 칭찬을 많이 받았다. 동료한테 칭찬받는 것만큼 행복한 일은 없는 거 같다”고 덧붙였다. 데뷔 후 처음으로 평범한 캐릭터로 분한 공유는 “개인적으로 식단 조절을 하지 않아도 돼서 좋았다. 살을 찌웠다”며 웃었다.

김 감독은 정유미와 공유의 호흡에 대해 만족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김 감독은 “정유미는 내 상상을 뛰어넘는 김지영 캐릭터 자체로 존재해줬다. 자신의 상처가 드러나는 순간도 굉장히 집중력 있게 연기했다”며 감탄했다. 공유에 대해서는 “공유가 많이 노력해줬다. 대현 역을 잘 이해했다. 장면의 기능을 잘 이해했다. 정유미를 잘 서포트해줬다”라고 했다.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osen

양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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