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인터뷰①] KLPGA 장하나 “골프 에티켓? 선수와 갤러리는 공존 관계"
[단독 인터뷰①] KLPGA 장하나 “골프 에티켓? 선수와 갤러리는 공존 관계"
  • 박종민 기자
  • 승인 2019.10.11 08:00
  • 수정 2019-10-10 20: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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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LPGA 상금랭킹 2위 장하나 인터뷰
장하나가 지난 6일 끝난 KLPGA 투어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KLPGA 제공
장하나가 지난 6일 끝난 KLPGA 투어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KLPGA 제공

[한국스포츠경제=박종민 기자] 과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한 대회장에서 장하나(27)의 샷을 보러 그의 뒤를 따를 때였다. 티잉 그라운드에서 선 장하나는 일부 갤러리들이 휴대전화 셔터를 눌러대자 어드레스를 풀며 잠시만 자제해 달라고 정중히 요청했다. 이후 갤러리들은 숨죽여 지켜보기만 했고 장하나는 군더더기 없는 티샷을 날렸다. 갤러리들은 그제서야 “나이스 샷!”이라고 환호성을 지르며 휴대전화 셔터를 눌러댔다.

장하나는 ‘맺고 끊음’이 확실한 편이다. 경기 중엔 고도의 집중력과 강한 승부욕을 보이지만, 필드에서 내려오면 ‘털털함’ 그 자체다. 공교롭게도 그의 노래방 애창곡 중 하나는 그룹 빅마마의 ‘체념’으로 기자와 같다. “언제 노래방에서 같이 한 곡 부르시죠”라고 농담을 건넸을 정도로 넉살이 좋은 선수다.

주관이 뚜렷한 장하나에게 요즘 특히 화제가 되고 있는 선수와 갤러리간 에티켓에 대해 생각을 묻고 싶었다. 지난달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 투어 DGB금융그룹 대구경북오픈에서 정상에 오른 김비오(29)는 다운 스윙 도중 갤러리의 휴대전화 셔터음이 들리자 화가 난 상태로 가운뎃손가락을 치켜들어 결국 자격 정지 3년과 벌금 1000만 원이라는 중징계를 받았다.

◆골프 에티켓에 관한 ‘확고한 소신’

6일 끝난 KLPGA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에서 시즌 첫 승을 올리며 상금 3억7500만 원을 거머쥔 장하나는 다음날인 7일 본지와 전화 인터뷰에서 선수와 갤러리간 에티켓에 대해 소신을 전했다. 그는 “코스 내에서 선수와 갤러리는 서로 공존하는 관계다. 선수가 최선을 다해 좋은 성적을 보여줬을 때 환호해주는 건 갤러리의 몫이고, 그 환호를 듣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건 선수의 몫이라 생각한다”고 운을 뗐다.

이어 “휴대전화 셔터음은 선수로서 감안해야 할 부분이다. 그런 상황에서 노련하게 대처하면 좋을 것 같다”면서도 “물론 어떻게 보면 불가피한 상황이 생길 수 있다. 서로 조금만 양보하면 좋은 일들이 많을 것 같다”고 말했다.

선수와 갤러리간의 에티켓 사례는 아니었지만, 장하나는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에서 상대 선수를 배려하는 모습을 보였다. 장하나는 이날 마지막 18번홀에서 세 번째 샷을 홀 바로 옆에 붙이며 버디를 잡았다. 먼저 경기를 끝내고 그린 옆에서 대기하고 있던 그는 치열한 선두 경쟁을 이어가던 상대 이다연(22)이 남은 2.5m 파 퍼트를 놓치고 보기를 내면서 극적인 역전 우승을 확정했다. 하지만 그 순간에도 의외로 미동조차 하지 않았다.

장하나는 “상대 선수의 실수를 바라서도 안되고, 그 실수를 바라고 공을 쳐서도 안 되는 게 골프인 것 같다. 이다연(22) 선수가 실수했을 때 스스로 어떤 마음을 가질지 같은 선수로서 충분히 이해가 갔다. 단순히 저의 기쁨보단 그 선수의 그런 걸 헤아리려 했다”고 떠올렸다. 그는 “경기 때는 라이벌 관계가 될 수 있지만, 사실 서로의 호흡도 중요하다. 상대 선수의 마음을 충분히 알기 때문에 당시 저의 우승보다는 아끼는 후배 이다연 선수를 생각했던 것 같다”며 “기쁨을 일부러 참은 건 아니고 그 순간 그렇게 판단해서 망설임 없이 그렇게 행동했다”고 덧붙였다.

지난 2017년 본지와 인터뷰하던 장하나의 모습. /박종민 기자
지난 2017년 본지와 인터뷰하던 장하나의 모습. /박종민 기자

◆소소한 일상 전하는 ‘털털한 매력’

아버지 장창호(67) 씨도 딸의 우승에 크게 기뻐했다. 장 씨는 매 대회 딸인 장하나의 뒤를 그림자같이 따라다니며 조언을 해주는 전형적인 ‘골프 대디’다.

장하나는 “아버지가 칭찬을 잘 안 하시는 편인데 어제는 정말 잘했다고 칭찬을 해주셨다. 여태까지 프로 생활을 하면서 거둔 총 15승 가운데 14승 때까지는 칭찬을 별로 하지 않으셨지만, 어제는 정말 수고했고 또 잘했다고 말씀해주셨다. 어머니 역시 굉장히 좋아하셨다”고 언급했다.

장하나는 이날 후원사인 BC카드사도 찾아 고마움을 표했다. 그는 “늦잠을 좀 자고 집에서 오후 2시쯤 나서서 강아지와 동물병원에 들렀고 후원사도 갔다온 후 통화를 하는 것이다”라고 시시콜콜한 일상을 전하며 “시즌 중 월요일은 한 주간 못했던 일들을 몰아서 처리하는 날이다”라고 고백했다.

장하나의 절친 가운데 한 명은 양태빈(27) SBS 기상캐스터다. 장하나는 “어제도 통화를 했다. 다음주 월요일쯤 시간이 되면 집에 놀러 오기로 했다. 서로 집에도 왔다 갔다 할 정도로 친한 사이다. 친구들과는 시간이 날 때면 자주 보려 한다”고 웃었다. 골프 에티켓과 관련한 성숙한 답변과 일상을 꾸밈없이 털어놓는 털털한 모습에서 투어 정상급 선수의 여유가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