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정호(왼쪽부터)-추신수-박병호. /사진=한국스포츠경제DB

[한국스포츠경제 김지섭] 역대 최다 한국인 메이저리거 8명이 전반기를 마쳤다.

김현수(28ㆍ볼티모어)와 이대호(34ㆍ시애틀), 오승환(34ㆍ세인트루이스), 박병호(30ㆍ미네소타), 최지만(25ㆍLA 에인절스)은 올해 처음 빅리그에 뛰어 들었고 류현진(29ㆍLA 다저스)과 강정호(29ㆍ피츠버그)는 부상을 털고 돌아왔다. 빅리거 ‘맏형’ 추신수(34ㆍ텍사스)는 전반기 동안 두 차례나 부상자 명단(DL)에 오르는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복귀 후 베테랑다운 활약을 이어갔다.

8명 중 전반기 마지막 경기를 뛴 선수는 5명이다. 추신수는 11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의 글로브 라이프 파크에서 열린 미네소타와 홈 경기에 1번 우익수로 선발 출전해 2타수 1안타 3볼넷을 기록했다. 이로써 개인 통산 볼넷 600개를 돌파한 추신수는 현역 선수 중 37번째, 아시아 선수로는 이치로 스즈키(마이애미ㆍ617개)에 이어 2번째로 이 기록을 달성했다. 추신수의 타율은 0.274(117타수 32안타)로 올랐다.

또 오승환은 위스콘신주 밀워키의 밀러 파크에서 열린 밀워키와 원정 경기에 팀이 5-1로 앞선 9회말 마운드에 올랐다. 세이브 상황은 아니었지만 세 명의 타자를 깔끔하게 틀어 막고 팀 승리를 지켰다. 오승환의 전반기 성적은 45경기 2승 무패 14홀드 2세이브 평균자책점 1.59 59탈삼진 13볼넷. 김현수는 LA 에인절스전에 2번 좌익수로 선발 출전했지만 1회 첫 타석만 소화하고 오른 햄스트링 부상으로 2회에 교체됐다. 상대 팀 6번 1루수로 선발 출전한 최지만은 메이저리그 첫 2루타를 치며 4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강정호는 시카고 컵스전에 9회 대타로 나가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 김현수(왼쪽부터)-최지만-이대호. /사진=한국스포츠경제DB

◇선전한 빅리거, 찜찜함 남긴 마무리

한국인 메이저리거의 전반기 활약상은 기대 이상이었다. ‘끝판왕’ 오승환은 중간 계투로 시작해 마무리 자리까지 꿰찼다. 또 마이너리그 강등 거부권을 사용해 메이저리그 개막 로스터에 진입했던 김현수는 개막전 당시만 해도 홈 팬들의 야유를 받는 등 ‘찬밥’ 신세였지만 그라운드에서 실력으로 보여주고 당당히 팀의 한 축이 됐다. 이대호 또한 플래툰 시스템으로 제한된 기회 속에도 맹타를 휘둘러 입지를 넓혔다. 강정호는 5월7일 무릎 부상에서 돌아온 첫 경기 세인트루이스전부터 연타석 홈런을 쏘아 올리며 화려한 복귀 신고를 했고, 박병호는 홈런 12개로 한국산 거포의 힘을 과시했다.

그러나 아쉬움도 있었다. 김현수는 마지막 경기에서 주루 플레이 도중 오른 햄스트링을 다쳐 곧바로 빠졌다. 햄스트링은 재발 가능성이 높고, 민감한 부위라 걱정이 클 수밖에 없다. 전날에는 이대호가 오른손 통증 탓에 경기 중 교체됐다. 이대호는 “약간 통증이 있을 뿐”이라며 “뻐근함이 느껴지는 정도”라고 강조했지만 시애틀 구단은 휴식을 줬다. 이밖에 강정호는 지난 6일 현지에서 불거진 성추문 논란 탓에 마음이 불편하다. 꾸준히 경기에는 출전하고 있지만 주위의 시선을 의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최근 7경기 성적도 타율 0.167(18타수 3안타)로 주춤하다. 규정 타석을 채운 타자 가운데 가장 낮은 타율(0.191)을 기록했던 박병호는 2일 마이너리그 통보를 받은 뒤에도 트리플 A에서 여전히 고전하고 있다. 마이너리그 7경기에서 타율 0.200(25타수 5안타)에 그치고 있고, 삼진은 8개나 당했다.

▲ 오승환(왼쪽)-류현진. /사진=한국스포츠경제DB

◇16일 시작하는 약속의 후반기

영국이 낳은 세계 최고의 극작가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희곡 제목 ‘끝이 좋으면 다 좋다’처럼 유종의 미가 중요하다. 지난 시즌 추신수는 전반기에 타율 0.221 11홈런 38타점으로 부진했지만 후반기에는 타율 0.343 11홈런 44타점으로 반전 드라마를 썼다. 후반기 맹활약으로 지난 겨울 한국 땅을 밟을 때 ‘금의환향’했다. 추신수의 사례처럼 박병호에게도 약속의 후반기가 되지 말라는 법은 없다.

부상 악재를 만난 김현수와 이대호는 불행 중 다행으로 올스타 휴식기 동안 치료에 전념할 수 있다. 김현수는 현지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후반기에) 마음 같아서는 한 경기에도 빠지고 싶지 않다”며 “최대한 빨리 낫고 싶다”고 16일 시작하는 후반기 출전에 대한 의지를 내비쳤다. 이대호도 큰 부상이 아닌 만큼 정상적으로 출격할 가능성이 높다.

21개월 만에 메이저리그 마운드로 돌아온 류현진은 오는 21일 워싱턴전에 시즌 두 번째 선발 등판할 예정이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11일 후반기 첫 5경기의 선발 로테이션을 공개했다. 버드 노리스-브랜든 맥카시-마에다 켄타-스캇 카즈미어-류현진 순이다. 지난 8일 샌디에이고전에서 4⅔이닝 8피안타(1홈런) 4탈삼진 6실점으로 복귀전을 치른 류현진은 12일간의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마운드에 오를 수 있게 됐다. 어깨 수술을 받고 빅리그 첫 실전을 치러 투구 후 통증이 없었다는 소득을 얻었기 때문에 후반기에는 더욱 힘을 낼 것으로 보인다.

김지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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