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브랜드 인지도 따지다 후원금 40억 원 버리고 그 3분의 1에 수의계약
"파문 커지자 마케팅대행사 비공개 미팅 후 조건 없이 중도 계약해지"
민주당 김영춘 의원이 14일 국감에서 매직펜 수영모 파문으로 드러난 수영연맹의 무능과 무책임함을 질타했다. /사진=김영춘 의원실 제공

[한스경제=이채훈 기자]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서 대한민국 선수들이 테이프를 덧대고 매직펜으로 'KOREA'를 적은 유니폼을 입게 된 국제 망신은 수영연맹의 후원사 번복과 늦은 계약 체결로 빚어진 수영연맹 이사회의 무능하고 무책임 때문이라는 지적이 국감에서 제기됐다. 

14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김영춘 의원(부산진구갑)은 수영 유니폼 후원사 선정을 번복하고, 시간을 지체한 수영연맹을 질타했다.

김 의원은 "수영연맹 이사회가 후원사 선정을 번복해 13억 8000만 원의 손실을 초래했다"며 "불투명한 후원사 선정 과정으로 재정 손실을 초래한 수영연맹 회장단과 이사회에 대한 수사 당국의 수사가 필요하며, 연맹에 대한 관리단체 지정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수영연맹 이사회는 마케팅대행사 브리온에게 수익사업 독점권을 줬고 브리온은 기존의 3배 이상 많은 후원금을 협의해왔다. 그러나 경기인 출신 이사들을 중심으로 국내업체 배럴의 인지도를 문제 삼으며 결국 후원사 선정을 백지화한 것. 이후 입찰을 통해 연맹은 아레나와 다시 수의계약했다.

김 의원은 "당초 지난 3월 11일 6차 이사회 서면의결로 선정한 후원사인 스피도와 배럴과 계약했으면 3년 간 현금과 현물 총 40억 2000만 원을 받을 수 있었다"며 "아레나와 다시 계약해 결국 2년 계약으로 13억 원만 받게 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13억 8000만 원의 손실을 본 건 수익을 확대해야 될 이사회가 업체 인지도를 이유로 후원사 선정 의결까지 해놓고 번복해 재정손실을 초래한 직무유기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수영연맹 일부 이사들이 아레나를 선정하기 위해 반대 입장인 이사에게 비리 의혹을 제기하는 등 갈등을 조장해 경기인 중심으로 집요하게 후원사 선정을 백지화시켰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김 의원은 "심지어 이사 중 한 명은 현 아레나 대표이사의 친형인 것으로 드러난 바 있다"며 "당초 브리온이 협의해 온 후원사로 가능한 업체는 스피도와 배럴, 그리고 아레나 세 곳 뿐이어서 이사회가 스피도와 배럴 두 업체를 버리고 다시 경쟁입찰을 냈다는 건 사실상 아레나에게 대놓고 사인을 보낸 셈"이라고 질타했다.

실제로 이후 입찰에서는 아레나만 응찰했고 결국 수의계약으로 후원사 계약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김 의원은 "지난해 9월 18일 수영연맹이 브리온과 계약 체결 시 브리온이 수영연맹에 9억 원 상당의 수익을 보장하기로 했으며 계약의 중도해지 시에도 보장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으나 올해 5월 7일 수영연맹은 김지용 회장과 일부 부회장단과 함께 브리온과 이사회 안건보고나 회의록도 없는 사실상 비밀 미팅을 갖고 중도 계약종료를 결정했다"며 "그 이틀 뒤 5월 9일 브리온은 '쌍방은 향후 어떠한 계약 및 법률상 책임을 묻지 않는다'는 합의요청 공문을 보내왔고, 1주일 뒤 연맹이 동의하면서 5월 21일 최종 계약종료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문제는 수영연맹이 왜 중도에 계약 종료를 합의해줬냐는 것"이라며 "당초 브리온은 수영연맹에 중도 계약 종료되더라도 수익을 보장했지만, 수영연맹은 아무 조건도 없이 채무를 탕감해준 셈"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연맹에 손실을 준 것은 업무상 배임과 직무유기에 해당되므로 이에 대한 수사당국의 수사가 필요하다"며 “바닥에 떨어진 수영연맹의 신뢰를 회복하고 다시 정상화하기 위해 관리단체 지정도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채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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