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신문기자' 포스터. 더쿱, 팝엔터테인먼트 제공.

[한스경제=양지원 기자] 한국배우 심은경과 일본 제작진이 언론의 자유를 억압하는 정치를 비판하는 영화로 의기투합했다.

15일 오전 서울 강남구 압구정 CGV에서 영화 ‘신문기자’의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 자리에는 후지이 미치히토 감독, 카와무라 미츠노부 프로듀서가 참석했다.

‘신문기자’는 가짜 뉴스부터 댓글 조작까지, 국가가 감추려는 진실을 집요하게 쫓는 기자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일본 아베 정권에 대한 비판적 메시지가 담겼으며 도쿄신문 사회부 모치즈키 이소코 기자의 동명 저서 ‘신문기자’를 모티브로 제작됐다. 심은경이 출연해 주목 받은 영화로 지난 6월 일본 개봉 이후 수입 4억엔을 돌파했다.

카와무라 미츠노부 프로듀서는 영화를 만들게 된 이유에 대해 “일본에서는 최근 3~4년 동안 일어난 큰 정치 사건이 있었다. 그 사건들이 정권을 뒤집을 수 잇는 사건임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미해결인 상태로 남아있다”라며 “미디어가 위축돼있는 현실 속에서 영화를 통해 이 상황을 포착하고 드라마를 만들어 전달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라고 밝혔다.

카와무라 미츠노부 프로듀서(왼쪽)와 후지이 미치히토 감독./임민환 기자 imm@

카와무라 프로듀서는 또 “일본뿐 아니라 전세계에서도 공통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하며 “이 영화가 한국에서 개봉하게 됐다. 일본 외 해외 개봉은 처음이다”라고 알렸다.

후지이 미치히토 감독은 “일본에서는 한동안 이런 정치적 영화, 사회파 영화가 만들어지지 않았다. 한 사람의 영화인으로서 굉장히 힘있는 사회파 영화를 많이 만드는 한국영화를 봐 왔다”며 “일본에서도 이런 영화를 만들기를 바랐다”라고 밝혔다. 이어 “한국인인 심은경과 힘을 합쳐서 영화를 만들었다. 한국인들이 영화를 보고 어떤 소감을 전할지 두근거리고 기대도 된다”고 기대했다.

카와무라 프로듀서는 심은경을 캐스팅한 이유에 대해 “개인적으로 매우 좋아하는 배우”라고 밝혔다. 이어 “촬영 1년 전 우리 회사로 인사하러 온 적이 있다. 이 영화를 기획할 때 다른 일본 여배우에게는 전혀 출연 제의를 하지 않았다. 심은경이 이 역할에 딱 맞는다고 생각했다. 다양한 아이덴티티를 갖고 있는 배우”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일본 여배우가 다 거절해서 어쩔 수 없이 심은경을 내세웠다는 소문은 사실이 아니다. 실존인물을 전혀 의식하지 않고 심은경을 캐스팅했다”라고 강조했다.

영화 '신문기자' 스틸. 더쿱, 팝엔터테인먼트 제공.

후지이 감독은 영화를 제작하며 직접적인 정치적 압력은 없었다고 밝혔다. “위험하니까 하지 않는 게 좋지 않나라는 공기를 느끼긴 했다”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혔다. 이에 카와무라 프로듀서는 “사실 이 영화는 일본 TV에서 전혀 다뤄주지 않았다. 홍보를 위해 이 영화를 다뤄준 곳은 신문과 SNS밖에 없었다. 라디오 광고도 거절당했다. 그런 것들이 압력”이라고 말했다.

카와무라 프로듀서는 아베 정권이 촉발한 한일 갈등 고조에 대해 “정권과 정권의 대치와 국민과 국민의 대치는 다르다고 생각한다. 개인 대 개인이지 집합 안의 개인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에둘러 답했다. 이어 “문화란 개인과 개인이 어떻게 마주하느냐의 문제다. 한국에서 이 영화가 히트한다면 매우 중요한 의의를 가지리라 생각한다”며 “일본에서 아베 총리가 봤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보셨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밝혔다.

후지이 감독은 끝으로 “진심을 담아 이 영화를 만들었다. 한 명이라도 많은 한국 분들이 이 영화를 보시길 바란다”며 “함께 영화를 만들 수 있는 한국과 일본의 콜라보가 앞으로도 10년 20년 계속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신문기자’는 오는 17일 개봉한다.

양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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