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김서연] 은행은 더 이상 기부만 하지 않는다.

단순한 금전 지원 형태가 아닌 생활밀착형 서비스와 문화 체험, 금융교육의 기회를 제공하면서 고객에게 받은 사랑을 사회에 환원하고 있다.

 

■ 농협 “어르신들의 말벗이 되어드려요”

농협은행은 2008년부터 9년째 농촌에 홀로 거주하는 65세 이상 어르신에게 안부 전화를 드리는 ‘농촌어르신 말벗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농협은행 고객행복센터 상담사가 매주 전화로 안부 인사를 하고 말벗이 되는 서비스로, 농협은행을 대표하는 사회공헌활동으로 자리매김했다.

▲ 농협은행 말벗 천사들이 충북 진천군 백곡면 어르신들을 직접 찾아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NH농협은행

고객행복센터 직원은 매주 어르신에게 생활정보를 제공하는 것을 비롯해 불편사항 등을 해결해주기도 한다. 또 ‘보이스피싱’과 같은 금융사기에 대한 대응법도 전달, 금융사기를 방지하는 역할도 맡고 있다. 직접 어르신을 찾아뵙기도 한다. 해마다 어르신을 찾아 함께 식사하며, 이불과 내의 등 선물도 전달하고 있다.

이밖에도 금융소외계층인 다문화가정, 새터민, 청소년, 노인 등을 대상으로 금융교육을 지원하는 ‘NH행복채움금융교실’, 소년소녀가장, 다문화가정 등 소외계층과 전국 초·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교육기부·재능기부 활동을 펼치는 농협은행 대학생 봉사단 ‘N돌핀’이 있다.

 

■ 기업, 멘토링과 직업훈련에 집중된 사회공헌

IBK기업은행은 멘토링과 직업훈련으로 진정성 있는 사회공헌활동을 보여주고 있다.

기업은행 신입행원이 금융권 취업을 희망하는 대학생들의 취업멘토가 되고, 이렇게 도움을 받은 대학생들이 소외계층 아동의 학습멘토가 되어주는 ‘IBK 청년희망 멘토링’이 대표적이다. 청년취업난과 저소득층 아동들의 학습 소외 현상을 동시에 해소하는 셈이다.

▲ IBK청년희망멘토링 발대식에서 권선주 기업은행장(가운데)과 청년멘토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IBK기업은행

미혼모에게 직업훈련을 제공하고, 일할 자리도 마련해주는 ‘캥거루 스토어’ 사업도 독특한 사회공헌활동이다.

각 기업에서 후원한 물품을 미혼모들이 직접 고객에게 판매하여 수익을 얻는 방식으로 운영되는 캥거루 스토어는 지난해 5월부터 홀트아동복지회와 협력해 수원에 1호점, 서울 마포구에 2호점, 인천 남동구에 3호점을 개점했다. 미혼모들은 매월 캥거루 스토어에서 지급하는 월급을 통해 생활을 영위할 수 있다. 미혼모에게 단순히 후원금을 전달하는 것이 아닌, 직접 생활을 꾸려갈 수 있는 터전을 마련해준다는 데 그 의미가 있다.

 

■ 우리, 다문화 가족 결혼식 개최부터 주례까지

우리은행은 다문화에 집중했다. 우리은행 및 우리금융그룹 계열사에서 200억원을 공동 출연하여 설립한 ‘우리다문화장학재단’을 통해 다문화가족 및 소외된 이웃을 위한 장학사업과 교육, 복지 지원을 하고 있다.

지난 달에는 부모 및 본인 출생국이 필리핀, 베트남, 몽골, 우즈베키스탄, 캄보디아 등 24개국인 다문화 초등학생 195명, 중학생 100명, 고등학생 60명, 대학생 20명과 대학 및 전문대학, 사이버대학교, 방송통신대학교에 재학 중인 결혼이민자 15명 등 총 390명에게 2억4,100만원의 장학금을 전달했다.

다문화가족 합동결혼식인 ‘우리웨딩데이’도 눈길을 끈다. 경제적인 어려움과 개인적인 사정으로 예식을 올리지 못한 다문화 가족 중 서울시의 추천을 통해 선정된 다문화 가족에게 예식, 피로연, 신혼여행 등 관련 비용을 지원하는 활동이다. 올해로 5회째를 맞았다.

▲ 지난 3일 서울 중구 소재 우리은행 본점에서 열린 제5회 우리웨딩데이에서 이광구 우리은행장(우리다문화장학재단 이사장)(사진 가운데)의 주례로 7개국의 다문화가족 10쌍의 결혼식이 열린 뒤 다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우리은행

우리은행 관계자는 “우리다문화장학재단이 설립된 2012년은 (우리은행이) 동남아로 진출하던 시기여서 사회적으로 소외된 계층을 후원하자는 글로벌 전략이 녹아있다”며 “다문화계층이 우리 사회에 빨리 적응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다문화에 집중하게 됐다”고 다문화 지원 활동에 집중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 국민, 스포츠, 문화 컨텐츠 분야 멘토들과 진로 설계

KB국민은행은 스포츠, 문화 컨텐츠 분야의 멘토들에게 진로 멘토링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의 ‘꿈꾸는 대로(大路)’는 청소년의 자기 주도형 진로개발 역량을 강화할 목적으로 2013년부터 진행해 온 토크형 진로콘서트다. 2015년 교육부와의 업무협약 체결을 통해 지방 농·어촌 학생들을 위한 진로 교육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지난 달에는 충북지역 중고등학생 800여명을 대상으로 KB스타즈 여자농구단, 연예인 김제동과 함께하는 진로 멘토링을 진행했다.

▲ 지난 달 15일 KB국민은행은 청주시 충북학생교육문화원에서 충북지역 중고등학생 800여명을 대상으로 진로멘토링 '꿈꾸는 대로'를 개최했다. 김제동이 학생들과 진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KB국민은행

2007년부터 추진해 온 지역아동센터 지원 사업을 연간 50억 규모의 프로젝트 사업으로 확대한 ‘KB스타비(飛)’ 청소년 프로젝트도 주목받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교육, 복지, 문화, 의료, 환경의 5개 분야에서 전문 역량을 갖춘 10개 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시너지를 창출하는 사회공헌사업이다. 16개의 세부사업을 통해 4,000여개소의 지역아동센터, 7,300명의 아동?청소년, 2,500명의 선생님들을 지원한다.

 

■ 신한, 금융인 체험 위해 ‘뱅 버드’가 찾아간다

신한은행은 학생들에게 금융인 체험을 할 수 있는 이동점포 ‘뱅 버드(Bank bird)’를 운영하고 있다. 뱅 버드는 ‘새처럼 자유롭게 이동하는 은행’이라는 뜻이다. 버스를 개조해 은행 전산망을 갖추고 창구처럼 꾸며졌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5월부터 뱅 버드를 활용해 ‘찾아가는 금융체험교실’을 진행하고 있다. 자유학기제를 맞은 농·어촌 중학생들에게 금융 교육 및 체험의 기회를 제공하고자 ‘꿈길원정대’를 꾸렸다. 지난 4월에는 전남 고흥군 거금도 소재 금산중학교를 꿈길원정대의 첫 방문지로 택해 금융인 체험의 기회를 제공했다.

▲ 지난 4월19일 전남 고흥군 금산중학교 학생들이 신한은행의 찾아가는 금융체험교실 ‘신한은행이 간다! 꿈길원정대’ 프로그램을 마치고 뱅 버드(Bank Bird)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신한은행

신한은행 관계자는 “상반기 34개교에서 800여명을 대상으로 꿈길원정대를 포함한 ‘찾아가는 금융체험교실’을 진행한 데 이어 하반기에도 교육을 지속해 올 한 해 60여개교를 방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하나 “고객에게 받은 사랑, 금융교육으로 돌려드립니다”

KEB하나은행이 실시하는 사회공헌활동의 주요 테마는 금융업을 통한 재능기부인 ‘금융교육’이다. 저소득, 빈곤,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한 내실있는 금융교육을 위해 지난 3월부터 전국적으로 금융교육 강사 양성 연수를 실시하고 있다.

▲ KEB하나은행은 지난 3월 전국적으로 금융교육 강사 양성 연수를 실시했다. 사진=KEB하나은행

이렇게 양성된 금융강사들은 군부대를 방문하여 군장병들을 대상으로 금융교육을 실시하고 다문화가정 지원센터인 ‘다린센터’와 북한이탈주민 지원센터인 ‘하나원’에서 기초 금융교육 및 실생활 금융교육을 매월 진행하고 있다.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어린이들에게 올바른 경제관념을 심어주고자 딱딱한 경제를 뮤지컬 형식으로 구성해 쉬운 경제교육을 제공하기도 한다. KEB하나은행 관계자에 따르면 교재 중심의 강의가 아니라 춤과 노래가 어우러진 쉬운 경제교육으로 어린이들과 학부모에게 인기를 얻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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