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신정원 기자] 1인 방송 시장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TV보다 핸드폰을 더 많이 보는 모바일 시대로 들어서면서 생긴 변화다. 이에 따라 일부 유명 크리에이터들은 여느 스타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오히려 연예인들이 이들의 인지도를 이용에 홍보 효과를 볼 정도다. 유튜브 크리에이터의 덕을 본 스타의 사례와 이러한 변화가 급격히 일어난 이유를 살펴봤다.
 
 

'박막례 할머니 Korea Grandma' 유튜브 채널 캡처

■ "유튜버도 만나고, 홍보도 하고~"
배우 공효진은 지난 9월, 106만 명의 유튜브 구독자를 거느린 '코리아 그랜마' 박막례 할머니를 만났다. 영화 '가장 보통의 연애'(감독 김한결) 홍보를 위해서다. '가장 보통의 연애'는 전 여친에 상처받은 재훈(김래원)과 전 남친에 뒤통수 맞은 선영(공효진)의 현실 로맨스. 개봉 전 유명 유튜버 박막례 할머니를 만난 공효진은 영화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와 연애 경험담 등을 나누며 유쾌한 콘텐츠를 만들었다. 특히 박막례 할머니는 영화 속 주인공들이 이별 후 다시 연애를 시작하는 모습을 보며 "신랑 데리고 있는 사람들이 보면 좋겠다", "나는 X같은 사람을 만났다"는 등 솔직한 반응을 내놓으며 즐거움을 더했다.  해당 영상은 조회수만 62만 9852회에 달했으며, 특히 댓글에는 공효진을 만난 박막례 할머니를 부러워하는 것이 아닌 '슈퍼스타 박막례 할머니와 담소를 나눈 공효진이 부럽다'는 반응이었다. 박막례 할머니의 홍보 덕일까. 개봉일(2일) 당시 15만 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한 '가장 보통의 연애'는 13일 오후 5시 기준 200만 관객을 돌파하며 로맨스 영화의 새 역사를 썼다.

방송사도 유튜브의 덕을 보긴 마찬가지다. 최근 tvN '신서유기 외전 : 삼시세끼 ­ 아이슬란드 간 세끼'(이하 '아간세')는 'TV에서 5분 방송, 유튜브에서 풀영상 공개'라는 획기적인 편성을 내놓으며 관심을 모았다. 실제로 이수근, 은지원의 아이슬란드 3박 4일 여행기 풀영상은 현재 유튜브 채널 '채널나나나'를 통해 공개되고 있다. 홍보도 보도자료보다 나영석 PD와 제작진이 직접 유튜브 콘텐츠를 만들며 효과를 보고 있다. 채널 구독자만 이미 78만 명이 넘은 상태. 평균 조회수도 100만 뷰를 넘기고 있으며, TV에서는 짧게 방송됨에도 불구하고 시청률 3~4%를 유지 중이다. 방송과 유튜브를 결합한 방식으로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다는 평가다.

비슷한 방송으로는 이선균, 김남길, 이상엽, 고규필, 김민식의 tvN '시베리아 선발대'도 있다. '시베리아 선발대'는 방송은 방송대로 하면서 출연자들이 방송 중 각자 찍은 ' 시베리아 횡단열차 여행 꿀팁'을 유튜브를 통해 선보이고 있다. 특히 '시베리아 선발대'는 출연자 5명이 배우라는 직업을 잠시 내려놓고 여행자로, 또 콘텐츠 크리에이터로 변신, 평소 방송에서 보기 힘든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관심을 얻고 있다.
 
 

'채널나나나' 유튜브 채널 캡처

■ '잘 가, TV 시대→안녕, 모바일 시대'
이제 TV 시대가 아닌, 1인 가구의 증가로 모바일 콘텐츠 시대가 도래했음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들이다. 최근 앱·리테일 분석서비스 와이즈앱 조사 결과, 한국인의 유튜브 사용시간은 1년 사이 38%가 증가했으며, 1인당 평균 시청 시간은 23시간에 다다른 걸로 나타났다. 그로 인해 대중에 많이 노출된 크리에이터들은 연예인 못지않은 인기와 인지도를 얻게 됐고, 이를 이용해 홍보 효과를 보려는 협업이 늘어나고 있다.

일례로, 국내 식품업체들도 TV 방송보다 유튜브 등을 통해 광고 효과를 보고 있다. 지난 8월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KOBACO)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그 달 식품 및 비주류 음료 지상파TV 광고경기전망지수는 84.6로 나타났다. 반면 유튜브 등 온라인·모바일 부문에서의 광고경기전망지수는 112.8을 기록했다. 지수가 100 이상이면 '광고비 확장', 100 미만이면 '광고비 축소'라는 뜻. 결국 업계에서는 TV 광고는 줄이되 유튜브 등을 통한 광고를 늘리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재근 대중문화 평론가는 "요즘 젊은 층 사이에서는 TV 방송보다 모바일 콘텐츠를 더 많이 본다"며 "유튜브 등 동영상 플랫폼들이 기존 방송사를 위협할 정도로 급성장했다. 여러 업계에서는 젊은 층과 소통을 하기 위해서 유튜브를 활용한 사례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유튜브 등이 주 미디어가 되면서 방송사 역시 신경을 안 쓸 수가 없게 됐다. 스타들도 다양한 팬 층을 위해 자연스럽게 유튜브에 눈을 돌리고 있다. 이는 필연적 변화이며, 앞으로 대중문화 전반에서는 유튜브를 활용하는 일들이 더욱 많아질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신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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