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선수의 변신은 무죄? 새로운 종목에 도전한 ‘카멜레온 스타’
스포츠 선수의 변신은 무죄? 새로운 종목에 도전한 ‘카멜레온 스타’
  • 이상빈 기자
  • 승인 2019.10.15 19:16
  • 수정 2019-10-15 19: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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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트르 체흐 축구→아이스하키
브록 레스너 프로레슬링→종합격투기
케인 벨라스케즈 종합격투기→프로레슬링
보 잭슨 메이저리그(MLB)↔미식축구(NFL)
축구에서 아이스하키로 진로를 바꾼 체코 전 축구 국가대표팀 골키퍼 페트르 체흐. /체흐 인스타그램

[한국스포츠경제=이상빈 기자] 최근 세계 축구계를 발칵 뒤집은 소식이 전해졌다.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첼시 FC와 아스널 FC에서 골키퍼로 활약하다 은퇴한 페트르 체흐(37ㆍ체코)가 잉글랜드 아이스하키 2부리그 길드포드 피닉스와 계약하며 새 인생을 시작했다. 포지션은 역시 골키퍼다. 14일(이하 한국 시각)엔 데뷔전을 소화했다. 스윈던 와일드캣츠와 승부치기에서 두 차례 선방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경기 최우수선수(MOM)에 꼽히는 영광도 안았다.

그가 주목 받는 건 현역 시절 내내 한 분야에만 몸담던 선수가 다른 스포츠로의 도전을 택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무대를 완전히 옮겨 성공 신화를 쓰는 스타들의 존재는 세계 스포츠를 더욱더 흥미롭게 만든다. 체흐뿐만 아니라 이미 많은 스포츠 스타가 주 종목에서 벗어나 새로운 인생을 열었고 여전히 개척하고 있다. 프로스포츠가 발달한 미국에선 이 같은 경우가 흔하다.

미국 프로레슬링 WWE에서 활약 중인 브록 레스너(42ㆍ미국)는 과거 프로레슬러 생활 중 돌연 종합격투기(MMA)로 무대를 확장했다. 2007년 다이너마이트 USA에서 프로 MMA 파이터 데뷔전을 치른 레스너는 2008년 2월 세계 최고 MMA 단체 UFC와 계약한 뒤 3경기 만에 랜디 커투어(56ㆍ미국, 은퇴)를 꺾고 헤비급 챔피언이 됐다. 하지만 2010년 10월 후에 다시 마주한 케인 벨라스케즈(37ㆍ미국)에게 패하며 타이틀을 잃었다. 2011년 12월 알리스타 오브레임(39ㆍ네덜란드)과 경기를 끝으로 MMA 무대를 떠났다다. 2016년 7월 마크 헌트(45ㆍ뉴질랜드, 은퇴)와 맞대결을 위해 돌아와 승리까지 거머쥐었으나 약물 적발로 무효 경기가 됐다. 현재는 MMA 은퇴를 선언하고 WWE에 전념하고 있다.

레스너에게 뼈아픈 패배를 안긴 벨라스케즈는 반대로 MMA에서 프로레슬링으로 전향한 경우다. 2월 프란시스 은가누(33ㆍ카메룬)와 경기에서 패배한 뒤 옥타곤을 완전히 떠났다. 멕시코 프로레슬링 단체와 계약하고 어린 시절 꿈이던 프로레슬러로 데뷔했다. 최근엔 WWE로 적을 옮겨 31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레스너와 격돌한다. 둘은 공교롭게도 4일 WWE 무대에서 한 차례 짧은 만남을 가졌다. 레이 미스테리오와 함께 깜짝 등장한 벨라스케즈는 레스너와 링에서 잠시 충돌하며 곧이어 발표될 맞대결에 불을 지폈다.

브록 레스너(왼쪽)와 케인 벨라스케즈는 31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프로레슬링으로 정식 맞대결을 펼친다. /WWE 트위터

현역 시절 동시 프로 두 종목에서 활동한 전설적인 선수도 있다. 주인공은 야구와 미식축구를 모두 섭렵한 보 잭슨(57ㆍ미국, 은퇴)이다. 잭슨은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통산 8시즌 694경기 598안타 141홈런 415타점 타율 0.250 OPS 0.784을 기록한 야수다. 타자로서 전성기를 구가하는 동안 미국 프로미식축구리그(NFL) 러닝백으로도 활약했다. 1986년부터 1990년까지 MLB 구단 캔자스시티 로열스에서 뛰며 비시즌엔 NFL 로스앤젤레스 레이더스(1987~1990)로 돌아가 미식축구 무대를 누볐다.

새 종목에 도전했다가 실패를 경험한 사례도 종종 등장한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단거리 육상선수 우사인 볼트(33ㆍ자메이카, 은퇴)는 육상을 떠난 뒤 축구계 문을 두드렸다. 호주 프로축구 센트럴코스트 매리너스와 계약 직전까지 갔으나 끝내 무산됐다. 현재는 스포츠에 발을 떼고 사업가로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다. 스피드스케이팅 선수 출신인 모태범(30)도 은퇴 뒤 경륜이라는 새로운 분야에 도전했다. 경륜 선수 후보생으로 입학하며 성공 시대를 여는 듯했으나 스피드스케이팅 선수 시절부터 겪은 고질적인 허리 및 무릎 통증 여파로 한 달 만에 낙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