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제약 CI/사진=대웅제약 홈페이지

[한스경제=이정민 기자] 대웅제약이 보톡스 균주를 독자 발견한 것으로 평가받으면서 메디톡스와의 이른바 '보톡스 전쟁'이 일단락될 것으로 관측됐으나 메디톡스측이 재차 반격에 나서면서 논쟁이 지속되고 있다.

양 사간 물러날수 없는 대립이 한층 고조되면서 국제소송 재판부격인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최종적으로 어떤 판단을 내릴지 관련 업계는 주목되고 있다. 

대웅제약과 메디톡스는 지난 15일 미국 ITC 재판부에 제출한 보고서 일부를 공개하면서 각각 자사의 기존 주장을 강조했다.

대웅제약과 메디톡스는 지난 7월, ITC 재판부 결정으로 양사 균주를 각사가 선임한 전문가에게 제공해 감정시험했다. 

ITC의 제출 일정에 맞춰 이에 대한 메디톡스 전문가의 보고서는 9월 20일 ITC 재판부에 제출됐다. 대웅제약 전문가의 반박 보고서는 10월 11일 제출됐다.

해당 보고서는 보호명령에 의해 별도로 지정된 법률대리인 외에는 열람이 불가능하지만, 양사 대리인들이 합의를 통해 보고서 결론 부분을 공개하기로 했다. 그런데 양 사가 자사가 유리한 대목만을 강조하면서 보톡스 전쟁은 현재 진행형이란게 제약업계 안팎의 괸측이다.

16일 양사가 공개한 자료 등에 따르면 대웅제약 측 전문가인 데이빗 셔먼 박사는 반박 보고서를 통해 메디톡스 측의 유전자 분석방법이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또, 부분적인 결과만 도출할 수 있는 메디톡스 측의 방법 대신 전체 유전자 서열분석(Whole Genome Sequencing, WGS)의 직접 비교를 통해 다양한 부분에서 양사의 균주가 차이를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셔먼 박사는 양사 균주의 16s rRNA 유전자 염기서열이 서로 다르다는 점도 밝혀냈는데, 16s rRNA 유전자는 매우 안정적으로 느리게 진화하므로 이 유전자 서열이 서로 다른 균주 간에는 근원이 다른 것으로 보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대웅제약은 강조했다. 대웅제약의 보톡스 균주가 메디톡스의 그것과 다르다는 것이다.

 

메디톡스 사옥./메디톡스 제공

이와 함께 메디톡스 측 폴 카임 박사가 양사 균주 유전자에서 보이는 일부 차이는 균주의 증식과정에서 나타난 돌연변이라는 설명에 대해서도 셔먼 박사는 정면 반박했다.

전체 유전자 염기서열의 직접 비교분석에서 나타난 수많은 차이는 단순 계대배양 과정에서 생기는 돌연변이일 수 없으며, 양사의 균주가 별개의 근원에서 유래했기 때문에 발생하는 차이라는 것이다.

양사 균주의 포자 형성 시험결과에 대해서도 양측 보고서 주장이 엇갈렸다.

메디톡스는 그동안 자사의 균주는 전세계에서 유일하게 그 어떤 조건에서도 포자를 형성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진 홀A하이퍼 균주라고 주장하며, 대웅제약이 이와 동일한 특성의 균주를 토양에서 분리동정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점을 들어 소송을 제기했다.

반면, 이번에 제출된 메디톡스 측 앤드류 피켓 박사의 보고서는, 대웅제약 측 포포프(Popoff) 교수의 감정시험과 동일한 조건에서 포자감정을 시행한 결과 메디톡스의 균주도 포자를 형성한다고 밝혔다.

이는 그동안 널리 알려진 사실 및 메디톡스가 스스로 지속적으로 주장해온 사실을 정면으로 뒤집은 것으로 분석하며, 메디톡스 균주가 실제로 포자를 형성한다면 메디톡스의 균주가 당초부터 홀A하이퍼가 아닌 다른 균주이었거나 포자감정에 사용된 균주가 메디톡스가 본래 사용하던 균주가 아닌 것일 가능성이 제기된다는 설명이다.

대웅제약측은 이상의 보고서 내용을 종합해 볼 때, 전체 염기서열 비교분석을 통해 양사의 균주는 유전형이 서로 다름을 명백히 입증했을 뿐 아니라, 포자를 형성하는 표현형도 명확히 구별됨을 밝혀, 양사의 균주는 전혀 근원이 다른 균주임을 과학적으로 최종 입증했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대웅제약이 균주를 독자 발견한 것이 이번에 과학적으로 완전히 입증되어 더 이상의 법적 분쟁은 무의미해졌다”고 밝히며, “메디톡스의 음해가 아무런 근거가 없는 것임을 다시 한번 명백히 입증한 만큼, 빠른 시일 내 소송을 마무리하고 메디톡스에게는 그 동안의 거짓말과 무고의 법적 책임을 엄중히 물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메디톡스도 즉각 반박에 나섰다.  

폴 카임(Paul Keim)교수가 대웅제약의 보툴리눔 균주를 분석해 지난달 20일 ITC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대웅제약의 보툴리눔 균주가 메디톡스의 보툴리눔 균주에서 유래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또한 폴 카임 교수는 “대웅제약의 보툴리눔 균이 한국의 자연환경에서 분리동정 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결론 내렸다.

메디톡스 관계자는 “이번 폴 카임 교수의 분석 결과로 대웅제약이 메디톡스의 균주를 도용했다는 사실이 명백하게 밝혀졌다”며 “대웅제약이 미국 미시건대 데이빗 셔먼 박사의 반박보고서를 제출했지만, 유기화학 전공자인 셔먼 박사의 보고서는 한국토양에서 균주를 분리 동정했다는 대웅제약의 주장을 전혀 뒷받침하지 못한 반박을 위해 만든 자료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메디톡스 관계자는 ”대웅제약은 규제기관(캐나다 연방보건부(Health Canada))에는 자사 균주가 포자를 형성하지 않는다고 제출하고, 일반적으로 사용되지 않는 이례적인 실험 조건에서 포자가 형성되었다는 유리한 정보만을 대중에 선택 공개함으로써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며 “이후 메디톡스가 대웅제약이 실험한 이례적인 실험조건으로 메디톡스 균주도 포자가 형성되었다는 결과를 ITC에 제출했음에도 정작 제소과정에서는 어떤 반박도 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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