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정진영 기자] 누가 장우혁을 보고 20여 년 전 데뷔한 1세대 아이돌 가수라 할 수 있을까. 지난 달 '스테이'이 이어 이 달 초 발매한 '위캔드'까지 장우혁이 근래 발표한 곡들은 이제 갓 데뷔한 신인 가수들과 비교해도 나이가 느껴지지 않을 만큼 젊다. 자신의 옷장에서 주로 꺼내 입는다는 무대, 뮤직비디오 의상들도 마찬가지다. 음악과 스타일 모두 트렌드의 최전선에 서 있는 장우혁에게 시간은 거꾸로 가고 있는 듯하다.

-'위캔드'(WEEKAND)의 스펠링이 독특하다.

"원래 'K' 다음에 'E'가 와야 하는데 그걸 'A'로 바꿨다. 가사적인 의미로는 '사랑을 이어나간다'는 것이고, 개인적으로도 끝이 아니라 활동을 이어나가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무려 8년 여 만에 솔로 활동을 재개했는데.

"'시간이 멈춘 날'이라는 곡을 8년 전쯤 했는데, 그 후로 그 퍼포먼스를 뛰어 넘겠다는 강박이 심했다. 음반을 몇 번이나 만들고 접고를 반복했다. 힘들긴 힘들었다. 솔직히. 그러다 팬들이 '본업을 해 줬으면 좋겠다'는 말들을 하더라. 그 말이 성공과 실패라는 속박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계기가 됐다. 성공, 실패, 더 뛰어난 퍼포먼스 같은 것을 생각하지 말고 일단 내자는 생각을 했다. 그 이후로 많이 준비를 했다."

-이번 활동에 임하는 마음가짐도 달라졌겠다.

"사람이니까 왔다 갔다 하긴 하지만. (웃음) 그래도 마음이 편하다. 그런 것에서 많이 벗어나서 준비를 하다 보니까 누구를 이겨야겠다는 그런 것도 없고."

-지난 해에 이어 올해까지 H.O.T. 콘서트를 성황리에 마쳤다.

"나를 다시 일깨우게 된 계기가 된 건 확실하다. 지금까지 콘서틀를 여러 번 해왓지만 작년에 이어 올해까지 굉장히 많은 감명을 받았다. 내가 하는 공연이라, 하이파이브 오브 틴에이저라서 특별한 게 아니라 관객들과 내가 주고받는 메시지가 확실하게 달랐던 콘서트였던 것 같다."

-콘서트에서 눈물을 자주 보였다.

"조금 전에도 얘기했듯이 특별했던 것 같다. 17년 여 만에 5명이 한 콘서트다 보니 감동을 받아서 흘린 것도 있지만, 그것과 또 다른 무언가가 있었던 것 같다. 그게 뭔지는 모르겠는데… 관객들과 텔레파시가 있었다고 해야 되나. 교감을 정말 많이 했다. 우리가 서로 직접 말은 하지 않았지만 되게 많은 이야기를 했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냥 다 이해한다'는 그런 메시지를 서로 주고받은 것 같았다."

-'스테이'에 이어 '위캔드'도 싱글이다. 정규를 내기 위한 전 단계라고 봐도 될까.

"언젠간 정규앨범으로 묶이지 않을까. 아무래도 한 곡씩 나오고 있으니까."

-그러면 앞으로도 싱글을 더 낼 생각인가.

"되도록이면 매 달 내고 싶다. 지금 한 세, 네 곡을 준비하고 있다. 지금도 곡을 계속 수집하고 있고. 매 달 내는 게 힘들면 몇 달 간격을 두고라도 계속 싱글을 내고 싶다. 어떤 곡은 음원만 낼 거고 아마 어떤 곡은 이번 '위캔드'처럼 활동도 하게 될 거다."

-퍼포먼스에도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었을 것 같다.

"'시간이 멈춘 날' 때도 굉장한 공백기를 가지고 냈던 거였다. 그 때도 그래서 퍼포먼스적으로 많이 변화를 줬다고 생각한다. 이번 공백기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춤도 음악처럼 장르를 바꾸면 굉장히 어렵다. 원래 내가 주로 팝핀을 했다면 이번에는 어반스럽게 했다. 완전히 그쪽은 아니고 그 안에 장우혁스러운 색은 넣었다. 사실 부담이 굉장히 있었다. 그래서 '내 퍼포먼스를 기대하겠지'라는 생각을 스스로 안 하려고 노력했다. 안무를 기존에는 내가 디렉도 하고 그랬는데 이번에는 완전히 다른 사람에게 맡겼다. 그 안무가가 1996년생이더라. 내 데뷔 년도에 태어난 친구인데. (웃음) 오로지 그 친구에게 모든 걸 맡기고 그 감성을 받아들이려고 했다."

-굳이 작업에 관여하지 않은 이유가 있을까.

"내가 가지고 있는 나이나 상황들을 생각하지 않고 내려놓고 싶었다. 장우혁은 어떤 가수이기 때문에 이렇게 해야 되고, 저렇게 해야 되고 그런 제약을 받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곡도 레퍼런스를 안 주고 그냥 작업하는 동생들에게 쭉 받아서 거기서 간추려서 녹음을 했다."

-스타일링적인 면에서도 굉장히 트렌디하다는 반응이 많다.

"콘서트에서 입은 의상도 사실 내 옷이다. 팬 분들에게 본업 이야기를 듣고 나서 많은 것을 내려놨다. 성공과 실패에 대한 압박감이 없어지니까 '그냥 내가 하고 싶은 거 하자'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내가 좋아했던 신발, 옷, 모자, 액세서리 등을 착용했다. 더 필요한 게 있으면 내가 그냥 오토바이 타고 샵 가서 사고. 그런 식으로 작업했다."

-계속해서 그런 트렌디한 감각을 유지하는 비결이 있나. 아니면 타고난 건가.

"그냥 그런 것들을 좋아한다. 신발도 좋아하고. 디자이너 친구들도 많고."

-역시 타고난 건가 보다.

"타고난 건 아닌 것 같다. 뭔가 불편하다 내가 내 칭찬을 하는 건. (웃음) 근데 요즘 레트로가 유행하잖나. 6mm 캠코더도 내가 가지고 있는데, 요즘 어린 친구들은 그런 걸 힙하다고 생각하더라. '왜 영상이 비닐(필름)에 기록되느냐'고 묻고. 그 친구들은 그냥 파일로 저장되는 것에 익숙하니까. 그래서 옛날 것이 오히려 트렌디해 보이는 그런 재미있는 상황들이 생겼다고 본다."

-과거에는 스타들과 팬들이 사서함 같은 걸 이용해서 소통했잖나. 그런 면도 많이 바뀌었을 것 같은데.

"지금 나를 좀 무시하는 것 같은데 나도 똑같이 2019년에 살고 있다. (웃음) 아날로그와 디지털을 모두 경험한 세대이기 때문에 오히려 잘 알고 있다. 심지어 난 유튜브도 한다. 잠깐 쉬고 있을 뿐. 사서함 이런 거 안 한다."

-그래도 열면 팬들이 재미있어 하지 않을까.

"사서함 열기엔 비용이 너무 많이 들 것 같은데. (웃음)"

-주로 팬들과 소통은 어떻게 하는지.

"인스타그램으로 주로 한다. 더 집중적으로 관심을 가지는 팬 분들은 내가 운영하는 카페도 찾아 주시고. 나름대로 활발하게 잘하고 있는 것 같다."

-올해 활동 계획이 있다면.

"희망사항인데 올해 한 곡 더 내고 싶다. 내년에도 계속 활동하고 싶고. 꼭 방송에 출연하고 그런 활동은 안 하더라도 좋은 곡이 있고 할 수 있는 상황만 된다면 꾸준히 노래를 내고 싶다."

사진=WH 크리에이티브 제공

정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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