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초저금리에 대내외 악재로 위기 커져
보험사들이 다양한 인슈어테크로 업계 불황을 타개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각사 제공

[한스경제=권혁기 기자] 보험업계가 위기 돌파를 위해 신(新)사업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1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보험사들은 데이터 분석과 인공지능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한 '인슈어테크'를 강조하고 있다. 미중 무역분쟁, 일본 수출규제 등 대내외 악재와 더불어 기준금리를 역대 최저 수준인 1.25%로 내린 한국은행이 추가로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어 전통적인 영업 방식으로는 업계에서 생존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급속도록 퍼지고 있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보험업법 시행령 개정안'을 통해 보험사가 핀테크 기업을 자회사로 소유할 수 있도록 했다. 기존에는 비금융회사 지분을 15%까지만 보유할 수 있었지만 금융위는 '보험업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거나 효율적인 업무수행을 위해 필요한 것으로 금융위원회가 인정하는 업무'를 수행하는 회사는 자회사로 소유할 수 있게 개정했다.

보험 설계와 제안, 가입 후 보험금 지급까지 데이터 분석, 인공지능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한 인슈어테크가 특히 중요하다는 게 보험업계의 전반적인 생각이다.

인슈어테크는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인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블록체인을 활용한다.

현재 보험업계에선 보험상담, 업무지원 및 처리 등 여러 분야에서 AI를 활용하고 있다. 그중 하나가 '챗봇'이다. 보험사들은 챗봇으로 상담사들이 수행하는 보험계약조회, 보험계약대출 조회 및 실행과 상환, 상품추천 등에 쓰고 있다.

지난해 국내 최초로 내부용 퇴직연금 전문 챗봇 서비스를 시작한 교보생명은 지난 8월 27일 고객용 카카오 챗봇을 론칭했다. 대출 전문 챗봇으로 상품 신청 안내부터 일상대화까지 200여개의 질의응답이 가능하다.

삼성생명, 삼성화재, 신한생명, DB손보, 메리츠화재, 메트라이프생명, 라이나생명 등이 챗봇을 활용하고 있으며 특히 KB손보는 챗봇 서비스를 '보이스봇' 서비스로 확대할 계획이다. 음성 기반 서비스는 운전 중 스마트폰 등 기기 화면을 보지 않고도 사용할 수 있어 더욱 안전하다는 평가다.

웨어러블디바이스, 내비게이션, 스마트폰 등 IoT를 이용한 계약자의 건강습관 정보를 수집해 보험료를 할인해주기도 한다.

흥국생명은 앱을 통해 하루 평균 7000보 이상 걸으면 보험료의 7%, 1만보 이상 걷기를 실행하면 10%를 6개월마다 환급하는 건강증진형 보험을 판매 중이다. 삼성화재 역시 하루 6000보 이상 걸으면 자동차보험료를 3% 할인해주는 특약을 출시했다.

현대해상은 현대자동차 '블루링크'를 활용한 '커넥티드카 특화 자동차보험'으로 배타적 사용권 3개월을 획득했다. /현대해상 제공

현대해상은 현대자동차 커넥티드카 서비스 '블루링크'를 통해 주행거리, 급가속, 급출발 등 운전습관을 분석해 보험료 7%를 우선 할인해주고 안전 운전 요건을 충족하면 5%를 추가 할인해주고 있다. 현대해상은 지난 4월 '커넥티드카 특화 자동차보험'으로 배타적 사용권을 획득하기도 했다.

지난 2일 디지털 손보사 설립 본허가 승인을 획득한 캐롯손해보험은 자동차보험에 있어 실제 운행한 거리만큼만 보험료를 후불로 받는 상품을 준비 중이다. 또 빅데이터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펫슈어런스, 항공연착보상보험, 반송보험 등도 선보일 예정이다.

삼성생명은 올해 초 인슈어테크 스타트업에 전략펀드(CVC)를 통해 495억원을 출자했다. 신기술과 신사업을 적극적으로 발굴해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NH농협생명은 지난해 '인슈어테크를 활용한 농협생명 경쟁력 강화 방안'을 주제로 대학생 아이디어 공모전을 진행했다. 농업인을 위한 스마트운동시스템, IoT기술 기반의 올원헬스서비스, 직장인을 위한 연금보험 추천 시스템 등 우수한 인슈어테크 아이디어가 나왔다.

장우경 전 현대카드 디지털신사업실장을 투자사업본부 상무보로 선임한 한화생명은 핀테크 사업에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QR코드'로 고객이 스스로 보험설계를 할 수 있는 시스템이 적용된 '한화생명 초보부모를 위한 보장보험' 출시, 보험금 지급 패턴을 반영해 보험금 지급 속도를 높인 자동심사 지급시스템 개발, 전통적 신용평가모형과 빅데이터 신용평가모형을 결합한 중금리 대출상품 출시 등이 그것이다.

또 지난 8월에는 간편결제사업자 '페이코'와 핀테크사업 협력 강화를 위해 500억원을 투자하는 등 전략적 파트너십을 통해 금융서비스와 핀테크 사업 부문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핀테크라는 아이템으로 인슈어테크를 적극 활용하는 것은 요즘 디지털 금융 트렌드"라며 "인슈어테크로 보험료를 할인해주면서 발생 가능한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고 고객의 건강관리를 도와 손해율을 낮추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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