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마산 로봇랜드를 상징하는 로봇 가디언이 무릎을 꿇은 채 손을 내밀고 있다. 박대웅 기자

[한스경제=박대웅 기자] 거대한 쇳덩이와 나누는 뜨거운 우정. 어린시절 동심 속 자리잡은 로봇의 모습이다. 그래서인지 로봇이 바라보는 시선, 내뱉는 말 한 마디, 한 마디에 가슴 설렜고 함께 악당과 싸워 세상을 구하는 짜릿한 환상을 맛보기도 했다. 무한한 상상력을 자극하는 로봇. 예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고 동심 한켠에 언제나 로봇과 내가 나누는 피 끓는 우정이 있다. 

로봇은 대를 이어 사랑 받고 있다. 아버지 세대의 로보트 태권브이(V)와 마징가 제트(Z), 짱가, 아톰 등은 아들 세대에선 로보카 폴리, 터닝메카드, 트랜스포머 등으로 캐릭터만 바뀐 채 계승되고 있다. 로봇은 아버지와 아들 나아가 가족 모두가 공유하는 일종의 공통분모인 셈이다. 

로봇으로 가족을 하나로 이끌 최적의 장소가 있다. 9월 경남 창원에 문을 연 로봇랜드가 그 주인공이다. 그동안 가슴에 두고 살았던 로봇의 향수를 꺼내보며 부푼 기대를 안고 로봇랜드를 다녀왔다. 

로봇랜드 출입문 전경.

◆환상에서 현실까지, 로봇의 변신은 무죄

총천연색으로 동심을 자극하는 로봇랜드의 게이트를 지나면 로봇랜드의 상징, 가디언을 만날 수 있다. 오른 무릎을 꿇은 채 오른손을 내밀며 함께 악당을 무찌르러 가자고 말하는 거 같은 가디언은 아버지에게 옛 추억을 아들에게 로봇과 우정을 꿈꾸게 하기 충분하다. 가디언 앞에는 로봇랜드에서의 추억을 간직하고 싶은 관람객의 셔터 소리가 끊이질 않는다. 

로봇랜드 속 로봇팩토리관에서 로봇팔이 자동차를 조립하고 있다.

가디언과의 추억을 뒤로하고 로봇랜드로 한 발짝 더 들어가면 현재 그리고 미래의 로봇이 그릴 세상을 엿볼 수 있다. 먼저 로봇 팩토리에선 오랜시간 자동차 조립공정에서 사용된 제조형 로봇의 현주소와 함께 로봇이 창조한 미디어 아트도 감상할 수 있다. 이어 로봇스쿨에선 청소년과 대학생, 일반인으로 나눠 수준별로 로봇교육을 체험할 수 있다. 또 해양로봇관에선 잠수정을 타고 심해 해양으로 작업로봇과 특별한 만남을 가질 수 있다. 

로봇미래관 속 휴머노이드.

로봇미래관에선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드론의 군무와 희노애락의 인간 감정을 표현하는 휴머노이드형 로버(에버5)을 만나볼 수 있다. 우주를 모티브로 한 우주항공 로봇관에선 5D영상으로 들여다보는 '윙 오브 코스모스'로 영화 '스타워즈'급 우주여행을 미리 체험할 수 있다. 

로봇랜드 속 스카이타워 모습.

◆로봇만 있다고 생각하면 오산, 짜릿한 어트랙션

로봇랜드에 로봇만 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로봇랜드를 즐기는 또 하나의 즐거움은 단연 보기만 해도 '꺄악' 소리가 절로 나오는 어트랙션(놀이기구)이다. 90초간 숨쉴 틈 없이 이어지는 짜릿함을 선사할 롤러코스터부터 보기만 해도 시원할 후룸라이드 그리고 지구 중력을 2초만에 느껴볼 수 있는 스카이타워 등 22여개의 어트랙션이 방문객을 기다린다. 

로봇을 조정해 볼 수 있는 어린이용 로봇.

여기에 로봇을 테마로 한 세계최초의 로봇 테마파크답게 별자리여행, 어린이 제트, 날으는 로봇, 점핑봇 등 아이들을 위한 어트랙션도 풍성하다. 로봇랜드 관계자는 "아이들이 한 번 발을 들이면 좀처럼 나가려 하지 않는다"며 키드존 내 어트랙션에 강한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키즈용 어트랙션인 어린이대관람차 모습.

이 밖에도 로봇과 인간이 공존하는 문화의 장을 함께 경험해 볼 다양한 공연도 준비돼 있다. 댄서가 되고 싶은 로보와 로미가 '춤은 인간만이 추는 것'이라며 비웃는 비보이들과 벌이는 댄싱 퍼포먼스 '댄싱 위드 로봇'부터 로봇카를 타고 엉뚱한 매력의 로코와 로샤 그리고 현악기 연주자와 댄서가 펼치는 '로미의 버스킹 뮤직박스', 로봇 저글링쇼 '로키, 펑키, 딕키의 저글링 매직쇼' 등 다양한다. 

이번 주말, 어른에게 동심을 아이들에겐 로봇이 주는 꿈과 환상 그리고 다가올 미래 로봇과 공생을 짐작해 볼 수 있게 하는 로봇랜드로 떠나보면 어떨까. 

진해 해양공원 내 짚트랙 출발대에서 바라본 전경.

◆함께 가 볼만한 곳

로봇랜드보다 좀 더 활동적인 여행지를 원한다면 진해 해양공원에 위치한 국내 최장(最長), 최고(最高)를 자랑하는 창원 짚트랙을 타보길 권한다. 

음지도 99m 높이 구구타워 꼭대기 층에서 와이어에 의지해 바다 건너 소쿠리섬까지 무려 1.4km를 날아간다. 시작은 예고 없다. 신체를 짚트랙과 연결하는 하네스를 착용하고 출발 난간 위에 서면 기계 동작과 함께 난간이 스르르 아래로 이동한다. 그리고 '찌이익' 줄 끌리는 소리와 함께 시속 60~80km의 속도감을 온 몸으로 느끼는 1분여의 비행이 시작된다. 청량한 바다 바람을 맞으며 마치 물 위를 날아가는 듯한 착각을 느낄 수 있다. 돌아올 때는 제트보트를 타고 진해 해양공원의 비경을 즐길 수 있다. 

진해의 맛집 선학곰탕집 모습.

허기진 배는 진해의 맛집 선학곰탕에서 달래보길 추천한다. 선학곰탕은 건물 자체가 근대문화재다. 일제강점기 해군병원장이 살던 한옥 기왓집을 곰탕집으로 바꿔 운영 중이다. 진한 국물과 부드러운 수육 맛이 좋다. 여기에 깍두기를 얹어 먹는다면 금상첨화다. 곰탕으로도 다소 허전하다면 주전부리로 한 입 베어 물면 벚꽃 향이 전해지는 진해의 명물 진해제과의 벚꽃빵과 밀크세이크가 딱이다.

오감만족 창원. 가족 여행으로 적극 추천한다. 

베어 물면 벚꽃향이 나는 진해 명물 벚꽃빵.

박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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