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정치적 외풍 없는 차기회장 선출에 갈망 높아
KT 차기 회장 선임 절차 돌입 /사진=연합뉴스

[한스경제=김창권 기자] 황창규 KT 회장이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됨에 따라 KT가 차기 회장 선출을 위한 절차에 돌입한 가운데 KT 내부에서는 외부 인사 등용보다는 내부 인사를 통한 안정적 운영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22일 KT 지배구조위원회는 사외 회장후보자군 확보를 위해 오는 23일부터 내달 5일까지 외부공모 및 전문기관 추천을 받고 있다.

앞서 KT 내부에서는 지난 4월부터 내부 임원 후보를 검토한 상황에서 차기 회장 선임을 위해 외부 후보자 공모에 나선만큼 외부 후보자가 이번에도 영향력을 발휘 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KT는 지난해 정기 주주총회에서 정관 개정을 통해 회장 선임 과정을 지배구조위원회, 회장후보심사위원회, 이사회, 주주총회로 단계화한 바 있다. 또 차기 회장 선임 과정에 ‘IT 분야 근무 경력’이 포함됨에 따라 자격요건도 까다로워 졌다.

이 같은 배경에는 KT가 황 회장을 비롯해 외부 출신이 수장으로 채워지면서 정권 교체시기마다 검찰 수사 등 다양한 외압으로 불명예 퇴진을 한 사례가 비일비재했기 때문이다.

이석채 전 회장 역시 횡령과 배임 등의 혐의로 중도 사퇴했고, 황 회장은 그나마 연임을 완료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최근 검찰 수사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긴 마찬가지다.

이에 KT 내부에서는 정치적 외압을 견딜 수 있도록 내부 인사를 통한 차기 회장 선임을 갈망하고 있는 목소리가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

KT 노조 관계자는 “외부 인사보다는 내부 인사를 통한 개혁이 진행되야 하는 데는 공감하지만 황 회장의 측근들이 다시 자리를 꾀 찬다면 별반 달라지지 않을 것 같다”며 “하지만 최종적으로 후보가 정해지지 않은 만큼 추후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외부 인사 공모에 많은 인물이 거론되는 이유는 KT 회장이 갖는 막강한 경영권 행사에 있다. KT의 주주들을 살펴보면 소액주주가 48.10%로 가장 많고, 국민연금공단(12.30%)과 NTT도코모(5.46%) 등의 순으로 별도의 오너가 없다. 이들은 경영에 관여하지 않는 재무투자자(FI)들로 KT 회장이 경영에 있어 이사회의 견제를 적게 받을 수 있다.

또 KT는 2002년 민영화에 성공하면서 회장에 선출되면 임기 동안 대기업 총수에 버금가는 연봉과 경영 성과를 이룰 수 있다는 점도 높은 평가나 나온다.

현재 내부 후보자로 거론되는 사장급에는 ▲구현모 커스터머&미디어 부문장 ▲이동면 미래플랫폼사업부문장 ▲오성목 네트워크부문장이 꼽힌다. 이외에도 6명의 인물이 하마평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들 3명은 현직에서 주요 직책을 담당하면서도 황 회장의 신임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주요 회장 후보에 속한다. 구 사장은 황 회장 취임 초기 비서실장을 맡았으며 경영지원총괄 등 요직을 거친 인물로 현재 소비자 영업과 IPTV 미디어 부문을 담당하고 있다.

이동연 사장은 5G 서비스와 관련한 연구개발을 통한 ‘기술통’으로 불리며 5G와 AI(인공지능) 등의 미래 사업을 담당했고, 오성목 사장은 지난해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5G 시범 서비스를 성공적으로 개최한 이력이 있다.

다만 이들에 대한 평가가 썩 좋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구 사장은 국회의원 정치자금 후원 의혹을 받고 있고, 오 사장은 KT 아현국사 화재에 따른 책임이 따르는 만큼 이를 어떻게 극복하는지가 관건이다.

한편 KT가 정관 변경을 통해 회장 심사에 대한 절차를 강화해 외부 인사에 대한 검증을 더욱 높이면서 2009년 이후 10년 만에 외부 인사가 아닌 내부에서 회장이 선출될 수 있을지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김창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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