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錢의 전쟁이냐 vs 항공업 노하우냐에 인수전 초점 모아져
사진=아시아나항공

[한스경제=강한빛 기자]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을 둘러싼 안개가 조금씩 걷히고 있다. 제주항공의 모회사인 애경산업이 스톤브릿지캐피탈과 컨소시엄을 구성하며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기 위해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그간 지적되던 자금력이 힘을 받으며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은 애경산업과 미래에셋대우-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의 2파전으로 무게가 기울고 있다.

2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의 모회사 애경그룹은 전날 스톤브릿지캐피탈과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한 본입찰에 각각 전략적 투자자(SI)와 재무적 투자자(FI)로 참여한다고 21일 밝혔다. 인수 본입찰은 내달 7일 예정돼있다.

애경그룹과 스톤브릿지캐피탈의 맞손은 애경의 노하우와 과거 협업이 영향을 미쳤다. 스톤브릿지캐피탈은 “제주항공 경영 성공 노하우를 가진 애경그룹과의 컨소시엄이 아시아나항공 인수 후 국내 항공산업 발전을 이끌 수 있는 최고의 조합”이라고 평가했다. 스톤브릿지캐피탈은 지난 2017년 애경산업 지분 10%를 투자한 경험이 있다.

애경그룹은 "전 세계 항공사 M&A 사례 중 항공사 운영 경험이 없는 회사가 항공사를 인수한 전례가 없다. 제주항공을 보유하고 있는 애경그룹과 아시아나항공의 M&A는 세계적인 트렌드와도 맞다"고 평했다. 애경그룹은 지난달 아시아나항공 인수전 참여와 관련한 입장문에서 항공 운송산업 경험이 있는 유일한 전략적 투자자(SI)라며 제주항공을 국내 LCC(저비용항공사) 1위로 올려놓은 그간의 노하우를 강조했다.

스톤브릿지캐피탈이 백기사로 등장하며 애경그룹은 그간 한계로 지적되던 자금력이 보강됐다는 평가다. 애경그룹이 즉각 조달 가능한 현금과 현금성 자산의 규모는 약 4000억 원으로 분석, 스톤브릿지캐피탈의 자사 운용 규모는 1조 원 이상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인수후보 HDC현대산업개발은 지난달 아시아나항공 매각 예비입찰에 미래에셋대우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했다. 건설업을 넘어 항공산업을 ‘제2의 캐시카우’로 선택한 건 정몽규 회장의 의중이 깔려있다는 분석이다. 유통과 관광사업을 융합해 면세점과 호텔 등 신성장 먹거리 육성에 나서며 사업 다각화를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정 회장은 앞서 삼양식품 주식을 매각해800억원 가량을 확보했다. '조' 단위로 추정되는 아시아나항공 가격에 턱없이 부족하지만 조금이라도 자금이 없어서 인수를 포기했던 앞선 기업의 사례에 비쳐 더 많은 유동성 확보에 나선 것으로 관측된다. 

현대산업개발은 자금력 부문에서 애경산업을 압도한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올해 상반기 말 기준 현금성 자산이 1조6000억 원 수준이라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한 충분한 재원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미래에셋대우는 자기자본만 8조 원에 육박한다.

허희영 한국항공대학교 교수는 “스톤브릿지캐피탈과의 컨소시엄으로 그동안 지적되어온 애경그룹의 자금 문제가 해소됐다는 게 중요하다”라면서 “이로써 애경산업의 인수 의지를 재차 확인할 수 있었다”고 평했다.

그러면서 “항공업항이 워낙 어려워 매각이 내년으로 넘어갈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왔지만, 연내 아시아나매각이 성사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둘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강한빛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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