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1년 동안 491번 처방 받은 사람도 있어…126일은 중복처방
김상희 의원 "과도한 처방 방지 제도 필요"

[한스경제=홍성익 보건복지전문기자] '고유정 사건'으로 일반에 알려진 향정신성의약품 ‘졸피뎀’(Zolpidem, 수면유도제)을 연간 1만정 넘게 처방받은 환자가 있는 것으로 밝혀져 향정신성의약품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는 매일 30정 넘게 복용해도 남는 양이다. 투약이 금지된 소아·청소년 환자들도 최근 1년간 4647명이 졸피뎀을 12만정 정도 처방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김상희 의원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상희 의원(더불어민주당)이 23일 식품의약품안전처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8년 7월부터 2019년 6월까지 국내에서 처방한 졸피뎀은 1억3800만정이 넘고 처방환자 수도 176만명이었다.

처방량과 환자 수를 하루 단위로 계산하면, 하루 4831명의 환자에게 37만8000개 이상 졸피뎀이 처방됐다. 우리 국민 29명 중 1명이 졸피뎀을 처방받은 셈이다.

특히 만 18세 이하는 졸피뎀 투여 금지 대상이지만 지난 1년간 10대 이하 처방 환자는 4647명에 달했다.

10대 환자의 처방량이 많은 30개 의료기관을 확인한 결과, 8개 의료기관이 전체 평균 처방량보다 비슷하거나 많았다.

특히 A병원의 경우 10대 환자 한 명에게 22번의 처방에 거처 554개의 졸피뎀을 처방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A병원의 평균 처방량은 103개로 10대 환자에게 성인 환자 보다 5배나 많은 졸피뎀을 처방한 것이다. 또 다른 병원의 경우 10대 환자 3명에게 총 603개의 졸피뎀을 처방했는데 1인당 201개 졸피뎀을 처방받은 셈이다.

졸피뎀의 경우 다른 마약류의약품보다 부작용이 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부작용이 심한 경우 자살, 자살시도, 자살경향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5년간 졸피뎀으로 인한 부작용은 총 3346명으로 매년 7~800명에게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으며, 그 중 8명이 10대인 것으로 보고됐다. 졸피뎀으로 인한 자살자 수는 7명, 자살시도자는 15명, 자살 경향을 보인 사람은 5명이며 자살을 제외한 부작용으로 사망한 사람은 25명으로 나타났다.

김상희 의원은 “처방량이 가장 많은 10대 환자를 확인한 결과, 1년간 610개 졸피뎀을 처방받았다”며, “과도한 졸피뎀 처방을 방지하는 제도가 필요하다. 부작용으로 많은 환자가 피해를 보고 있는 만큼 식약처가 철저한 관리와 감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이 구축된 지 1년이 지난 만큼 식약처가 책임 있는 자세로 마약류 관리에 만전을 다해야 한다”며 “의사가 환자의 의료쇼핑을 막고 오·남용을 방지할 수 있도록 환자 투약내역을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 마련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의경 식약처장은 “환자가 의료기관을 옮겨 다니면서 처방을 받고 있다. 그래서 지금 마약류관리법을 개정 중에 있다. 개정 내용은 의사가 환자의 투약내역을 파악할 수 있도록 마약류시스템의 고도화 과정에 있어 많은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이번 기회에 의사들 처방자료도 분석하고, 오·남용 기준에 대해 의사협회와 진행 중인 연구용역이 연말에 나올 예정인데 그 기준에 따라 가이드라인 만들고 감시해서 오·남용 방지를 위해 많은 노력을 하겠다”고 답변했다.

홍성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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