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미래먹거리 확보에 소송전도 불사... 총성없는 전쟁 격화
재계, 미래먹거리 확보에 소송전도 불사... 총성없는 전쟁 격화
  • 이승훈 기자, 이정민 기자
  • 승인 2019.10.23 15:1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삼성전자 vs LG전자… SK이노 vs LG화학 공방 치열... "기업간 소모전 자제해야" 지적
삼성전자와 LG전자의 '8K TV'전쟁이 격화되고 있다. /연합뉴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8K TV'전쟁이 격화되고 있다. /연합뉴스

[한스경제=이승훈, 이정민 기자] 재계가 미래 먹거리 확보에 소송전도 불사하고 나서 '총성없는 전쟁'이 확산일로에 놓였다. 특히 기업총수간 합의를 통해 마무리하던 과거 사례와 달리 안면몰수하고 기업이미지 추락도 그다지 신경쓰지 않는 양상으로 '볼썽 사나운' 소송전을 펼치고 있다.

23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최근 연이어 공정거래위원회에 맞제소하면서 ‘8K TV’ 신경전이 격화되는 모양새다. 중국 업체의 LCD TV 시장 장악 등 치열한 글로벌 경쟁 속에서 양사가 미래 프리미엄 시장 선점을 위해 치열한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SK이노베이션과 LG화학도 추가 소송전을 진행 중이다. 미래 자동차 시장을 주도할 전기차 시장의 성장이 예상되면서 전기차 배터리 시장 지배력과 기술 우위 확보에 한 치의 양보도 없는 모습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LG전자가 광고 등을 통해 자사의 QLED TV와 8K 기술에 대해 지적한 것이 '표시광고법과 공정거래법을 위반했다'며 지난 18일 공정위에 신고서를 제출했다.

삼성전자는 LG전자가 최근 공개한 OLED TV 광고에 대해 “블랙 표현이 정확하지 않고, 컬러가 과장될 수 있다”고 주장한 것은 표시광고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삼성전자는 이미 외국에서 QLED 명칭 사용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을 내렸음에도 LG전자가 최근 이를 문제 삼아 공정위에 신고한 것은 삼성 TV의 평판을 훼손하고 정당한 사업 활동을 방해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앞서 LG전자는 지난달 20일 삼성전자의 QLED TV 광고가 '허위 및 과장 광고'라며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한 바 있다. LG전자는 당시 공정위 신고서에서 "QLED TV는 LED 백라이트를 사용하는 액정표시장치(LCD) TV임에도 QLED라는 자발광기술이 적용된 것처럼 소비자를 오인하게 하는 허위과장 표시 광고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주장했다.

양사의 ‘8K TV’전쟁은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인 ‘IFA 2019’에서 시작된 비방전이 비교시연, 설명회에 이어 최근 공정위 공방까지로 확대된 것이다. 일각에서는 양사의 계속된 신경전에 대해 가뜩이나 어려운 통상 환경에서 국내 업체끼리의 불필요한 '소모전'이라는 비판도 나왔다. 하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세계 TV·가전 시장에서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두 회사의 '자존심 대결'이 걸린 만큼 당연한 경쟁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중국 업체가 LCD TV 시장을 장악하면서 마지막 남은 프리미엄 시장을 차지하기 위한 양사의 분쟁이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최근 삼성전자와 LG전자의 '8K 기싸움'은 미래에 대비해 시장을 선점해야 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해석했다.

SK이노베이션과 LG화학의 '배터리 소송전'이 격화되고 있다. /연합뉴스
SK이노베이션과 LG화학의 '배터리 소송전'이 격화되고 있다. /연합뉴스

전기차 배터리 시장을 놓고 경쟁하고 있는 SK이노베이션과 LG화학도 상대를 대상으로 한 배터리 관련 추가 소송을 제기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22일 LG화학을 피고로 서울중앙지방법원에 '2차 소송 취하 및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이 제기한 소송의 '2차 소송'은 LG화학이 지난달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와 델라웨어주 연방지방법원에 제기한 분리막 특허침해 소송이다. 원고는 SK이노베이션과 배터리 사업 미국 법인인 SKBA(SK Battery America, Inc.), 피고는 LG화학이다.

SK이노베이션은 국내 법원에 소송을 내면서 "2014년 두 회사가 2차전지 핵심 소재 중 하나인 분리막 특허를 두고 체결한 "쌍방 부제소 합의"를 LG화학이 파기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LG화학은 "당시 합의는 국내 특허에 한정된 것에다가 미국에서 제기한 2차 소송에서의 특허는 국내 특허와 다르기 때문에 합의 대상도 아니다"고 반박을 내놨다.

또 SK이노베이션은 LG화학이 합의 위반으로 손해배상을 입었다며 SK이노베이션 5억원, SKBA 5억원 등 총 10억원을 청구했다. 소 취하 청구 판결 후 10일 이내에 LG화학이 미국 소송을 취하하지 않으면 취하할 때까지 지연손해금 명목으로 SK이노베이션과 SKBA에 매일 5000만 원씩 추가 지급하도록 청구했다.

LG화학은 '특허 독립', '속지주의' 등 원칙을 제시하며 "합의 범위를 한국특허로 한정시킨 이유는 국가마다 특허의 가치가 다르게 평가될 수 있으며 침해나 무효판단의 기준 또한 다를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LG화학은 "9월에 ITC에 제기한 특허침해 소송은 과거 한국에서의 소송 대상과 권리의 범위부터 다른 별개의 특허"라면서 "이를 같은 특허라고 주장하는 것은 특허 제도의 취지나 법리를 전혀 이해하지 못한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LG화학이 미국에서 제기한 1차 소송(영업비밀 침해)과 관련해 미국 ITC는 SK이노베이션이 관련 문서를 제출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최근 포렌식(디지털 정보 복구) 조사 명령을 내렸다. 이에 따라 SK이노베이션은 LG화학 측 포렌식 전문가가 참가한 가운데 디지털 정보 복구 절차를 밟은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