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갤러리들이 일제히 도열... 세계랭킹 1위 고진영의 품격
[현장에서] 갤러리들이 일제히 도열... 세계랭킹 1위 고진영의 품격
  • 부산=박종민 기자
  • 승인 2019.10.24 16:04
  • 수정 2019-10-24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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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진영이 도열한 갤러리들 사이로 걸어나가고 있다. /박종민 기자
고진영(왼쪽에서 3번째)이 도열한 갤러리들 사이로 걸어나가고 있다. /박종민 기자

[한국스포츠경제=박종민 기자] 24일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총상금 200만 달러) 1라운드가 열린 부산 기장군 LPGA 인터내셔널 부산(파72) 10번홀(파4) 티박스 인근. 좀처럼 보기 힘든 광경이 연출됐다.

수십 명의 갤러리들은 두 줄로 도열했다. 이유는 세계랭킹 1위 고진영(24)을 맞이하기 위해서였다. 티박스에 들어가기 전이라 갤러리들은 휴대전화 카메라를 대기시켜놓고 고진영을 기다렸다. 잠시 후 고진영은 도열한 갤러리들을 보고 부끄러운 듯 고개를 살짝 숙이고 미소를 지으며 티 박스를 향해 걸어 갔다. 갤러리들은 “파이팅 고진영”을 외치며 열렬히 응원했다.

조금 전까지 부끄러워했던 고진영은 티 박스에 올라 드라이버를 잡자 표정과 태도가 돌변했다. 자신감과 승부욕 넘치는 눈빛으로 공에 시선을 집중했다. 강하고 정확하게 공을 치차 갤러리들은 “굿 샷!”이라며 환호했다. 그는 갤러리들의 응원을 등에 업고 이 홀에서 버디를 낚았다.

최혜진(20), 재미 동포 다니엘 강(27)과 함께 플레이 한 고진영은 이날 버디만 5개를 잡아내며 5언더파 67타를 기록했다. 순위는 공동 2위다. 단독 선두인 호주 동포 이민지(6언더파 66타)와는 불과 1타 차이다. 고진영에게 이번 대회의 의미가 남다르다. 이번 대회 결과에 따라 LPGA 올해의 선수상 수상을 확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LPGA에 따르면 우선 올해의 선수 포인트는 대회 우승자에게 30점, 준우승자에게는 12점이 주어진다. 이어 3위(9점), 4위(7점), 5위(6점), 6위(5점), 7위(4점), 8위(3점), 9위(2점), 10위(1점) 순이다.

24일 오전 부산 기장군 LPGA 인터내셔널 부산에서 열린 LPGA BMW 챔피언십 대회 1라운드에서 고진영이 1번홀 티샷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24일 오전 부산 기장군 LPGA 인터내셔널 부산에서 열린 LPGA BMW 챔피언십 대회 1라운드에서 고진영이 1번홀 티샷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고진영은 올해의 선수 포인트 239점으로 1위에 올라 있다. 2위 이정은(23)은 123점을 기록 중이다. LPGA 관계자는 “두 선수 간의 점수 차이는 116점이다”라며 “현재 이 대회를 포함해 4개 대회가 남았는데 2위 이정은이 모두 우승한다는 가정을 하면 120점을 더 획득할 수 있다. 그러면 이정은은 243점이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진영이 이번 대회에서 6위를 하면 5점을 딸 수 있고, 합계 244점이 되기 때문에 이정은의 남은 성적과 관계없이 올해의 선수상을 확정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고진영은 상금(267만5359달러)과 평균최저타수(68.901타)에서도 1위를 달리고 있어 올 시즌 LPGA 투어 주요 부문 타이틀 싹쓸이가 가능한 상황이다.

한편 대회 현장에선 갤러리들의 카메라 셔터음 단속이 다른 대회들보다 유난히 엄격하게 이뤄졌다. 보안 요원은 “선수가 샷을 시작합니다”라는 구호와 함께 카메라를 들고 있는 갤러리들을 향해 “휴대전화를 아예 내리세요”라고 힘주었다. 선수 곁에 있는 외국인 캐디들도 선수가 샷을 하기 직전 갤러리들의 휴대전화 카메라를 단속했다. 이날 현장에선 세계랭킹 1위 고진영의 품격을 확인할 수 있었던 동시에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갤러리 관전 문화를 다시 생각해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