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우브가 함께한 '메이크 잇 라잇' 표지.

[한국스포츠경제=정진영 기자] 최근 미국 대세 팝 가수 라우브가 방탄소년단과 컬래버, '메이크 잇 라잇'을 18일 발매했다. '메이크 잇 라잇'은 방탄소년단이 지난 4월 발매한 앨범 '맵 오브 더 소울: 페르소나'에 수록된 노래. 미국에서 차세대 스타로 꼽히는 싱어송라이터 겸 프로듀서 라우브는 가사 일부를 직접 쓰고 피처링에 참여, '메이크 잇 라잇'을 새롭게 풀어냈다.

이런 식의 작업은 앞서도 있었다. 할시, 에드 시런, 니키 미나즈, 체인스모커스, 스티브 아오키 등 많은 스타들이 앞서 방탄소년단과 협업을 진행했다. 팝과 K팝의 경계를 넘어 컬래버레이션하는 뮤지션들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 세계 팝 시장을 선도해 가는 메이저 팝 스타들은 왜 K팝에 러브콜을 보내는 걸까.

■ 파급력 엄청난 'K팝 코인'

자본주의 시장에서 돈이 모이는 곳에서 활발하게 비즈니스가 일어나는 건 자연스런 일이다. 최근들어 부쩍 활발해진 팝과 K팝의 협업 역시 마찬가지다. 글로벌 팝 시장에서 최근 K팝 만큼 뜨거운 장르는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K팝은 아시아는 물론 미주, 유럽 등 다양한 문화권에 소구 가능하고 열정적인 팬덤을 기반으로 한다. K팝과 손을 잡는 건 이렇게 열정적인 세계 곳곳의 팬들에게 자신의 음악을 들려줄 수 있다는 걸 의미한다.

라우브.

실제 라우브가 재해석한 '메이크 잇 라잇'은 빌보드의 메인차트 가운데 하나인 핫 100에 95위로 진입했을 만큼 발매 때부터 인기가 높았던 곡이다. 빌보드의 메인차트에 오른 곡을 작업하는 건 어떤 뮤지션에게나 매력적인 일임에 분명하다.

K팝 시장에 손을 내민 팝 스타들은 이 외에도 더 있다. '그래미 어워즈'에 노미네이트 될 만큼 세계적인 R&B 뮤지션 갈란트는 지난 해 그룹 몬스타엑스와 미니 다큐멘터리 '내 이름을 부를 때'를 함께 찍었다. 이들은 지난 해 8월 몬스타엑스의 월드투어 미국 공연 기간에 만나 서로의 음악과 문화에 대한 대화를 나눴고, 몬스타엑스의 '아름다워'를 어쿠스틱 버전으로 편곡해 함께 불렀다. 갈란트는 앞서 지난 2017년 타블로, 에릭남과 함께 '케이브 미 인'이라는 노래를 작업하기도 했다.

블랙핑크의 경우 둥 리파의 앨범 '두어 리파'에 담긴 '키스 앤드 메이크업'이라는 노래를 함께 작업했는데, 파트가 단순 피처링이 아닌 듀엣 수준이라 화제가 됐다. 또한 이 노래에는 블랙핑크가 가창한 한국어 가사 부분이 상당히 많이 삽입돼 있기도 하다. 이 노래는 발매 당시 인도네시아, 필리핀, 베트남, 싱가포르 등 21개국의 아이튠즈 차트에서 1위를 차지했다.

두아 리파(가운데)와 블랙핑크 제니(왼쪽), 리사.

■ 글로벌 스탠다드와 발맞춰 가는 K팝

K팝의 이 같은 약진은 꾸준히 글로벌 스탠다드를 추구한 결과라 할 수 있다. 특히 동방신기, 소녀시대, 엑소 등 굵직한 아이돌 스타들을 보유한 SM엔터테인먼트의 경우 해외 팝 시장에서도 소구할 수 있을만한 노래를 앨범에 싣기 위해 해외에서 곡을 많이 수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산하 레이블인 레이블 SJ 소속인 슈퍼주니어의 신곡 '슈퍼 클랩'과 샤이니, 엑소, NCT, 웨이션브이 멤버들이 참여한 프로젝트 그룹 슈퍼엠의 '쟈핑' 등 최근 컴백하는 SM엔터테인먼트 소속 그룹들의 타이틀은 많은 경우 해외 작곡가들의 곡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가사가 한국어일 뿐이지 사실상 팝과 K팝은 굉장히 유사하다. 때문에 컬래버레이션도 한층 수월하게 이뤄질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K팝 그룹이 영어는 물론 여러 국가의 언어를 구사할 수 있는 다국적 멤버들로 구성된 글로벌 그룹이 됐다는 점도 눈여겨 볼 만 하다. 갈란트, 타블로, 에릭남이 함께한 '케이브 미 인'의 경우 가사가 전부 영어다. 타블로, 에릭남이 영어가 유창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 웬디와 존 레전드가 함께 부른 '리튼 인 더 스타즈' 역시 영어 곡이다. 웬디는 영어권 국가인 캐나다에서 오래 생활했다.

슈퍼엠.

세계적인 음악 레이블 캐피톨 뮤직 그룹은 실제 K팝의 가능성을 보고 먼저 SM엔터테인먼트에 손을 내밀어 'K팝 어벤져스'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이를 통해 탄생한 그룹 슈퍼엠은 무려 6개 국어가 가능한 글로벌 그룹이다. SM엔터테인먼트의 이수만 회장은 그룹 론칭을 알리며 "동양과 서양이 만나 하나 되는 새로운 세계, 컬쳐 유니버스가 이제 시작됐다"고 예고했다.

사진=빅히트 엔터테인먼트, Lauren Dunn 제공, 블랙핑크 공식 인스타그램, SM엔터테인먼트 제공

정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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