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분양가상한제 따른 공급부족론 되례 매수세 키워
청약·매매 시장 뛰어들어…서울 외에도 수도권까지
서울 아파트 단지 전경./사진=연합뉴스

[한스경제=황보준엽 기자] 전세시장에서 예상과는 다른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분양가 상한제 혜택을 보려는 청약 대기 수요가 늘면서 전세 거래량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지만, 실제로는 서울 전세 거래량은 3개월째 하락세를 기록 중이다. 당분간 신축 공급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데다, 양도세 비과세 혜택을 받으려면 2년 이상 실거주 해야하는 등 규제가 강화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27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 부동산거래현황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전체 전세 거래량이 전년 동월(1만1354건) 대비 72% 가량 줄어든 3116건에 그쳤다.

서울 내에서 가장 많은 대기수요를 보유하고 있다는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도 예외는 아니었다. 강남구는 정부가 분양가 상한제 발표한 8월에도 679건으로 감소하기 시작하더니 9월 409건에서 이달 244건으로, 서초구는 8월 거래량(533건)은 전월과 동일했으나 9월들어 275건으로 급감했다. 이달은 166건을 기록 중이다. 송파구 역시 8월부터 거래량이 줄어들기 시작했다. 7월 763건에서 8월 660건으로 줄더니 9~10월 399건, 235건을 각각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로 인해 공급 위축 우려가 커지자 수요자들이 대기하기 보다 분양 물량이 나오는 족족 뛰어들거나 매매로 눈을 돌리면서 나타난 결과라고 분석했다. 수요자들이 분양가상한제 이후 나올 물량을 기다리기 보다 '지금 당장' 신축을 구해야한다는 인식이 강해졌다는 것이다.

서울을 비롯해 수도권 지역에서는 청약 경쟁률이 수백대 1까지 치솟으며 청약 광풍이 불고있다. 지난해에는 단 한건도 없었던 세 자릿수 경쟁률을 기록한 단지가 올해는 벌써 세 곳이나 나왔다. 3기 신도시로 매수세가 얼어 붙었던 인천 검단신도시 역시 최근 미분양을 다수 털어내며 반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태섭 주택산업연구원 연구실장은 "분양가상한제 발표 이후 오히려 공급부족론이 우세하면서 매입 증가와 매매가 증가가 계속되고 있다"며 "본격적으로 지역이 정해지고 적용지역이 광역적이라면 전세에 영향이 있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크게 영향이 없을 듯 하다"고 말했다.

더욱이 정부가 양도소득세 등 비과세 혜택을 줄이기로 한 것도 전세거래량을 줄이는 데 일조했다는 분석이다. 애초 1주택을 2년 이상 보유만했을 때도 양도소득세 비과세 혜택을 부여했었지만, 이제는 해당 주택에서 2년 이상 실거주를 해야만 1세대 1주택 비과세 규정을 적용받을 수 있다. 결국 원래라면 주택을 시장에 공급해야 할 이들이 매물을 풀지 않게 됐고, 매물 부족으로 거래량이 줄어들었다는 얘기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비과세 혜택 부여 기준을 강화하면서 시장에 매물이 줄어 거래량이 감소한 것이 아닐까 추측된다"며 "이렇게 되면 매물이 부족해져 가격은 또 오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황보준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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