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627일만에 법정에 모습... "많은 분들께 심려끼쳐 송구" 입장 밝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파기환송심 첫 공판에 출석하며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스경제=(서초)이승훈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집행유예로 풀려난지 627일만에 법정에 모습을 드러냈다. 재계 안팎에서는 불확실한 국내외 경제 상황에서 국내 최대기업 총수의 구속 여부에 초미의 관심을 두고있다.

이재용 부회장은 25일 오전 9시 29분께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 첫 공판을 위해 법원에 출석했다. 

이 부회장은 심경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많은 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려서 대단히 송구스럽게 생각하고 있다"며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뇌물 인정 액수가 올라가 형량이 바뀔 수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 "등기이사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는데 재판에 따라 경영활동 계획이 바뀌느냐" 등의 추가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이 부회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비선 실세' 최순실 씨 측에 뇌물을 준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 됐다.

그는 지난해 2월 항소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고 석방됐으나, 올해 8월 대법원이 뇌물액을 추가로 인정해야 한다는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내 2심 재판을 다시 받게 됐다.

대법원은 1심과 2심의 판단이 엇갈렸던 말 3마리 값 34억 원과 동계스포츠영재센터 지원금 16억 원을 뇌물로 결론짓고 사건을 돌려보냈다. 횡령액 50억이 넘으면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을 받게된다.

재판부의 작량감경 적용 여부에 따라 집행유예가 가능한 선고형량이 결정되기 때문에 치열한 법리 공방이 예상된다.

여기에 글로벌 경기침체와 기업 경영 환경이 악화되는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도 변수다. 경제가 날로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대표 기업 총수를 인신 구속하는 것에 대한 우려가 커질 수 있다.

아울러 재계안팎에서는 어려워진 경영 환경으로 기업들의 투자가 위축되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최대 기업인 삼성의 총수 구속으로 투자 집행 속도가 저하될 경우 국내 경제 전반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이 커질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

삼성은 지난해 8월 2020년까지 3년간 180조원 투자 및 4만명의 대규모 인력을 채용하겠다고 발표했다. 또 삼성전자는 지난 4월 시스템 반도체 육성을 위해 10년 동안 133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고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10일 충남 아산 탕정공장에 13조원 규모의 차세대 디스플레이 신규투자를 하겠다고 발표했다.

재계 한 관계자는 "국내외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기업들의 투자가 위축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라며 "글로벌 경영 행보를 펼치며 위기를 타개하려고 하는 기업인들의 발목을 잡는 일은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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