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회장, "협력·성장 생태계 만들자" 강조... SKT·카카오, ICT '맞손'
최태원 회장, "협력·성장 생태계 만들자" 강조... SKT·카카오, ICT '맞손'
  • 김창권 기자
  • 승인 2019.10.28 17:00
  • 수정 2019-10-28 17: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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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5G 등 양사 기술, 플랫폼 및 서비스 협력
시너지 협의체 통해 구체적 협력 사항 논의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오른쪽)와 유영상 SK텔레콤 사업부장이 3000억 원 규모의 주식을 교환하고, 미래ICT분야에서 사업 협력을 추진하는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사진=카카오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오른쪽)와 유영상 SK텔레콤 사업부장이 3000억 원 규모의 주식을 교환하고, 미래ICT분야에서 사업 협력을 추진하는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사진=카카오

[한스경제=김창권 기자] 최태원 회장은 28일 서울 광진구 워커힐에서 개최된 SK ICT 테크서밋에 참석해 “SK와 외부 파트너들이 공유하는 인프라로 만들어 협력과 성장의 기회를 창출하는 생태계를 만들자”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또 “기술 공유 및 협업이 일상적으로 이뤄질 때 우리의 고객을 만족시킬 수 있고 이를 통한 사회적 가치 창출이 가능할 것”이라며 “SK 구성원과 고객을 위한 더 큰 행복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 회장의 주문에 따라 SK텔레콤이 이날 미래 ICT분야 사업과 관련해 카카오와 손을 맞잡았다. 협력과 성장의 기회를 창출하는 생태계 조성을 위해 SK텔레콤과 카카오가 손을 맞잡은 셈이다. 사회적 가치창출을 위해 SK텔레콤과 카카오는 한발 더 나아가 3000억원 규모의 상호주식까지 맞교환 하는 파격적인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구체적으로는 SK텔레콤이 3000억 원 규모의 자기주식을 카카오에 매각하고, 카카오는 신주를 발행해 SK텔레콤에 배정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SK텔레콤은 카카오 지분 2.5%를, 카카오는 SK텔레콤 지분 1.6%를 보유하게 된다.

특히 단일 영역에서의 양해각서(MOU) 체결과 달리 이번 협력은 지분 교환까지 동시에 이뤄져  보다 전 방위적인 파트너십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사업과 서비스뿐 아니라 R&D 협력까지 분야가 총 망라된 규모다.

지속적인 협력 구조를 만들기 위해 SK텔레콤과 카카오는 ‘시너지 협의체’를 신설, 사업 협력을 구체화하기로 했다. 시너지협의체는 유영상 SK텔레콤 사업부장과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가 대표 역할을 수행하기로 했다. 유 사업부장과 여 대표는 정기 미팅을 통해 상호 협력 사항에 대한 의사 결정을 진행한다.

양사는 이번 전략적 파트너십 체결을 통해 통신·커머스·디지털 콘텐츠·미래 ICT 등 4대 분야에서 긴밀한 협력을 추진키로 했다. 우선 국민 메신저인 카카오톡과 5G 선도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의 서비스 역량을 결합해 이동통신 서비스 전반에 걸친 고객 경험을 혁신할 계획이다. 카카오의 플랫폼에 SK텔레콤의 이동통신 서비스 이용 및 혜택 등이 결합되면 강력한 서비스 혁신이 가능하고, 고객의 편익이 극대화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파트너십 체결을 이끈 카카오 배재현 투자전략담당 부사장은 “최소 1년 이상 상호 지분을 보유하는 동안 속도감 있게 구체적인 사업 협력안을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협약을 통해 SK텔레콤과 카카오는 국내 최고 수준의 기술과 플랫폼, 서비스 역량을 결합해 새로운 미래 성장 동력을 발굴하고, ICT 산업 발전에 기여해 국민 생활 편의를 증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한민국 ICT 생태계 혁신 가속화… 통신·커머스·디지털 콘텐츠 등 강화

최근 ICT산업의 국가·사업 간 경계가 무너지면서 국내 역시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이에 SK텔레콤과 카카오는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대승적인 차원에서의 ‘개방과 협력’이 필요하다는 데 뜻을 같이 했다.

SK텔레콤은 통신과 서비스, 카카오는 플랫폼과 콘텐츠 영역에서 국내 최고의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양사 간의 협력이 대한민국 ICT의 지형을 바꾸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포부다.
양사는 최근 5G를 기반으로 AI, 커머스, 콘텐츠 등 다양한 분야에서 변화가 촉발되고 있는 만큼, 이번 파트너십 체결을 통해 5G 시대 ICT 생태계 선도를 공고히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서비스 이용 및 혜택 등에 카카오의 플랫폼이 결합되면 강력한 서비스 혁신이 가능하며, 이를 통해 고객의 편익이 극대화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향후 양사는 5G에 맞는 특화 서비스에 대해서도 공동으로 협력할 계획이다.

우선 통신 분야에서는 5G 선도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과 국민 메신저인 카카오톡의 서비스 역량을 결합한다. 또 커머스 분야에서는 양사협력을 통해 고객에게 새로운 쇼핑 경험을 제공하는 방향으로 서비스를 강화해 나간다.

디지털 콘텐츠 분야에서는 SK텔레콤의 미디어 플랫폼과 카카오가 보유한 IP(지식 재산권) 및 콘텐츠 제작 역량을 결합해 경쟁력을 강화한다. 미래 ICT 분야에서는 AI, IoT, 금융 등 영역에서 양사의 기술 및 서비스 간 중장기적인 협력을 추진하기로 했다.

SK텔레콤과 카카오의 지분 교환 구조 /사진=SK텔레콤, 카카오
SK텔레콤과 카카오의 지분 교환 구조 /사진=SK텔레콤, 카카오

SK텔레콤 기존 사업 경쟁력 잃고 카카오에 전적의존 가능성도 제기

SK텔레콤이 그동안 펼쳐왔던 다양한 플랫폼 서비스사업이 자칫 경쟁력을 잃고 카카오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구조로 변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SK텔레콤은 그동안 각각의 서비스플랫폼을 통해 카카오와 경쟁을 벌여왔는데 사업협력 구도가 확정돼 전방위적인 협력이 펼쳐지게 되면 SK텔레콤이 갖춘 고유사업이 훼손될 수도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SK텔레콤이 카카오와 경쟁을 펼치고 있는 영역은 ▲음원서비스 ‘플로’ ▲지도앱 ‘T맵’ ▲포털 ‘네이트’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서비스플랫폼은 카카오의 ‘멜론’, ‘카카오T’, ‘다음’ 등 서로 겹치는 부분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SK텔레콤은 선의의 경쟁을 이어가면서도 협력할 부분은 별도로 협의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예를 들어 카카오톡 플랫폼을 통해서 SK텔레콤의 고객 응대 서비스를 이어가는 등 다른 사업들에 대해서 확대방안을 모색하고 향후 서로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발전시키겠다는 얘기다.

유영상 SK텔레콤 사업부장은 "카카오와의 이번 파트너십은 미래 ICT의 핵심이 될 5G, 모바일 플랫폼 분야의 대표 기업이 힘을 합쳐 대한민국 ICT 생태계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중요한 출발점이 될 것”이라며 “국내 ICT 산업 전반과 고객 모두에게 도움이 되고 국내 ICT 기술과 서비스 수준을 한 단계 높이는 기회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는 “이번 파트너십을 통해 국내 ICT 대표기업인 양사가 글로벌 업체와 견줄 수 있는 경쟁력을 확보하고 이용자들에게 새로운 경험과 가치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대한민국 ICT 생태계 혁신을 가져올 수 있도록 긴밀히 협력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SK텔레콤, 5G통신 인프라 구축에만 집중할 듯

SK텔레콤은 카카오와의 협력을 통해 5G통신 인프라 구축에 집중하고 5G관련 플랫폼은 협력을 통해 풀어내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SK텔레콤은 5G인프라 구축을 위해 지난해 2조1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한 데 이어 올해 3조원 규모를 투자했다. 설비투자액(CAPEX)에 천문학적인 소요자금이 필요해 하나금융 지분까지 매각해 사업비를 조달하고 있는 상황에서 각종 서비스 플랫폼 구축을 위해 추가비용을 들여서까지 플랫폼 사업을 확대할 수는 없지 않겠냐는 게 SK텔레콤의 입장인 것으로 관측된다.

최태원 회장이 주창해 온 ‘사회적 가치’와 ‘따로 또 같이’라는 경영철학과도 일맥상통한다는 점에서 기존의 잘하고 있는 기업과 협력을 이끌어 낸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 플랫폼이 확산되기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SK텔레콤은 지도앱에서 T맵이 카카오네비를, 음원서비스 멜론을 매각하기전부터 이를 뛰어넘거나 비슷한 실적을 보여줬다.

지도 서비스도 카카오가 보다 사용자 중심으로 플랫폼을 바꿔나가면서 최근에는 카카오T를 사용하는 이용자가 급증하는 추세다. 여기에 더해 각종 교통관련 서비스 플랫폼이 카카오의 서비스를 사용하고 있어 후발주자가 따라잡기에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플랫폼업계 관계자는 “네이버나 카카오다음 급의 포털플랫폼을 새롭게 만들어 내는 게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며 “새로운 서비스와 마케팅을 진행하기보다는 기존의 사업자와 협력을 이뤄내는 게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SK텔레콤 입장에서도 자회사였던 SK커뮤니케이션즈의 네이트를 다시 회생시키기까지는 수백에서 수천억원의 마케팅 비용이 소요되기 때문에 카카오를 낙점한 것이라는 시장의 관측이다. 업계 관계자는 “SK텔레콤이 그동안 준비해 온 플랫폼 사업을 카카오와 협력모델로 새롭게 일구겠다는 포석인 것 같다”며 “기존 사업을 잘 정비해 새롭게 재편하는 모습도 목격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