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급변화는 환경...사업다각화 '필수'
신일 반려동물 전용 욕조 ‘스파&드라이’. /신일산업 제공

[한스경제 이승훈 기자] 수년 동안 한 우물을 파며 탄탄한 입지를 다져온 토종 장수기업들이 신사업 개척에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대표 상품 하나로 성공할 수 있었던 과거와 달리 급변하는 최근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사업 다각화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는 분석이다.

선풍기로 유명한 회사가 반려동물 가전을 출시하는가 하면, 볼펜 업계를 선도하던 기업이 화장품 시장에 진출하는 등 업종을 뛰어넘는 파격적 변신이 눈길을 끈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주방용품업체 PN풍년은 최근 별도의 사업부와 전문 상담시스템을 구축하고 렌털 사업에 진출했다.

올해 창립 65주년을 맞은 풍년은 1970년대 개발한 압력밥솥으로 국내 밥솥 시장을 주도해온 업체로 중소벤처기업부에 의해 제1회 명문 장수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PN풍년은 렌털사업을 위해 최근 주방가전의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은 전기레인지로 출사표를 던졌다. 앞으로 주방용품 기술과 노하우를 접목한 다양한 소형 주방가전 제품을 선보여 렌털사업을 강화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PN풍년 관계자는 "주방용품 브랜드로서 정체성은 유지하면서 신사업을 발굴해 균형적인 발전과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창업 60주년을 맞은 국내 선풍기 1위 업체 신일산업은 새 브랜드 '퍼비'를 내놓고 펫 가전 시장을 공략에 나섰다.

퍼비는 반려동물 목욕과 마사지, 드라이가 가능한 '스파 앤드 드라이'를 비롯해 자동 발 세척기와 항균 탈취 스프레이 등 16개 상품군을 보유하고 있다.

신일산업은 본격적인 종합가전기업으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선풍기와 서큘레이터, 전기히터 등 계절 가전을 넘어 스팀다리미, 소형 냉장고, 공기청정기 등 가전 전반으로 제품군을 확장하고 있다. 여기에 보급형 의류 관리기, 중소형 TV도 개발 중이다.

이를 위해 올해 초 새로운 브랜드 이미지를 선보였으며 내년에는 신일산업에서 신일전자로 새로운 회사명으로 다시 출발한다.

지난 1967년 설립한 문구업체 모나미는 화장품 시장 진출을 앞두고 있다. 이를 위해 관련 조직을 신설하고 연구원도 모집하는 중이다.

모나미는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문구 시장 위축이라는 구조적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그동안 쌓아온 색조 및 사출 금형 기술을 화장품에 활용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지난 2015년 아모레퍼시픽의 편집숍 아리따움과 협업해 네일 전용펜을 출시한 경험도 있다.

모나미는 우선 펜 타입 화장품인 아이라이너와 틴트, 네일 등 색조 제품을 출시하고,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제조자개발생산(ODM) 등 방식으로 시장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렇게 특정 제품에 의존도가 높았던 업체들은 그동안 쌓아온 기술과 노하우를 새로운 시장에 잘 적용할 수 있을지가 재도약의 관건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장수기업들은 오랜 업력과 충성도 높은 고객층이 있는 만큼 새로운 사업에서도 저력을 발휘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고 말했다.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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