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카 세리머니' 비화부터 오재일 자동차까지…두산 우승 뒷얘기
'셀카 세리머니' 비화부터 오재일 자동차까지…두산 우승 뒷얘기
  • 고척=이정인 기자
  • 승인 2019.10.28 17:07
  • 수정 2019-10-28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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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혁. /OSEN
우승한 뒤 기쁨을 나누는 배영수와 박세혁. /OSEN

[한국스포츠경제=이정인 기자] “아버지에게 떳떳한 아들이 된 것 같아서 기뻐요.”

두산 베어스 안방마님 박세혁(29)은 올 시즌 ‘다 가진 남자’가 됐다.  풀타임 주전 포수로 치른 첫 시즌에 국가대표, 한국시리즈(KS) 우승, 그리고 통합우승 포수라는 타이틀까지 목표로 했던 것들을 모두 이루며 야구인생 최고 시즌을 보냈다.

지난해까지 양의지에 그늘에 가려 백업에 머물렀던 그는 올해 한국시리즈에 주전포수로 나서 4경기 타율 0.417(12타수 5안타) 4타점 3득점으로 맹활약하며 팀의 통합 우승을 이끌었다. 자연스럽게 관심은 사상 첫 부자(父子) KS MVP 탄생 여부에 쏠렸다. 박세혁의 아버지 박철우(55) 두산 2군 감독은 1989년 KS MVP에 오른 바 있다. 

사실 박세혁은 MVP 수상 직전까지 갔다. 4차전 9회를 앞두고 실시간 기자단 투표에서 MVP로 뽑혔다. 그러나 9회말 2사 2루에서 허경민의 실책으로 동점이 되면서 박세혁의 MVP는 없던 일이 됐다. 결국 최종 투표 결과 시리즈 MVP는 오재일(33)에게 돌아갔다. 사상 첫 부자 MVP의 영광을 눈앞에서 놓쳤지만, 전혀 아쉬워하지 않았다. 박세혁은 "부자 MVP는 마음 한구석에 둘 생각"이라며 "부자 골든글러브도 해 보고 싶은 마음이 있다. 아버지 이름에 누가 되지 않도록 야구를 더 잘하고 싶다"고 환하게 웃었다. 

불혹을 앞둔 베테랑 배영수(38)는 우승 복을 타고난 선수다. 우승 반지를 한 번도 껴보지 못하고 현역에서 물러난 슈퍼스타들이 많지만, 그는 올해 개인 8번째 우승 반지를 꼈다. 여기에 우승 한국시리즈의 피날레를 장식하는 영광까지 누렸다. 김태형(52) 감독과 주심의 마운드 방문 횟수 착각 해프닝 덕에 얼떨결에 연장 10회말 등판했다.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의 관록을 보여주며 0.2이닝 무실점으로 시리즈 마지막을 화려하게 장식했다. 

KS에만 25차례 등판해 최다 출전 기록을 가진 배영수는 이날 역대 KS 최고령(만 38세 5개월 22일) 세이브 기록도 새로 썼다. 우승 뒤 “솔직히 어젯밤에 마무리투수로 등판하는 상상을 했다”면서 “하늘이 도운 것 같다. 이제 양손에 우승 반지를 가득 낄 수 있다. 더는 못 낄 정도로 우승 반지를 모으니까 더 기분 좋다”며 감격의 소감을 밝혔다.

MVP 부상으로 자동차를 받은 오재일. /OSEN
MVP 부상으로 자동차를 받은 오재일. /OSEN

배영수가 우승 복을 타고났다면 오재일은 자동차 복(?)을 타고났다. KS MVP에 뽑힌 오재일은 부상으로 KIA 자동차 최신형 스팅어 승용차까지 손에 넣은 기쁨을 누렸다. 그는 지난 2016년 KIA 타이거즈와 KS 1차전에서 외야 우중간을 넘기는 아치를 그렸다. 기아자동차 홈런존에 공을 꽂아넣으며 3900만 원 상당의 KIA 자동차 스팅어 드림 에디션을 받은 바 있다.

오재일은 우승 뒤 인터뷰에서 자동차 관련 질문을 받자 “어떻게 쓸지 고민해 보겠다”고 웃었다. 옆에 앉아 있던 오재원이 "야! 기부해, 기부"라고 말하자 "무슨 기부요…"라고 말끝을 흐려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우승 뒤 '셀카 세리머니'를 하고 있는 김태형 감독과 두산 선수들. /OSEN

이번 한국시리즈의 단연 화제는 두산 선수들의 '셀카 세리머니'였다. 두산 선수들은 안타를 치고 나가거나 승리를 하면 마운드에 모여 한 손을 들어올려 휴대폰으로 자신의 얼굴을 사진 찍는 동작을 취했다. 세리머니 탄생 비화가 재미있다. 이 세리머니는 선수단 공모를 거쳐 탄생했다. 주장 오재원(34)이 10만 원의 상금을 걸었고, 젊은 선수들이 공모전에 참가했다. 선수단 투표 결과 셀카 세리머니가 압도적인 지지로 선정됐다. 그런데 정작 셀카 세리머니의 창시자인 서예일(26)은 일본 교육리그에 참가해 KS에 함께하지 못했다. 두산 유격수 김재호는 "젊은 선수들이 여러 아이디어를 냈다. 두 손으로 'ㅋ' 표시를 하는 동작도 있었다. 셀카 세리머니는 '이 순간을 기억하자'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화제가 될 줄 몰랐는데 팬들이 좋아해 주시니 선수들도 뿌듯했다"고 후일담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