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양지원 기자] 용기 있는 금융범죄극이다. 한 마음 한뜻으로 모여 어렵게 공개된 ‘블랙머니’는 날카로운 연출과 통쾌한 구성으로 금융비리의 허를 찌른다.

28일 오후 서울 용산CGV아이파크몰에서 영화 ‘블랙머니’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배우 조진웅, 이하늬, 정지영 감독이 참석했다.

‘블랙머니’는 거대 금융비리를 파헤치는 검사와 해외 투기자본의 대립을 그린 이야기다. 자산 가치 70조에 이르는 은행이 단 1조7000억원에 해외 자본으로 넘어간 사건을 담는다. IMF 이후 2003년부터 2011년까지 진행된 외환은행 헐값 매각 사건 소재를 바탕으로 극화했다.

메가폰을 잡은 정지영 감독은 “경제를 잘 몰라서 공부를 많이 했다. 사건은 2000년대 초반 2012년까지 상당히 시끄러웠다”라며 “이 어려운 이야기가 곧 우리가 알아야 할 이야기다. 쉽게 풀고자 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영화를 만든 목적은 좀 더 나은 세상으로 가기 위함이다”라고 강조했다.

조진웅이 극 중 양민혁 검사를 맡아 정의로운 인물을 대변한다. 조진웅은 “해당 사건을 보고 눈 뜨고 코 베였다는 느낌이 들었다. 알고 있었음에도 이렇게 자연스럽게 묻히지 않았나”라며 분노했다. 이어 “내가 느꼈을 때는 우리가 이걸 감내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같이 공분한다면 그걸로 충분하다”라고 덧붙였다.

정 감독은 “내가 생각한 양민혁보다 플러스된 매력이었다”라며 “양민혁에 완전 빙의된 연기를 했다”라고 칭찬했다.

이하늬가 슈퍼 엘리트 변호사 김나리 역을 맡아 냉철하고 지적인 매력을 펼쳤다. 기존의 연기와 색다른 면모를 보여준 이하늬는 “하고 싶은데 하지 않은 연기가 얼마나 어령누 것인지 많이 느꼈다”라고 고충을 털어놨다. 이어 “툭 치면 나오는 경제 용어들이 자연스럽게 전달될 수 있도록 노력했다”라고 덧붙였다.

정 감독은 사회고발적인 메시지에 재미를 곁들이기 위해 남다른 공을 들였다. 그는 “사는 것도 복잡한데 극장에 가서 고발영화를 왜 보냐고 이야기한다”라며 “사실 힘든 영화인데 재미있게 만들려고 노력했다. 많은 관객들과 토론하고 싶다”라고 바람을 밝혔다.

조진웅은 “먹고 살기 힘든 세상에서 왜 경제를 생각해야 하는가를 알게 되실 것 같다. 쉽게 소통할 수 있는, 나아갈 수 있는 지점들이 이 영화를 통해 발현될 것 같다”라고 기대했다. 이하늬는 “이 영화는 세상에 나오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블랙머니’는 다음 달 13일 개봉한다.

사진=임민환 기자 limm@sporbiz.co.kr

양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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