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시중은행, 앞다퉈 금융앱 경쟁력 강화...모바일선 아직 핀테크업체 '우위'
30일 오픈뱅킹 시범서비스가 시작됨에 따라 시중은행들이 모바일 앱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픽사베이 제공

[한스경제=김동호 기자] 바야흐로 '무한경쟁의 시대'가 열렸다. 30일 오픈뱅킹 시범서비스가 시작됨에 따라 시중은행들은 각자의 고객 지키기에 나섰다. 여기에 인터넷전문은행과 핀테크업체들마저 가세할 경우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오픈뱅킹은 스마트폰에서 하나의 금융앱을 통해 모든 은행 계좌의 현금 출금이나 이체 등을 처리할 수 있는 서비스다. 30일 시범서비스를 시작해 올해 12월 중순부터 전면 서비스에 돌입할 예정이다. 아직은 일부 시중은행만이 참여하고 있지만, 카카오뱅크를 비롯한 인터넷전문은행과 토스로 대표되는 핀테크업체들도 곧 오픈뱅킹 서비스 제공에 나설 예정이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과 신한, 우리, KEB하나, NH농협, IBK기업, BNK부산, 제주, 전북, BNK경남은행 등 시중 10개 은행이 이날 오픈뱅킹 시범서비스에 돌입했다. 또한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KDB산업은행 등 8개 은행이 준비를 마치는데로 서비스 제공에 나설 예정이다.

오픈뱅킹 서비스는 본래 은행들이 각자 보유하고 있던 고객의 금융데이터를 API(오픈 응용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 방식으로 제3의 서비스 제공자에게 공개하고, 이를 활용해 또다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도입됐다. 이에 따라 시중은행들이 경쟁은행의 고객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게 됨은 물론, 핀테크 업체들도 개별 은행과 업무 제휴를 맺지 않고도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일 수 있게 됐다.

은행들은 기존 고객과 예치금의 이탈을 방지하기 위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편으론 타은행의 고객들을 빼앗아 올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또한 스마트폰에서 하나의 금융앱만 있으면 여러 은행의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만큼 은행들은 생존을 위한 앱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이미 시중은행들은 오픈뱅킹 서비스에 대비해 앱 기능과 UI(사용자환경) 등을 전면 개편하는 등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또한 오픈뱅킹 서비스 시작일에 맞춰 은행마다 다양한 이벤트와 고객행사를 선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신한은행은 하나의 앱으로 모든 금융거래를 할 수 있도록 모바일 플랫폼인 '신한 쏠(SOL)'을 전면 개편했다. 신한 쏠은 이미 1000만명의 선택을 받은 금융앱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신한은행 거래가 없는 고객도 신한 쏠을 이용할 수 있도록 진정한 오픈뱅킹 플랫폼을 구현했다"며 "회원가입 후 타행 계좌 등록만하면 조회 및 이체 등 금융거래를 손쉽게 이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타 은행의 보안카드나 OTP(임시비밀번호 생성기)를 사용하지 않고 아이디와 패스워드, 생체인식, 패턴 등으로 이체거래를 할 수 있도록 편의성을 극대화했다"고 강조했다.

신한은행은 또한 오픈뱅킹 시행에 앞서 지난 28일 통합자산관리서비스인 ‘MY자산’을 오픈했다. ‘MY자산’은 스크래핑 기술을 활용해 은행 계좌뿐 아니라 카드, 증권, 보험, 연금, 부동산, 자동차 등 흩어져 있는 모든 자산을 신한 쏠 한 곳에서 관리할 수 있도록 만든 서비스다.

국민은행 역시 모바일 앱 'KB스타뱅킹', '리브(Liiv)'는 물론 웹을 통한 '인터넷뱅킹'에서 오픈뱅킹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한 고객의 금융스케줄에 맞춰 여러 은행에 흩어져 있는 잔액을 하나의 계좌로 모을 수 있는 ‘잔액 모으기’ 서비스를 선보인다. 이에 더해 자산관리, 외환 등 오픈뱅킹을 활용한 서비스 확대도 준비 중이다.

우리와 하나, 농협은행 등 주요 은행들 역시 오픈뱅킹 서비스 도입에 따라 각자의 모바일 앱을 개편하고 서비스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일각에선 이번 오픈뱅킹 도입에 따른 최대 수혜자는 핀테크 업체들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은행들의 금융앱 기능이 대동소이한 것과는 달리 카카오뱅크와 토스 등 기업들은 모바일 분야에 특화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페이가 지난 9월 기준 안드로이드 금융앱 사용자 순위 1위에 올랐다./와이즈앱 제공

실제로 모바일 금융앱 사용 순위를 보면 삼성페이와 토스, 카카오뱅크 등 핀테크 업체들이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모바일앱 분석업체 와이즈앱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안드로이드 금융앱 사용자 순위 1위는 삼성페이로 1100만명 가까운 이용자를 기록했다. 이어 토스와 카카오뱅크가 각각 760만명과 597만명의 이용자를 기록해 2위와 3위를 차지했다.

이어 국민은행의 스타뱅킹이 583만명의 이용자를 달성, 4위를 차지했다. 인터넷은행과 핀테크 업체를 제외한 시중은행 중에선 1위다. 이들의 뒤를 이어 농협의 NH스마트뱅킹, 신한은행의 쏠이 각각 5위와 6위에 올랐다.

은행들은 핀테크 업체들의 본격적인 오픈뱅킹 참여 이전에 시장선점에 나설 계획이다. 이미 시범서비스부터 고객 이탈을 막기 위해 노력을 가속화하고 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오는 12월 핀테크 기업들이 오픈뱅킹 서비스에 참여하게 되면 진정한 디지털 금융의 무한경쟁시대가 도래할 것”이라며 “오픈뱅킹 서비스의 완성도를 높여 고객의 편의성을 극대화하고, 이를 통해 ‘고객이 선택하는 금융의 최종 목적지’가 되고자 한다”고 말했다.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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