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김동호 기자] 중국기업의 '깡통어음' 판매 사건을 수사중인 경찰이 국내 증권사와 신용평가사 등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섰다.

30일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에 따르면, 이날 오전 경찰은 차이나에너지리저브&케미컬그룹(CERCG)의 깡통어음 판매 사건과 관련해 한화투자증권과 이베스트투자증권, 나이스신용평가, 서울신용평가 등 4곳의 회사를 압수수색했다.

경찰은 지난해 해당 증권사 소속 직원 개인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했으며, 증권사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은 신청했으나 기각된 바 있다.

이번 압수수색은 해당 사건의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등과 관련해 경찰이 검찰 지휘를 받아 보강 수사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압수수색 결과에 따라 회사 법인에도 관련 혐의가 있는지를 판단할 방침이다.

중국기업의 깡통어음 사건은 CERCG의 자회사인 CERCG캐피탈이 지난해 1650억원의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을 발행하면서부터 시작됐다. 한화투자증권과 이베스트투자증권이 해당 ABCP의 발행을 주관했고, 신용평가사들은 이 ABCP에 대해 'A2, 안정적'이란 신용평가 등급을 부여했다.

하지만 ABCP 판매 3일만에 CERCG의 또다른 역외 자회사 CERCG오버시즈캐피탈의 회사채가 부도를 맞으면서, 이 ABCP의 신용등급은 D, 채무지급 불능 상태로 하향 조정됐다. 이후 같은 해 11월 9일 만기 시 채권자에게 원리금을 돌려주지 못하면서 부도가 났다.

이로 인해 가장 큰 피해를 본 현대차증권은 두 증권사의 실무자를 경찰에 고소했으며, 직원 A씨와 B씨가 국내 증권사에 어음을 판매하는 과정에서 CERCG로부터 뒷돈 5억6000만원을 챙긴 정황이 드러났다. 현재 두 사람을 수뢰죄 혐의로 각각 구속과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고 있다.

김동호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