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카이 마코토 감독./연합뉴스.

[한스경제=양지원 기자] 영화 ‘너의 이름은.’으로 유명한 신카이 마코토 감독이 신작을 들고 다시 한국을 찾았다. '날씨의 아이'는 아름다운 영상미와 함께 10대 청소년들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연출로 국내 관객들의 감성을 자극한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30일 오후 서울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에서 열린 영화 ‘날씨의 아이’ 내한 기자회견에서 “드디어 한국에 올 수 있게 돼 안심된 마음이 크다. 개봉일이 연기돼 한국에 못 가는 게 아니냐는 불안한 마음도 있었는데, 이제 마음이 놓인다”고 소감을 밝혔다.

신카이 감독은 “‘너의 이름은.’ 때 한국 관객 여러분들께 '신작으로 3년 뒤 찾아오게 됐다'고 했는데 그 약속을 지킬 수 있어서 다행”이라며 웃었다.

‘날씨의 아이’는 도시에 온 가출 소년 호다카가 하늘을 맑게 하는 소녀 히나를 운명처럼 만나 펼쳐지는 아름답고도 신비스러운 비밀 이야기다.

영화 속 청춘은 먹구름으로 가득한 세상 속에 자신이 소중하게 생각하는 빛줄기를 향해 나아간다. 지난 2017년부터 3년간 있었던 사회적인 분위기를 담아냈다.

신카이 감독은 날씨를 소재로 한 이유에 대해 “기후가 많이 변했다는 것을 실감했다”면서 “일본에서는 최근 몇 년 사이에 기후가 많이 변했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는 일들이 많았다. 이상해지는 세상 안에서 살아가는 소년과 소녀의 모습을 그리고 싶었고 모티브로 삼은 것이 날씨다”라고 설명했다.

영화 '날씨의 아이' 포스터./미디어캐슬 제공.

신카이 감독은 또 어른들이 만든 문제를 아이들에게 떠넘기지 말아야 한다는 바람도 밝혔다.

그는 “저는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도움 되지 않는다고 느끼고 있다. 저 자신도 아이에게 별로 아이에게 도움되고 있지 않는 것 같다고 느낀다”라고 털어놨다. 이어 “기본적으로 기후 변화는 어른들이 원인이고 지금의 아이들에겐 책임이 없다. 어른들이 쌓아온 것들이 지구의 모습을 바꿔온 것이기 때문에 어린 아이들은 그 자체에 대해 책임이 없다고 볼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 영화가 전하는 메시지가 건전하거나 건설적인 메시지가 아니라는 것은 알고 있다. 모든 사람들이 협력해서 살아가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환경, 정치 문제도 그렇고 어른들이 만든 문제를 갖고 아이들에게 미루는 것은 아이들도 싫고 질려버릴 것이라 생각했고 어른들의 문제는 아이들에게 떠미는 것은 좋지 않다는 생각을 이 영화를 만들면서 더욱 하게 됐다”고 말했다.

신카이 감독은 전작 ‘너의 이름은.’의 흥행으로 인한 부담감에 대해 “내가 하는 일은 영화를 히트시키는 것이 아니라 관객들이 재미있다고 생각하는 영화를 만드는 일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점점 영화를 크게 만들어오면서 할 수 있는 일들이 많아졌다. 아주 옛날에 제가 동경해 온 애니메이션 영화를 이제 나도 만들 수 있겠다는 희미한 자신감이 있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10대 때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님의 작품을 보고 재미와 위안을 받았다. 지금을 살아가는 10대에게 즐거움도 주고 싶고, 동시에 위안과 위로를 주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고 작품의 의미를 설명했다.

‘날씨의 아이’는 30일 개봉해 상영 중이다.

양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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