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정진영 기자] tvN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에 이어 MBN-드라맥스 '우아한 가(家)'까지 성공했다. 데뷔 이래 크게 저평가되는 작품 없이 꾸준히 안타 내지 홈런을 기록하는 임수향을 향해 '작품 보는 안목이 있다'는 평가가 들리는 건 이 때문이다. 고운 외모에 말 걸기 어려운 분위기. 왠지 새침데기 역만 했을 것 같은 이 배우는 사실 엄마부터 연쇄살인마까지 다양한 캐릭터에 도전해왔다.

-'우아한 가'가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며 종영했다.

"우리 드라마만의 통쾌함이 있었던 것 같다. 빠른 전개도 많은 시청자들이 우리 작품을 좋아해준 요소인 것 같다. 캐릭터들도 빈틈이 없었고.  자극적일 수도 있는데 현실과 맞물려 있는 부분들이 있었다. 그런 덕도 있었던 것 같다."

-드라마에 쏟아진 인기를 실감하나.

"오늘 이렇게 인터뷰 하면서 기자 분들 이야기를 들어 보니 진짜 우리 드라마를 많이 봐 주셨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위에서 연락도 많이 받았다."

-본인이 연기한 모석희 캐릭터가 특히 통쾌하다는 평가가 많았다.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속 시원했던 장면이 있다면.

"문희경 선배가 연기한 하영서에게 '올케'라고 부르는 장면이다. 지금까지 할아버지라고 생각했던 사람이 아버지가 됐지 않나. 그런 상황이면 괴로워하고 이런 시간이 있어야 되는데 석희는 한 세 신, 네 신 만에 회복하고 하영서에게 올케라고 한다. 연기하는 입장에서는 감정이 갑자기 점프되니까 어려웠지만 결과적으로는 재미있었다고 본다."

-작품 보는 안목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 특별한 비결이 있나.

"의외의 선택을 한다는 얘기를 많이 듣는다. 내 경우엔 도전한 만큼 잘되는 것 같다. 내가 스스로 더 신경을 쓰고 그래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작품을 고를 때 주위에서 '너무 잘될 거야'라고 하는 것보다는 내가 배우로서 도전해 보고 싶은 걸 더 중점적으로 고려한다. 예를 들어 애 엄마는 안 된다, 일일극은 안 된다 이런 기준 있잖나. 난 그런 게 없다. 애 엄마는 진작에 해 봤고 사이코패스 연쇄 살인마 연기도 해 봤고 중간 투입도 해 봤다. 그러다 보니 더 좋은 작품을 많이 만날 수 있었던 거라고 본다."

-'우아한 가'에는 어떤 기대가 있었나.

"모석희라는 캐릭터가 너무 재미있었다. 꼭 표현해 보고 싶은 캐릭터였다. 오직 그 이유 때문에 선택했다. 시청률은 솔직히 기대 안 했다. 3%만 나와도 대박일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1회부터 3% 가깝게 나온 거다. 정말 기분이 좋았다. 요즘엔 워낙 다양한 플랫폼이 있으니까 재미있으면 어떤 방식으로든 볼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좋은 작품을 만드는 것에 집중했더니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 '우아한 가'를 마치고 좋은 작품은 어떻게든 시청자들이 찾아서 본다는 생각에 확신을 얻었다."

-아직 해 보지 못 한, 욕심나는 역이 있나.

"tvN 종영극 '응답하라 1994'의 성나정 같은 캐릭터. 사투리 연기, 생활 연기를 해 보고 싶다. 난 부산 사람이니까 그쪽 사투리는 또 자신이 있고. 또 내려놓고 망가지는 연기도 해 보고 싶다."

-연말은 어떻게 보낼 계획인지.

"영어 공부를 하고 다음 작품 보면서 보낼 것 같다.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 이후로 해외 팬 분들이 많이 생겼는데 영어로 내 마음을 표현할 수 없어 답답하더라. 영어를 열심히 배워서 내 마음을 해외에 계신 분들에게도 잘 표현하고 싶다. 팬미팅을 해서 프리토킹을 하고 싶다. (웃음)"

사진=FN엔터테인먼트 제공

정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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