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우 두고 말말말... 과연 악성댓글조차 스타의 숙명인가
이승우 두고 말말말... 과연 악성댓글조차 스타의 숙명인가
  • 박종민 기자
  • 승인 2019.11.01 00:05
  • 수정 2019-10-31 18: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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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우가 악성댓글에 시달리고 있다. /박종민 기자
벨기에리그 신트트라위던의 이승우가 악성댓글에 시달리고 있다. /박종민 기자

[한국스포츠경제=박종민 기자] 축구계 안팎에서 이승우(21ㆍ신트트라위던 VV)에 관한 말들이 끊이질 않고 있다. 화제성만 놓고 보면 한국인 유럽 무대 통산 최다 골(121골) 경신에 도전하는 손흥민(27ㆍ토트넘 홋스퍼) 못지않은 수준이다.

◆출전 소식 없자 조롱의 대상 돼

이승우의 팀 내에서 출전 기회조차 잡기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 그는 지난 8월 이탈리아 세리에A(1부) 헬라스 베로나를 떠나 신트트라위던으로 이적하며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출전 기회가 많아질 것으로 보였지만 아쉽게 지금까지도 출전 소식은 전해지지 않고 있다.

문제는 이승우가 온라인상에서 무분별하게 조롱의 대상이 됐다는 점이다. 그와 관련된 기사에는 어김없이 악성댓글이 넘쳐난다. “활약 여부보다 출전 여부가 더 궁금한 유일한 선수가 아닐까 한다”라는 얘기까지 나온다.

많은 팬들을 거느린 프로 선수로서 관리가 아쉬웠던 것은 사실이다. 벨기에 언론으로부터 부적절한 처신으로 지적도 받았다. 풋볼벨기에는 최근 "이승우가 불성실한 태도로 훈련 중 쫓겨났다. FC바르셀로나에서 10대를 보냈다고 해도 앞으로의 성공을 보장할 순 없다"고 일갈했다.

이승우는 한 유튜브 동영상에서 "훈련에 잘 임하고 있다”며 “팀에 잘 적응해서 도움이 되고 싶다. 결정권은 감독이 갖고 있다. 묵묵히 최선을 다해 준비하고 있다"고 자신을 둘러싼 논란을 일축했다. 마르크 브라이스 신트트라위던 감독도 기자회견에서 "이승우는 여전히 적응 중에 있다"고 언급했다.

이승우의 팬덤은 놀랄 만한 수준이다. 축구국가대표팀 소속이었을 때 A매치가 열린 경기장에서 이승우의 모습이 전광판에 나올 때면 관중석에선 거대한 환호가 쏟아져 나오곤 했다. 물론 안티팬들의 수도 만만치 않다. 관련 기사에는 어떤 선수들보다 많은 악성댓글이 고정적으로 달린다. 이른바 ‘유명세(有名稅)’다.

◆비판은 숙명이지만 비난은 잘못된 것

프로 선수가 부진하면 비판을 받는 것은 유명세를 치르는 것인 동시에 ‘숙명(宿命)’에 가깝다. 그러나 인신공격성 악성댓글까지 유명세나 숙명의 범위에 포함되지는 않는다. 이승우 기사의 댓글에는 때론 인신공격성 욕설과 함께 가족을 저격하는 내용들도 등장한다. 최근 고인이 된 가수 설리는 생전에 개성 넘치면서도 솔직한 자기 주장으로 사랑을 받아왔다. 동시에 그는 수많은 악성댓글들과 싸워야 했다. 스포츠계 그 위치에는 어느새 이승우가 올라선 모양새다.

스포츠심리 전문가인 김병준 인하대 체육교육과 교수는 본지와 통화에서 “악성댓글의 내용은 선수보단 댓글을 단 자신의 문제가 투영돼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라며 “일상에서의 문제와 스트레스, 자신에 대한 콤플렉스 등이 댓글이라는 수단으로 표출되고 있는 것이다”라고 진단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이 국내에서 열렸던 2017년 5월 어느 날. 전주에서 만났던 이승우의 모습이 생생히 떠오른다. 만 20세가 채 되지 않았던 당시 이승우는 두 손을 공손히 모으거나 경직된 자세로 스탠딩 인터뷰에 응했던 또래 선수들과 달리, 머리 한 켠에 ‘SW'라는 영문 알파벳 스크래치를 내고 바나나를 까먹으면서 취재진을 대했다. 당당하면서도 개성 넘치는 그의 모습을 보면서 한국 축구에선 좀처럼 보기 어려운 유형의 선수가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이승우가 달라진 실력을 선보이며 자신을 둘러싼 논란들을 헤쳐나갈지 관심이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