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텃세에 E-1 챔피언십 불참까지, 정도가 없는 북한의 일방통행
평양 텃세에 E-1 챔피언십 불참까지, 정도가 없는 북한의 일방통행
  • 이상빈 기자
  • 승인 2019.11.01 08:05
  • 수정 2019-10-31 18: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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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2019 EAFF E-1 챔피언십 불참 통보
지난달 평양 원정 이어 계속된 고집
2019 EAFF E-1 챔피언십 지난달 30일 서울 축구회관에서 2019 EAFF E-1 챔피언십 킥오프 기자회견이 열렸다. 왼쪽부터 박용수 EAFF 사무총장, 파울루 벤투 한국 남자 A대표팀 감독, 콜린 벨 한국 여자 A대표팀 감독, 홍명보 EAFF E-1 챔피언십 대회운영본부장. /대한축구협회

[한국스포츠경제=이상빈 기자] 북한 여자축구 국가대표팀이 12월 부산에서 열리는 2019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 여자부에 불참한다. 북한축구협회가 EAFF에 불참 의사를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앞서 북한축구협회는 지난달 10일 평양에서 열린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한국과 홈 경기를 무관중, 무중계로 치러 ‘갑질’ 논란에 휩싸였다. 정도가 없는 북한의 일방통행이 국제사회에서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EAFF 사무국은 5월 20일 북한축구협회에 참가의향서 제출을 요청했다.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던 북한축구협회가 침묵을 깨고 응답한 건 약 4개월이 흐른 뒤였다. 박용수 EAFF 사무총장은 지난달 30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2019 EAFF E-1 챔피언십 킥오프 기자회견에 참석해 “북한축구협회가 계속 참가의향서를 보내지 않아 이메일은 물론 각종 채널로 여러 차례 참가의향서 제출을 요청했다”며 “9월 중순 북한축구협회 공문으로 북한 여자 A대표팀의 불참 의사를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 남자 A대표팀의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북한전이 열린 지난달 10일 평양에서 북한축구협회 관계자와 만나 재차 참가의향서를 요청했으나 ‘참가하기 힘들다’는 답변을 받았다”며 “이후 아시아축구연맹(AFC)을 통해 마지막까지 노력했지만 결국 출전 불가로 확정했다”고 덧붙였다. EAFF 사무국은 북한축구협회의 구체적인 불참 사유도 알 수 없었다. 박 사무총장은 “왜 불참하려는지 이유를 물었더니 공문으로 ‘참가할 의향이 없다’고만 밝혔다”고 설명했다.

북한 여자 A대표팀의 참가가 무산돼 2라운드 2위 대만이 기회를 얻었다. 대만축구협회가 27일 참가의향서를 EAFF에 제출하면서 대회 개막을 40여 일 남겨두고 마침내 뼈대가 완성됐다. 개최국 한국을 포함해 일본, 중국, 대만 4개국이 부산에서 맞대결을 펼친다. 우여곡절 끝에 사태가 진정됐으나 뒤끝이 개운하지 않다. 북한의 일방통행 때문이다. 얼어붙은 남북관계가 영향을 끼쳤다고 해도 이념ㆍ정치와 상관없는 축구 경기에까지 ‘쇄국정책’을 펴는 게 지나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앞서 남자 A대표팀이 겪은 평양 원정 텃세로 북한을 향한 반감이 거세다. 4개월을 질질 끌다 일방적으로 E-1 챔피언십 불참을 통보하면서 잔불에 기름을 부었다.

EAFF 사무국은 엇나가는 북한축구협회의 행태에 대해 조치를 취할 계획이 없다. 박 사무총장은 “남북관계와 정치적인 문제가 영향을 끼칠 수 있기에 큰 차원에서 참가할 수 없겠다고 생각했다. E-1 챔피언십은 국제대회니 ‘그래도 참가는 하겠지’라는 희망을 품었다”며 “제재는 집행위원회에서 결정할 사안이다. 현재로선 북한축구협회에 별도로 제재할 계획은 없다”고 강조했다.

북한은 현대사에 유례없는 3대 세습 독재와 폐쇄적인 사회주의로 국제사회에서 고립돼 왔다. 외교적인 개방과 쇄신을 목적으로 지난해 6월 싱가포르에서, 올 6월엔 판문점에서 미국과 정상회담을 열었다. 하지만 겉치레와 달리 속사정은 여전히 과거에 머무른 모습이다. 이념ㆍ정치적으로 활용해선 안 되는 국제 스포츠를 자기들만의 사상에 가둬놓고 자발적으로 고립을 택했다. 변화를 바라는 이웃의 일방통행도, 21세기 북한의 일방통행 앞에서는 무용지물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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