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백조의 20% 이상이 찾아오는 핵심 서식지 사라질 위기 처해"
11월 7일 환경영향평가 거짓·부실 여부 가리기 위한 전문위원회 개최
31일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열린 대저대교 환경영향 평가 관련 기자회견에서 부산지역 환경단체가 대저대교 건설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변진성 기자

[한스경제=변진성 기자] "더는 백조의 호수를 파괴하지 말라"

1990년대 입안된 대저대교와 엄궁대교 건설 사업이 다시 고개를 들자 백조의 핵심서식지인 낙동강 하구에 대한 난개발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드세다.

낙동강하구지키기전국시민행동은 31일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멸종위기종 가시연이 사라지는 등 낙동강하구의 보전과 개발을 둘러싼 갈등이 격화되고 있음에도 시민들로부터 낙동강하구 관리와 이용에 대한 책임을 위임받은 부산시는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낙동강하구는 1966년 문화재(천연기념물 제179호)로 지정된 동양최대의 철새도래지로 세계적으로도 중요한 습지로서의 위용을 자랑하고 있다. 하지만 2천년대 초 을숙도대교 건설과 둔치정비사업, 4대강, 에코델타시티 사업 등이 진행됐고, 현재는 대저대교와 엄궁대교 사업이 추진되며 분쟁이 격화되고 있는 상태다.

이들은 "이미 10개의 낙동강횡단 교량이 있는 상태에서 더 교량이 필요한가 하는 문제는 차치하고라도, 대저대교와 엄궁대교는 낙동강하구의 마지막 남은 핵심 생태계를 관통한다"며 "대저대교가 지나가는 낙동강 본류 지점은 부산의 대표 겨울새, 백조라 불리는 고니류의 핵심 서식지"라고 강조했다.

이어 "전 세계에서 백조가 가장 많이 찾아오는 도시가 바로 부산이고, 대저대교 예정지가 바로 백조의 호수"라며 "낙동강하구에 도래하는 백조의 20%(300개체) 이상이 찾아오는 핵심 서식지가 다시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고 비판했다.

시민행동은 부산시를 향해 "난개발로 인한 환경파괴를 예방하기 위한 목적으로 실시되는 환경영향평가서는 개발 사업의 차질을 우려해서인지 이를 밝히지 않고 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또 "환경영향평가서 거짓부실 작성과 낙동강하구 보전관리 조례를 지키지 않아 검찰 고발과 환경청 앞 농성이 있었고, 시민모니터링을 통해 그 서식이 밝혀진 환경영향평가의 거짓부실 여부를 입증할 멸종위기종 가시연이 사라지는 등 개발을 둘러싼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시민행동은 "그 필요성 조차 제대로 설득하지 못하면서 억만금을 주고도 만들 수 없는 소중한 땅을 마구잡이로 파헤치는 개발 사업을 밀어붙이고 있다"며 부산시를 맹비난했다.

그러면서 낙동강하구 보전·관리 조례의 하구보전기본원칙에 따라 개발로 인한 갈등해소를 위해 낙동강하구 민관협의회를 개최하고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는 구체적 활동 시작을 촉구했다.

또한 "법정보호종인 가시연 훼손 사건은 명백한 범법 행위"라며 "사건이 발생한 지 한 달이 지나도록 시는 입장은 물론 어떤 책임있는 조치도 내놓지 않고 있다. 사과할 것은 사과하고 책임질 것은 책임지는 바른 행정의 모습을 지금이라도 보여달라"고 주문했다.

시민행동은 끝으로 "거짓부실위 개최와 일방적 추진은 결코 바람직한 해결 방법이 아니다"며 "시가 사회적 합의를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사를 밝힌다면 지금까지의 법적 대응을 철회하고 성실히 대화에 임하겠으나 그렇지 않다면 추가 법적 대응은 물론 전국연대체 결성과 해외 연대, 전국 청원 운동의 전개 등 더욱 활발한 보전 운동을 펼쳐 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오는 11월 7일 환경영향평가서의 거짓부실 작성 여부를 가리기 위한 거짓부실 검토전문위원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부산=변진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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