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외국인-기관 투자자, 삼성전자 주가상승에 베팅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창립 50주년을 맞아 '100년 기업'의 포부를 다짐했다./연합뉴스

[한스경제=김동호 기자] "앞으로 50년, 마음껏 꿈꾸고 상상합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창립 50주년을 맞아 임직원들에게 던진 메시지다. 삼성전자는 100년 기업을 향한 질주를 시작했다. 단기간의 실적 변동에 흔들리지 않고 장기 성장전략에 집중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도 볼 수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31일 실적발표를 통해 올해 3분기 시장의 예상치를 뛰어넘는 깜짝 실적을 공개했다. 주력 스마트폰인 '갤럭시' 시리즈의 선전과 디스플레이 사업 부문의 호조 덕분이다. 그간 어닝 서프라이즈를 견인했던 반도체 사업부문은 다소 부진했지만, 점차 업황개선의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는 판단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3분기 매출액 62조원, 영업이익 7조7800억원을 달성했다. 당기순이익은 6조2900억원을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을 통해 '갤럭시10'의 소비자 반응이 매우 긍정적이었으며, 폴더블폰의 가능성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반도체 부문에서도 낸드(NAND) 재고는 이미 정상화됐으며, 디램(DRAM) 부문도 내년 상반기부터 정상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전자가 지난 3분기 시장의 예상치를 뛰어넘는 깜짝 실적을 공개했다./연합뉴스

◆ 3분기 깜짝실적 선보인 삼성전자...4분기 실적은?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4분기 실적은 3분기보다는 다소 둔화될 것이란 전망이다. 삼성전자의 실적이 아직 바닥을 찍지는 않았다는 관측이 대세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올 4분기 삼성전자의 매출액은 62조2000억원, 영업이익은 6조7000억원으로 다소 둔화되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며 "내년 1분기까지는 실적이 바닥을 통과하는 시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3분기 실적 서프라이즈가 디스플레이와 스마트폰 사업부의 호조 덕분이었다면, 4분기 이익 둔화 역시 이들 사업부의 실적 둔화 때문일 것이란 관측이다. 또한 원달러 환율 하락과 계속되고 있는 디램 가격 하락도 삼성전자의 4분기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 연구원은 "3분기 실적 서프라이즈에는 불확실성에 대비해 미리 주문한 부분이 영향을 미친 것도 사실"이라며 "계절적 비수기가 겹치는 내년 1분기까지는 실적 소강 국면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은 6조8400억원 수준으로 감소할 것"이라며 "3분기 실적 개선을 주도했던 휴대폰과 디스플레이부문이 실적 감소의 주 요인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갤럭시노트10'의 신제품 출시 효과가 둔화되고, 디스플레이 부문에서도 고객사의 스마트폰 신제품 효과 둔화, 대형 LCD 패널 수급 악화 등이 실적 감소로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다만 두 사업부와는 달리 반도체 부문에선 5개 분기 만에 영업이익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디램의 가격 하락을 낸드 가격 상승이 상쇄할 것이란 관측이다.

도 연구원은 "최근 메모리 반도체 수급이 본격적으로 개선 중"이라며 "삼성전자가 보유한 낸드 재고가 정상 수준까지 감소하고, 연말까지 디램 재고도 정상 수준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5G 본격화로 인해 글로벌 스마트폰 판매량이 증가하고, 스마트폰 대당 메모리 탑재용량도 크게 증가 중"이라고 덧붙였다.

내년엔 반도체 업황 개선이 예상됨에 따라 삼성전자의 본격적인 실적 개선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인텔과 AMD의 경쟁 격화로 인해 PC의 수요가 개선 중이고, 새로운 미디어 스트리밍 서비스 등장 등으로 데이터센터의 수요도 본격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도 연구원은 "반도체 부문의 주도로 내년 삼성전자의 연간 영업이익이 46조17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는 전년 대비 68% 증가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1일 삼성전자 주가는 전일대비 1.59% 오른 5만1200원에 거래를 마쳤다./네이버증권 제공

◆ 외국인-기관 투자자, 삼성전자 주가상승에 베팅...증권가도 호평

4분기 실적 둔화 우려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은 삼성전자의 주가 상승에 베팅하는 모습이다. 3분기 양호한 실적은 물론 2020년 본격적인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 주가는 이미 지난 달 24일 장중 5만2500원을 터치하며 올해 기준 연중 최고가를 경신했다. 3분기 실적 발표 당일인 31일엔 5만400원으로 보합권에서 거래를 마쳤지만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들의 적극적인 매수세가 이어졌다.

개인 투자자들만이 그간 상승에 따른 차익실현 매물을 내놨을 뿐, 외국인과 기관은 꾸준한 매수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힘입어 지난 1일 삼성전자 주가는 전일대비 1.59% 오른 5만1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올해 초 삼성전자 주가가 4만원을 하회했던 것을 감안하면 연간 기준으로도 양호한 상승세다. 삼성전자 주가는 연초 대비 30% 가량 상승했다.

증권사들이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제시했다./각사 제공

증권가에선 삼성전자의 주가 상승세가 좀 더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6만3000원으로 제시하고 있다. 현재가 기준으로 20% 이상 상승여력이 남은 상황이다. 유진투자증권은 목표가 5만6000원을 제시했다. 증권가가 제시하는 삼성전자 목표주가 범위는 6만3000~5만6000원 대이다.  KB증권도 6만3000원으로 내다봤고 현대차증권은 6만1000원, 메리츠종금은 6만원선을 제시했다. 한화투자증권의 경우는 5만8000원을 목표주가로 잡았다.  삼성전자 담당 애널리스트들은 삼성전자 주가의 한단계 레벨업 가능성에 시선을 두고 있다.

상대적으로 보수적 전망을 내놓은 이승우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단기 실적 소강 국면 진입과 코스피200 편입비중 조정 가능성에 따른 수급 우려 등으로 주가는 단기적으로 숨 고르기 구간에 진입할 가능성이 있다"며 그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다만 지금은 재고조정이 일단락되는 과정에 있고, 내년에는 5G 투자와 관련한 서버, 모바일 등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내년 2분기부터는 다시 실적 개선의 시동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내년 삼성전자가 연간 영업이익 37조2000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했다.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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