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국립소록도병원, 다음 세대 역사 속 선조 한센병 기록

[한스경제=홍성익 보건복지전문기자] 보건복지부 채규태 국립소록도병원 피부과장이 ‘동의보감’, ‘향약집성방’‘에 한자로 기록된 우리의 의학 유산을 연구해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는 한센병 의학서적 ‘의성 허준은 한센병을 어떻게 보았는가’를 최근 펴냈다.

채규태 과장/제공= 보건복지부 국립소록도병원

허준의 ‘동의보감’은 2009년 세계 최초로 유네스코 세계기록문화유산으로 공인된 의학 서적이지만, 한자로 기록돼 있어 많은 사람들이 읽기에 어려움이 많았다.

제공= 보건복지부

4일 복지부에 따르면 이번에 출간된 ‘의성 허준은 한센병을 어떻게 보았는가’는 40여 년간 한센병을 치료해온 저자의 경험과 지식을 토대로, ‘동의보감’, ‘향약집성방’ 속 한센병에 관한 기록을 상세히 풀이하고, 현대 의학에 따른 의미를 덧붙여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도록 했다.

이 책은 ‘동의보감’과 ‘향약집대성’ 두 부분으로 구성됐으며, 원문·음독·해석과 함께 국내 최초로 병태생리학적(병으로 인해 발생하는 여러 생리적 변화를 연구분석)을 시도했다.

한센병(당시 대풍창, 대풍라 등으로 명명)의 역사적 배경을 비롯해 정의, 증상, 장기와의 관계, 치료 처방, ‘손진인’의 경험담 등을 다루고 있다. ‘손진인’은 당나라 시대의 유명한 의사로 한센병 환자 400∼500명을 진료했다는 기록이 있으며, 당시의 한센병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또한 한센병이라는 질병에 대한 의학적 분석뿐만 아니라 사회·문화적 인식도 함께 제시했다.

채규태 국립소록도병원 피부과장은 “현대 사회에서 과거 의학이 ‘맞다 틀리다’라는 이분법적 해석을 넘어, 이 책을 통해 우리의 역사, 의학, 문화 속에 나타난 한센병의 모습을 살펴보면서 이를 보다 이해하고 접근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한편 채규태 과장은 의사로서 40년간 한센병 진료와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그는 가톨릭의대를 졸업한 후 한센병연구소장, 한국가톨릭나사업연합회 회장, 경기북부지역 정착마을 이동진료반장, 성라자로마을 한센병 담당주치의 등 역임했다. 올해 11월 현재 국립소록도병원 피부과장으로 재임하며 소록도에 거주하면서 한센병 환자의 치료에 열정을 쏟고 있으며, 가톨릭의대 명예교수, 대한나학회 회장을 겸임하고 있다.

홍성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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