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대형마트 할인 탓에 혜택은 뒷전... 기존 할인율도 높아 소비자반응 '시큰둥'
이마트가 지난 2일 ‘대한민국쓱(SSG)데이’ 할인행사를 열었다./이마트 제공

[한스경제 김호연 기자] 유통업계가 지난 1일부터 국내 최대 관광쇼핑축제인  ‘코리아세일페스타’(이하 KSF)에 본격 돌입했지만 실효성이 의문시 되고 있다. 기존 대형마트의 할인율이 높아 소비자들에 제공되는 혜택이 크지 않고 일부제품에 국한돼 진행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리아세일페스타’(이하 KSF)는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 중국의 ‘광군제’를 표방하는 국내 최대 관광쇼핑축제라 할수 있다.

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보릿고개’라고 불리는 10월과 11월 국민의 소비를 촉진하기 위해 다양한 업체가 너도나도 이 행사에 참여하고 있다. 하지만 대형유통업체들은 자체 할인행사 부각하기에 치중해 KSF의 의미를 퇴색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일부 소비자들은 대형할인점의 할인행사가 열리는 것은 알았어도 KSF 개최는 처음 들어본다는 반응을 보여 앞으로 갈 길이 멀다는 지적도 나온다.

KSF는 지금까지 산업통상자원부의 주도로 진행되는 행사였지만 올해부터 민간기업의 주도로 진행된다. 참여업체도 지난해보다 많은 650여개 업체가 참여해 온·오프라인을 통해 다양한 상품을 할인가에 내놨다.

대형유통업체도 KSF를 맞이해 다양한 할인행사를 벌였다. 롯데그룹은 오는 7일까지 10개 유통계열사가 참여해 ‘롯데블랙페스타’를 진행한다. 롯데백화점이 무스탕과 거위 이불솜 등을 할인해 판매하고 롯데마트는 약 600억원 상당의 물량을 최대 50%까지 할인한다. 롯데그룹 유통사에서 쏟아내는 물량은 1조원에 달한다.

롯데쇼핑은 오는 7일까지 ‘롯데블랙페스타’를 제공한다./롯데쇼핑 제공

신세계그룹도 지난 2일을 ‘대한민국쓱(SSG)데이’로 정하고 18개 유통 관련 계열사가 이에 참여한다. SSG닷컴이 투입한 물량은 5000억원에 달한다. SSG닷컴은 이를 최대 80% 할인한다.

이마트는 지난 2일 ‘1+1’판매와 전품목 50% 할인 등 쓱데이 당일에만 1000억원 규모의 물량을 투입했다. 여기에 머물지 않고 개점 26주년을 맞아 오는 27일까지 9300억원 상당의 물량을 내놨다.

현대백화점도 오는 10일까지 전국 매장에서 ‘코리아현대페스타’를 열고 다양한 품목에 대한 할인행사를 진행한다.

하지만 기업들은 정작 KSF 홍보에 소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KSF를 전면에 내세우기보다는 자체 할인행사에 끼워주는 식으로 홍보하면서 소비자들에게 제대로 홍보하지 않고 있다. 할인율도 기존의 할인행사와 크게 다르지 않아 소비자들이 느끼는 KSF만의 장점을 찾기 힘들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지난 3일 한 이마트 점포를 이용했다는 소비자는 “KSF가 무엇인지 전혀 몰랐다”라며 “그냥 할인마트나 백화점에서 할인을 많이 해 마음에 드는 물건을 사러 갔었다”라고 말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대형 유통업체들이 각각 다른 행사명을 내세우면서, 소비자들이 KSF에 대한 인지를 제대로 하고 있지 못한 것 같다”라며 “그동안 대형 유통업체가 이커머스 기업들과 가격경쟁을 벌여온 탓에 소비자들도 KSF에 둔감하게 반응하는 것 같다”라고 진단했다.

이어 “본래의 취지에 맞게 국민 소비를 증가시키고 기업들의 매출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아직 갈 길이 먼 것도 사실이다”라며 “이를 위해선 대형 업체와의 충분한 협의가 필요하지만 현실적인 벽을 넘기 어려운 부분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다른 유통업계 관계자는 “KSF는 아직 개선점이 많이 남아있긴 하지만 올바르게 성장할 경우 명절과 같이 유통업계 대목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라며 “합리적인 방안을 통해 KSF의 올바른 정착은 응원한다”라고 말했다.

김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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