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주 회장이 이끄는 미래에셋대우가 해외시장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올리고 있다./미래에셋대우 제공

[한스경제=김동호 기자] 박현주 회장이 이끄는 미래에셋대우가 최근 연달아 해외시장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올리고 있다. 증권가 샐러리맨으로 시작해 금융그룹 회장직까지 오른 박 회장은 그간 해외사업의 가능성에 주목, 지속적으로 해외 경쟁력 강화를 주문해왔다.

박 회장은 현재 미래에셋대우 홍콩 글로벌의 회장직을 맡고 있으며, 글로벌 투자전략 고문(GISO)도 겸직 중이다. 박 회장의 이 같은 해외사업에 대한 높은 관심은 최근 열매를 맺고 있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 홍콩법인은 이달 초 해외기업 2곳을 미국 나스닥시장과 홍콩 증시에 각각 상장시켰다. 특히 국내 증권사가 나스닥 증시의 상장 공동주관사로 참여한 것은 미래에셋대우가 최초다.

미래에셋대우 홍콩법인은 유럽 최대 바이오 벤처기업인 바이오엔텍과 아시아 최대 규모의 물류 플랫폼 업체인 이에스알(ESR)의 기업공개(IPO) 공동주관사로 선정, 이달 초 증시 상장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먼저 미국 나스닥 시장에 상장한 바이오엔텍은 다양한 항암 치료제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는 바이오 기업으로, 2008년 설립 이후 일라이릴리, 젠맙, 사노피, 바이엘, 화이자 등 글로벌 제약사와도 파트너십을 체결한 바 있다. 이번 나스닥 상장을 위한 공모 규모는 총 1억 5000만 달러(1740억원)였다.

또한 미래에셋 홍콩법인이 홍콩 증시에 상장시킨 ESR은 중국과 일본, 한국 등 아시아 전역에 물류센터를 갖춘 플랫폼 업체로, 직접 보유한 물류시설의 임대는 물론 다수의 펀드와 조인트벤처를 통해 물류시설 투자, 자산관리, 운용 등의 사업도 영위하고 있다.

홍콩 증시 상장시 공모 금액은 16억 달러(1조 8600억원) 규모로, 올해 홍콩 증시에 상장된 기업 중 두번째로 큰 규모를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투자은행(IB)들과의 치열한 경쟁을 뚫고 해외 기업의 IPO 공동주관사에 선정된 것은 국내 증권업계에도 상당한 의미가 있는 일"이라며 "(다른 증권사들도) 포화상태에 접어든 국내 시장을 벗어나 보다 큰 해외시장으로 진출을 확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래에셋대우는 또한 국내 증권사 최초로 해외 투자자를 위한 글로벌 세일즈 플랫폼을 홍콩에 신설했다. 미래에셋대우는 이달 초 실시한 연말 인사와 조직개편을 통해 글로벌 세일즈 플랫폼 '원 아시아 에쿼티 세일즈'를 만들고, 홍콩 현지법인장과 국제영업본부장을 맡았던 김신 상무에게 총책을 맡겼다.

김 상무는 '원 아시아 에쿼티 세일즈' 부서의 헤드 겸 글로벌마켓 본부장직을 맡아, 미래에셋대우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진두지휘할 예정이다.

미래에셋대우는 글로벌 투자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고 있는 홍콩법인의 조직 확대와 인력 충원도 지속하고 있다. 실제로 올해 초 60명 수준이었던 홍콩법인 인력은 최근 70여 명까지 늘어난 상태다.

또한 미래에셋대우는 동남아 시장에서의 입지도 강화하고 있다. 최근 동남아 지역 내에서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베트남 지역에 설립한 현지 법인의 증자를 완료하면서 베트남 내 최대 규모의 증권사가 됐다. 베트남 시장 진출 12년 만의 성과다.

미래에셋대우는 이달 초 베트남 증권위원회의 승인을 얻어 현지법인 '미래에셋 베트남'에 약 6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완료했다. 이에 따라 미래에셋 베트남의 자본금은 2700억원을 넘어섰다. 자본금 기준 베트남 증권사 중 최대 규모다.

2007년 12월 설립된 미래에셋 베트남은 베트남 내 설립된 최초의 외국계 증권사이기도 하다. 글로벌 IB가 선진국 시장에 집중하고 있는 사이 동남아 지역의 빠른 성장성에 주목, 미리 시장에 진출한 것이다.

미래에셋대우는 베트남 증시의 FTSE 신흥국지수 편입 등을 대비해 지난 2017년부터 대규모 증자에 나서는 등 베트남 현지법인의 규모를 키워왔다. 실제로 올해 베트남 파생상품시장에 진출한 데 이어 베트남 내 지점 수를 8곳으로 늘렸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베트남 등 동남아 시장에서 글로벌 IB 못지 않은 경쟁력을 갖췄다"며 "다양한 상품과 투자전략을 통해 입지를 다져갈 것"이라고 말했다.

미래에셋대우는 세계 각지에 위치한 부동산 자산에도 적극적인 투자를 이어오고 있다. 최근엔 계열사인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중국 안방보험으로부터 미국 5성급 호텔 15곳을 58억 달러(7조원)에 인수키로 하면서 눈길을 끌었다.

또한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의 새로운 랜드마크 조성 사업에 3억7500만 달러(4200억원)를,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인 아마존의 신규 물류센터 조성사업에도 7800만 달러(900억원)를 투자한 바 있다.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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