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피투(맨 왼쪽) 등 성남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수원월드컵경기장=한국스포츠경제 박종민] 차포 빠진 성남FC가 외국인 선수들을 모두 가동한 수원 삼성을 상대로 설욕에 성공했다.

성남은 17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6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라운드 수원과 원정 경기에서 김현의 선제골과 조재철의 결승골에 힘입어 2-1로 이겼다. 성남은 9승5무6패 승점 32를 기록하면서 상위권 진입에 성공했다. 반면 4승9무7패 승점 21에 머문 수원은 여전히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했다.

성남으로선 설욕해야 하는 경기였다. 성남은 지난 13일 대한축구협회(FA)컵 8강에서 수원과 맞붙어 전후반과 연장전을 합쳐 1-1로 승부를 가르지 못했다. 성남은 그러나 이어 펼쳐진 승부차기에서 3-4으로 져 4강 진출이 좌절됐다.

나흘 만에 수원과 다시 만난 김학범 성남 감독은 경기 전 “차포마상이 다 없다. ‘졸’ 가지고 수원을 상대해야 한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김 감독은 “수원이 우리보다 (라인업 구성상) 우위에 있다. 가용할 수 있는 용병들을 다 선발 출전시켰다”고 덧붙였다.

김 감독은 이날 4-2-3-1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원톱 김현을 중심으로 피투, 조재철, 박용지가 공격진을 형성했다. 반면 서정원 수원 감독은 4-1-4-1 포메이션을 내세웠다. 최전방에는 조나탄을 앉혔고 미드필드진에는 고승범, 산토스, 이상호, 고차원을 배치시켰다. 김 감독의 발언대로 주축 티아고가 부상으로 빠진 성남보단 외국인 선수들을 모두 내세운 수원이 유리한 형세였다.

초반 주도권은 예상대로 수원이 가져갔다. 수원은 경기 시작과 함께 조나탄, 산토스, 이상호 등이 연달아 슈팅을 때렸다. 분위기를 반전시킨 주인공은 성남의 김현이었다. 전반 33분 김현은 수원의 골키퍼 양형모가 나와있는 것을 보고 센터서클 부근에서 기습적인 장거리 슈팅을 날렸다. 양형모는 재빨리 뒷걸음질치며 손으로 공을 쳐냈지만, 힘이 실린 공은 그대로 골문으로 빨려 들어갔다. 성남은 전반 슈팅수에서 1-9, 유효슈팅수에서 1-3으로 수원에 압도당했다. 그러나 골 결정력 덕분에 1-0으로 앞서나갈 수 있었다.

후반 분위기는 막상막하였다. 김현의 골로 살아난 성남은 수원과 공방전을 펼쳤다. 수원이 실점을 만회하고자 염기훈을 투입하자 성남도 후반 11분 골잡이 황의조를 그라운드에 내보내며 맞섰다. 성남은 후반 26분 산토스에게 동점골을 허용했지만, 불과 3분 만인 후반 29분 조재철의 결승골로 결국 리드를 지켜냈다. 수원월드컵경기장에는 1만2,086명 관중이 모였다.

한편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FC서울은 인천전용구장에서 열린 인천 유나이티드와 원정 경기에서 2-1 역전승을 거뒀다. 지난달 27일 서울의 지휘봉을 잡은 황 감독은 K리그에서 4경기 만에 첫 승을 올렸다. 서울은 전반 8분 상대 케빈에게 선제골을 내줬지만, 이후 김태수의 자책골과 박주영의 결승골로 짜릿한 승리를 맛봤다. 황 감독은 “데얀과 박주영의 결정력 덕분에 승리할 수 있었다. 선수들도 최선을 다했고 팬들의 성원도 컸다. 힘들었지만, 값진 승리였다”고 감격해 했다. 상주 상무는 포항 스틸러스를 2-0으로 물리쳤다.

수원월드컵경기장=박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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